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mTOR (Mechanistic target of rapamycin)은 target 단백질의 인산화에 관여하는 kinase입니다. 세포에서 mTOR은 성장인자나 영양상태 등을 통합조절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세포성장에서 매우 중요한 단백질입니다. 특히 암세포들의 활발한 증식은 mTOR의 높은 활성과 관련되어 있어 mTOR의 생합성 억제와 활성 저해는 항암 연구 분야에서 주목을 받아 왔습니다. mTOR은 번역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단백질인 4E-BP1, eIF4B 등을 인산화시킴으로써 AUG 개시코돈 앞에 복잡한 비번역부위 (untranslated region; UTR)를 포함하고 있는 단백질들의 번역효율을 높이고, 특히 종양 유발인자인 cMyc, HIF1 등의 발현량을 증가시킵니다. 최근에는 mTOR이 단순히 단백질 번역만이 아니라 mRNA 대사에도 관여함을 저희 랩을 비롯해 다른 랩에서도 밝힌 바 있습니다. 한편 후성유전학은 DNA methylation과 함께 시퀀싱 기술의 획기적인 발전으로 RNA의 화학적 변화에 대해서도 흥미로운 연구를 진척시키고 있습니다.
저희 연구그룹은 mTOR이 mRNA의 화학적 변화에 영향을 줌으로써 mRNA를 조절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가설을 세우고 연구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mRNA에는 100개 이상의 화학적 변형체들이 존재하며, N6-methyladenosine (m6A) 변형체가 가장 많이 발견되고 있습니다. 저희들은 RNA의 adenosine를 메틸화시킬 수 있는 효소복합체 중 WTAP (Wilms tumor 1‐associated protein)가 복잡한 5’UTR 구조를 가지고 있음을 확인하였고, 세포 내 영양이 풍부할 때 mTOR이 활성화되면서 동시에 WTAP 단백질의 번역 효율이 높아짐으로써 mRNA들의 m6A 화학변형이 크게 증가한다는 사실을 밝혔습니다.
또한 miCLIP (m6A individual-nucleotide-resolution cross-linking and immunoprecipitation)이라는 시퀀싱 분석을 통해 어떤 mRNA의 adenosine이 mTOR에 의해서 m6A 화학적으로 변형이 되는지 확인하였고, 그 중 종양유전자인 cMyc의 활성을 조절하는 MXD2 mRNA가 mTOR에 의해서 m6A 화학적변형된 후 분해되어 cMyc를 활성화시킴으로써 세포를 증식시킨다는 사실도 밝혔습니다. 한마디로 본 연구를 통해서 최초로 mTOR signaling이 mRNA 대사도 조절할 수 있음을 규명함으로써 향후 항암 관련 표적으로의 개발 가능성을 시사하였습니다.
연구과정에서의 에피소드는 저희 연구와 유사한 연구가 다른 그룹에서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마지막 리비젼 과정까지 상대 논문과 시간을 다투는 경쟁을 한 일입니다. 경쟁하던 논문이 같은 Journal에 submit을 하여서, Editor 또한 상대 논문을 언급하면서, 논문을 심사하는 reviewer 뿐만 아니라 독자들에게도 clear한 메시지를 줘야한다고 강조하여서, 리비젼 기간동안 많이 힘들었습니다만, 코스워크와 연구 못지 않게 리비전 과정에서 실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 드립니다.
저는 Cornell University 의과대학인 Weill Cornell Medical College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뉴욕 맨해튼에 위치해 있고, 바로 옆에는 MSKCC (Memorial Sloan Kettering Cancer Center)와 락펠러 대학 (Rockefeller University)이 위치하고 있습니다. 세 기관은 교육 및 연구를 위한 시설과 프로그램을 일정 부분 공유하고 있습니다. 저는 Weill Cornell를 졸업하였지만, 학생이 원한다면 MSKCC 또는 락펠러 대학 소속인 교수님을 지도교수로 선정하여 박사학위과정 연구를 할 수 있고, 실제로 저의 대학원 동기 절반 이상이 MSKCC 또는 락펠러 대학의 연구실에서 학위과정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같은 도시 안에 NYU, Columbia, Mount Sinai 는 물론, 멀지 않은 곳에 Albert Einstein, Cold Spring Harbor 등 우수한 연구기관 및 대학들이 위치하고 있어, 공동연구를 수행하기가 매우 용이합니다.
덧붙여, 뉴욕에는 New York Korean Biologists (NYKB, http://nykb.org/) 라는 뉴욕 한인생명과학자 협회가 있어 뉴욕 내의 200여명 이상의 생명과학자들이 회원으로 등록되어 있습니다. NYKB는 정기학술학회 및 기타 다양한 행사를 주최함으로써 원활한 네트워킹 구축에 일조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NYKB를 통해 만난 귀한 연구자분들과의 교류를 통해 많은 도움을 받고 공동연구도 할 수 있었기에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3. 연구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천재는 99%의 노력과 1%의 영감으로 이뤄진다는 말과 같이, 연구도 의미 있는 데이터를 만나기까지는 수많은 실패와 그것을 인내하는 능력이 필연적으로 전제되는 것 같습니다. 실험결과가 원하는 대로 나오지 않았을 때 좌절하지 않고, “실험은 결국 머리로 하는 것” 임을 되새기며, 실험 디자인부터 선입견 없이 재점검하면서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가끔씩 걷기나 산책을 하며, 차분하게 연구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을 가지는 것도 연구를 진척시키는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연구하면서 가장 행복한 순간은 제가 생각했던 가설들이 실험으로 입증되었을 때인 것 같습니다. 또한 평소에 생각했던 것, 디자인 했던 것들이 권위있는 저널에 발표되는 것을 볼 때는 아쉬움이 앞서기도 하지만, 동시에 올바른 방향으로 연구하고 있음을 느끼며 스스로 위안을 삼기도 하였습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미국의 대학들은 한국인 학생을 선발할 때, 주로 연구경력이 있는 사람을 선호합니다. 미국에서는 한국과 같이 대학원 선배가 실험을 자세히 알려주지 않기 때문에 한국에서부터 본인이 연구하고자 하는 분야에 대한 기초적인 실험에 대한 경험 및 논문 업적을 토대로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미국의 대학원 장학금들은 대부분 시민권자들만 지원할 수 있어서 외국 학생들이 대학원생으로 들어가기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입니다. 따라서 가능하면 대학원 지원 후 혹은 합격 후에 국내 장학금(관정, SK, 삼성 등)에 지원할 것을 추천합니다. 그리고 본인이 진학하고자 희망하는 대학에 재학 중인 한국인들에게도 연락하여 각 대학원 program에 대한 많은 정보를 얻고 SOP를 각 학교 맞춤형으로 작성하시는 것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앞서 언급한 NYKB와 같은 한인 커뮤니티 (예: NEBS(보스턴), KOLIS (샌프란시스코) 등등)가 있는 지역이라면 해당 한인단체 홈페이지에서 희망하는 대학의 유익한 정보나 멘토에 대한 정보를 요청하셔서 사전에 많은 정보를 갖춰서 지원하면 합격 확률이 조금 더 높아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5. 연구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향후 암 예방과 치료를 위한 물질이나 요법 개발에 있어 핵심단계인 새로운 기전(noble mechanism)을 목표로 연구를 하고 싶습니다. 제 연구분야인 mTOR signaling은 영양분에 의해서 activation되고 다양한 표적단백질을 인산화시킴으로써 mRNA splicing에 참여하는 여러 핵심단백질간의 상호작용을 조절합니다. 이로 인해, 같은 유전자이지만 다양한 형태의 mRNA가 발현되도록 조절합니다. 특히 암세포들의 경우 한정된 영양분과 산소를 사용하여 효율적으로 암세포 증식을 유지하는데 있어 mRNA splicing이 큰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암세포에서 mRNA 대사와 관계된 핵심단백질들의 상호작용이 세포 내 영양분 상태에 의해 어떻게 바뀌는지, 특히 mRNA 발현이 어떻게 발현 조절되는지 좀 더 깊이 연구해 보고자 합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먼저 가족들에게 감사함을 전하고 싶습니다. 박사과정 동안 항상 격려해주신 부모님과 형에게 감사드리고, 특히 작년 코로나 상황에서 유학생으로, 산모로, 엄마로 여러 제약과 어려움 속에서도 인내하며 옆에서 정성을 다한 아내에게도 감사를 전합니다.
학부 때부터 저를 이끌어 주셨던 고려대학교 식품공학과 교수님들께 깊이 감사인사를 드립니다. 특히 석사과정에서 연구의 길을 잡아 주시고, 재학 중 수 차례 해외 구두발표와 연구 기회를 주선해 주신 이성준 지도교수님께 마음 깊이 감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또 석사 후 연구원으로 다수의 논문들을 쓸 수 있도록 배려해 주시고 신경 써 주신 김성훈 교수님과 이효정 교수님께도 감사인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박사과정 동안 저의 멘토로서 모든 과정에 많은 도움을 준 이진아 박사님께도 깊은 감사를 전합니다. 이진아 박사님은 현재 UC Irvine에 자리를 잡고 RNA Signaling & Cancer Metabolism Lab을 운영중이십니다. (http://sites.uci.edu/ginalee) mTOR이나 다른 성장인자와 관련 있는 signlaing이 RNA 대사조절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재미있는 연구를 하고 계시니 관심 있는 분들은 참고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끝으로 저를 박사과정생과 박사 후 연구원으로 흔쾌히 받아 주시고, 항상 따뜻하고 아낌없는 격려와 지도를 다해 주시고 계시는 Dr. John Blenis 지도교수님께 마음 깊이 감사를 드립니다.
마지막으로 저에게 인터뷰 기회를 주신 한빛사에도 감사드립니다.
#mTOR
#m6A RNA methylation
#Nutri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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