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암 악액질 증후군 (cancer cachexia-anorexia)은 지속적인 섭식장애 및 체중감소를 특징으로 하는 암에 의한 대표적인 이차질환으로 근육 및 지방분해의 증가로 인한 근육과 지방조직의 감소, 영양학적 대사 불균형 등을 초래하는 질환입니다. 특히, 암 환자에서 나타나는 심각한 섭식장애는 항암치료 및 암 환자 생존율에 악영향을 미치는 대표적인 악액질 증상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암 악액질의 병인 기전으로는 현재까지 암 조직 및 종양에 의해서 과도하게 증가되는 염증성 싸이토카인 (inflammatory cytokine)에 의한 정상 조직의 기능 저하가 주요한 원인으로 알려져 있지만, 암 악액질에 동반되는 섭식장애에 대한 발생 기전이 충분히 이해되고 있지 못하여 병인기전이나 진단을 위한 기준이 제시되고 있지 못한 실정입니다.
이번 연구에서는 초파리 암 모델을 이용하여 암 조직에서 유의적으로 Dilp8 (Drosophila insulin like peptide 8) 의 발현 및 분비가 증가됨을 확인하였으며, 암 조직에서 유래된 Dilp8은 뇌신경계에 존재하는 Lgr3 (Leucine-rich repeat G protein coupled receptor 3) 수용체에 결합하여 섭식행동을 조절하는 신경호르몬들의 발현을 조절하여 암 모델에서 나타나는 먹이 섭취량 감소의 원인으로 작용하는 것을 확인하였습니다. 암 모델의 섭식장애 유도 기전을 대표적인 포유류 동물 모델인 마우스(mouse)에서도 검증하였고, 실제 암환자의 혈액샘플에서도 포유류의 Dilp8 상동인자인 INSL3의 분비가 증가됨을 확인함으로써 암 악액질에 의해 동반되는 섭식장애의 병인 기전을 규명하였습니다.
기존 암 조직에서 특이적으로 증가한다고 알려진 Dilp8 (포유류 INSL3), Upd2 (포유류 IL-6), ImpL2 (포유류 IGFBP) 중에서, 암 모델에서 유의적으로 나타나는 섭식 억제 효과가 Dilp8의 발현을 억제할 때 회복되는 것으로 확인되어 Dilp8이 암환자에서 나타나는 섭식장애와 연관되어 있음을 예상할 수 있었으며, 일련의 유전학적 연구를 통해서 암 조직 유래 Dilp8이 섭식장애를 일으키는 중요한 물질이라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마우스 암 모델 검증을 통해 포유류에 존재하는 INSL3가 초파리의 Dilp8과 유사하게 암세포에서 분비되어 섭식장애를 유도 할 수 있음을 확인하였습니다. 또한, 암 악액질이 가장 높은 빈도로 발생하는 췌장암 환자 샘플에서 췌장암 환자들의 음식 섭취량과 혈중 INSL3 농도가 반비례함을 검증함으로써 췌장암 환자들의 악액질에 의한 섭식장애가 INSL3와 높은 연관성이 있음을 제시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 연구를 통해, 혈중 INSL3의 농도는 암 악액질의 진단과 더불어 암환자의 섭식 장애를 치료할 수 있는 새로운 분자 타겟 및 INSL3 펩타이드를 이용한 식욕억제제 개발과 새로운 비만-대사질환 치료 전략으로도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 드립니다.
저는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유권 박사님 팀에서 일을 하고 있고 이번 연구는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이규선 박사님, 카이스트 서재명 교수님, 아산병원 김송철 교수님과의 공동연구로 진행을 했습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은 다양한 연구 기기 및 장비들이 잘 갖추어져 있어 연구 환경이 아주 좋고 네트워크가 굉장히 잘 구축되어 있어서 공동연구가 활발히 이루어 질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3. 연구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저는 박사과정때부터 초파리를 이용하여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초파리는 유전자, 그와 관련된 질병, 발생 등을 연구하는데 있어 큰 이점을 가진 동물 모델입니다. 특히 이번 연구에서는 이러한 초파리모델의 장점을 잘 살려 암환자에서 나타나는 식욕감소 기전을 상세히 밝힐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연구결과가 포유류인 마우스 모델과 암환자 임상샘플에서까지 검증이 되어서 초파리 모델을 가지고 연구를 하는 것에 있어 더욱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지금까지 이 분야에서 일을 하며 제가 느낀 점은 연구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열정과 성실함, 끈기 라고 생각됩니다. 특히 생물학 분야는 좋은 논문이 나오기까지 너무 오랜 시간과 힘든 과정들을 거치기 때문에 본인이 연구에 대한 열정과 끈기를 가지고 헤쳐 나갈 때 좋은 결과를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본인 성향이 연구에 맞는지, 연구에 대한 열정과 목표가 어느정도 있는지 등을 잘 고려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5. 연구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초파리는 사람과 상당히 높은 질병유전자들이 보존되어 있으며 질병연구를 하기에 좋은 모델이자 많은 장점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번 연구를 토대로 앞으로도 초파리 암모델, 치매모델, 대사질환 모델 등 다양한 초파리 질병모델을 구축하여 질병들의 원인과 병인기전등을 규명하는 연구를 계속 이어나갈 생각입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이번 연구는 논문을 내는 과정에서 참 우여곡절이 많았고 그래서 더욱 뜻 깊은 연구였던 것 같습니다. 처음 투고한 네이쳐 본지에서 2년 동안의 revision과 기다림의 시간은 끝나지 않을 것만 같았던 힘들고 긴 여정 이었습니다. 긴 시간의 노력 끝에 이렇게 좋은 결과를 얻게 되어 개인적으로 더욱 뿌듯하고 감사한 것 같습니다. 곁에서 끝까지 같이 고생해주시고 연구 방향을 잡아 주셨던 유권 박사님, 이규선 박사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공동연구자분들께도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항상 응원해주시고 지켜 봐주셨던 최광욱 교수님, 학교 선후배들, 친구들 모두 고맙습니다.
마지막으로 사랑하는 친정, 시댁 식구들과 특히 제가 편하게 연구에 매진할 수 있도록 아기를 돌봐 주시는 양가 부모님께 깊은 감사드립니다. 든든한 지원군인 남편과 사랑하는 아들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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