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트랜스포존(transposon)은 전이인자(transposable element, TE)로도 불리우며 이동성(jumping)이 있는 유전자로, 잠재적으로 유전체의 안정성을 해치는 요소로 작용합니다. 따라서, host 유전체는 트랜스포존의 활성을 억제시키는 방향으로 진화해 왔으며, 이 과정을 이해하는 것은 트랜스포존이 비정상적으로 활성화되는 세포 연구(예: 동물의 암세포나 CRISPR 유전자 편집 기술에 이용되는 조직배양 식물세포 연구)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는 것에 의의가 있습니다.
트랜스포존은 RNA 의존적 RNA 중합효소6 (RNA-dependent RNA Polymerase 6, RDR6)에 의해 인지되어, de novo DNA 메틸화와 작은 RNA 간섭(small interfering RNA, siRNA) 과정을 거쳐 그 활성이 억제되며, 이러한 과정은 트랜스포존 활성 억제에 필수적임에도 불구하고 그 자세한 기작은 밝혀지지 않았었습니다. 그래서 저희 연구는 트랜스포존 억제 기작의 첫 단계인 RDR6가 어떻게 특이적으로 트랜스포존을 인지하는가라는 질문을 가지고 진행되었습니다. 그 답을 식물 트랜스포존 단백질의 해독 활성 저하 쪽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는데, 당시 상분리(phase separation) 연구가 주목되고 있었고, RDR6와 상호작용하는 단백질인 SGS3가 상분리 도메인을 가지고 있음을 확인하였습니다. 이러한 상분리 특성이 확인이 된다면 저희 질문에 답을 줄 수 있는 한 축이 될 수 있었고, 긴 시간을 요하는 어려운 실험이 아니라고 생각되어 실험을 진행했으나 생각지 못한 여러 어려움으로 실험 진척이 매우 더뎠습니다. 결국은 같이 실험했던 학생의 성실함과 조정남 교수님의 조언으로 데이터를 도출하게 되어 ‘단백질 해독 활성 저하와 siRNA 생합성 인자들의 상분리 현상이 트랜스포존을 특이적으로 억제한다는 것’을 규명하였습니다. 본 연구에서 상분리 실험 부분이 가장 힘들었던 만큼 원하던 결과가 나왔던 때의 기쁨이 기억에 남습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 드립니다.
본 연구는 Chinese Academy of Sciences (CAS) - John Innes Centre (JIC) Centre of Excellence for Plant and Microbial Science (CEPAMS) 조정남 교수님 연구실에서 진행되었습니다.
저희 연구실에서는 트랜스포존의 이동성 매커니즘을 벼와 애기장대와 같은 모델 식물을 이용하여 연구하고 있으며, 이러한 연구 결과가 환경 스트레스 대응 작물 개발에 기여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조정남 교수님은 학생 혹은 연구원 개인의 연구 자율성을 존중해 주시며, 지원 또한 아낌이 없으시어, 연구실 구성원 입장에서는 본인의 연구가 늘 지지를 받는다는 분위기에서 연구할 수 있습니다.
한편, 중영 합작 연구소의 장점인 양국간의 활발한 인적, 물적 교류를 통해 연구의 폭을 보다 넓힐 수 있습니다.
3. 연구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생명현상을 연구하는 모든 연구자들에게는 가설을 세우고 증명해 내기까지 많은 고충이 있습니다. 그 과정을 헤쳐나가는 길은 저마다 다르겠지만, 저에게는 조정남 교수님 연구실에서의 좋은 연구 분위기가 제 연구에 힘이 되었습니다. 교수님의 참신한 조언은 늘 저를 앞으로 나아가게 했고, 열정적인 학생들의 연구 태도는 저를 되돌아 보게 했습니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새로운 현상을 증명해 냈을 때의 기쁨은 저 혼자의 힘만으로 이룬 것이 아닌, 모두가 함께 해낸 것이었기 때문에 더 크게 기쁘고 보람되었습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저는 다른 연구자들에 비해 늦게 해외에서 연구를 시작했습니다. 박사과정학생 시절부터 연구교수로서 연구활동을 하기까지의 기간 동안 한국에서만 연구를 해왔기 때문에, 제 연구인생의 제2막을 위해 재도약하고자 했고, 도전하였고, 지금의 연구소에 재직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그 과정이 쉽지 않았습니다. 지지보다는 만류가 더 많아 해외 연구생활을 준비한다는 것이 힘들었지만, 그것이 또 채찍질이 되어 해외 생활에 빠르게 적응하고 연구활동도 활발하게 할 수 있게 된 것 같습니다. 해외 연구생활을 해보고 싶지만 늦었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계시다면 ‘늦었다고 생각되었을 때가 빠를 때’라는 말이 틀리지 않음을 말씀 드리고 싶고, 응원해 드리고 싶습니다.
5. 연구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현재 저희 연구실에서 개발중인 실시간(real-time), 단일 세포(single cell) 수준에서 트랜스포존의 이동을 감지하는 방법을 이용하여 어떤 인자들이 트랜스포존의 이동을 조절하는지에 대한 연구를 하고 싶습니다. 이러한 연구가 궁극적으로는 환경 스트레스 대응작물 개발 연구에 이용되길 기대합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기나긴 연구 여정을 함께 걸어주시는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좋은 연구환경을 조성해 주시느라 늘 애쓰시는 조정남 교수님, 부족한 제 지도를 성실히 따라주는 학생들, 홀로 해외 생활하는 딸이 걱정이신 부모님, 저 대신 부모님께 효도하는 맏딸 언니와 살뜰한 동생, 마지막으로 하늘에서 보고 계실 외할머니께 감사의 말씀드립니다.
#plant science
#molecular biolog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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