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알츠하이머 병 (Alzheimer’s disease)은 치매 환자 중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으며, 아직까지 치료법이 발견되지 않은 퇴행성 뇌 질환입니다. 알츠하이머 병을 극복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점 중 하나는 신경세포사멸을 막는 것입니다. 여러 요인들에 의해 알츠하이머 병은 진행이 되는데, 이 요인들은 공통적으로 신경세포사멸을 유도하고 이에 따라 기억력의 손실이 온다는 것 입니다. 기존에 진행이 되고 있는 알츠하이머 병의 원인물질을 표적 하여 치료효과를 보는 것은 모두 실패하였기 때문에 다른 방식의 치료 표적 발굴이 꼭 필요한 상황입니다. 따라서 기억력 손실과 직접적으로 연결된 신경세포의 사멸을 유도하는 여러 기전들, 그리고 그 기전들을 억제하는 방법에 대한 연구가 알츠하이머 병을 극복하기 위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번에 발표된 논문은 오-글루넥당화 (O-GlcNAcylation)를 조절하는 것이 세포괴사 (Necroptosis)라는 신경세포사멸신호를 억제하여서 알츠하이머 병의 여러 병리증상을 억제한다는 것을 확인한 연구입니다. 오-글루넥당화는 알츠하이머 환자와 동물모델의 뇌조직에서 모두 감소가 되어 있었으며, 반대로 세포괴사 관련 단백질들의 활성화는 활성화가 되어 있다는 사실을 기반으로 본 연구가 진행이 되었습니다. 감소된 오-글루넥당화를 회복시킨 알츠하이머 동물모델은 신경괴사의 감소와 이에 따른 신경세포 수의 회복과 기억력 회복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과 활성화가 된 신경염증반응, 아밀로이드 베타 (Amyloid-beta)의 축적을 억제하였으며, 미세아교세포 (microglia)의 아밀로이드 베타 처리 능력을 향상시키고, 비정상적인 미토콘드리아들의 정상화까지, 알츠하이머 병에서 나타나는 여러 병리학적 증상들을 오-글루넥당화가 회복시킬 수 있음을 확인하였습니다.
동물모델 구축을 통한 인지능력을 확인하는 실험은 알츠하이머 병 관련 연구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인데 노화질환 모델이기 때문에 긴 시간 동안 쥐를 돌보고 키워야만 합니다. 연구 진행 중간에 동물모델 구축의 실패와 이에 따른 실험 계획을 변경, 그리고 다시 이 실험 군을 준비 해야만 했던 때는 연구하는 기간 동안 가장 암울했던 시기였던 것 같습니다. 또, O-GlcNAcylation과 Necroptosis 라는 키워드들의 연결점을 발견한 것에 대한 희열이 가시기도 전에, 이 연결고리를 다른 질환모델에서 밝힌 논문이 나왔을 때 하루하루 맘 졸이면서 제 논문을 마무리하고 출판되기만을 기다렸던 기억이 있습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 드립니다.
저는 성균관대학교 약학대학 분자세포생물학 연구실 (brain.skku.edu)에서 조동규 교수님의 지도 아래 2020년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현재 박사 후 연구원으로 연구를 계속 하고 있습니다. Ageomics lab 이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알츠하이머 치매 뿐만 아니라 다양한 노화 관련 질환들 (뇌졸중, 파킨슨병, 당뇨, 관절염 등)의 분자세포생물학적 발병기전을 연구하고, 새로운 치료표적을 찾는 것이 연구실의 목표입니다.
제가 연구실에 들어오는 신입생들에게 랩 소개 중 하나로 우리 연구실의 장점이라고 소개하는 것이 몇 가지 있는데, 그 중 하나는 DNA부터 RNA, 단백질, 세포, 조직, 그리고 동물의 행동학적 분석까지 노화 모델의 분자세포생물학적 기전을 연구하기 위한 환경을 모두 갖추고 배울 수 있다는 점입니다. 다양한 실험적 접근을 통한 결과도출은 자기자신의 실험적인 상상을 실제로 구현하게 해주며, 질적으로 향상된 실험결과를 만들게 해 주었습니다. 두 번째 장점은 교수님께서 제시해주시는 키워드들을 자유롭게 조합하고, 실험을 디자인하며 결과를 도출해고 같이 토론하는 과정입니다. 이는 과학자로서 스스로 실험을 생각하게 하는 능력을 기르게 하였으며, 제가 이 연구실에서 박사학위를 따고 어디에 가서도 저는 독립적인 과학자라고 말할 수 있는 이유라고 생각됩니다. 세 번째는 인간적으로 과학자적으로 너무나도 닮고 싶은 교수님 밑에서 배움을 받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조동규 교수님 밑에서 학위를 한 것은 제 인생을 긍정적으로 바꾼 전환점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습니다. 노화에 대한 연구를 하고 싶은 분들이 있다면 저희 연구실에 관심 가져보시길 바랍니다.
3. 연구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연구를 진행함에 있어서 스스로 지치지 않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내가 만들어내고 발견한 실험적 결과에 대한 확신을 가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내가 하는 연구에 대해 그 누구보다 적극적이고 열정적으로 공부하고 생각하면서 비판하는 과정이 필수적입니다. 내가 하고 있는 실험이 맞게 디자인 되었는지, 맞는다면 왜 맞는지, 더 좋은 방향으로 전개할 수는 없는지에 대한 고민은 학위과정 내내 반복된 저 스스로에 대한 질문이었던 것 같습니다. 이번 발표된 논문은 약 5년 정도가 소요되었는데, 이 기간 동안 내가 이끌고 있는 연구주제에 대한 확신을 가지기 위해 공부하고 연구하면서 점차 그 확신을 단단하게 만들었기 때문에 좋은 결과를 얻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자신의 위치에 대해 객관화 하여 바라보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모르는 것은 담담히 받아들이고 발전시킬 방법에 대해 고민하며, 가지고 있는 장점은 더욱 더 강화할 수 있는 과정이 학위 과정 중에 자신을 성장시킬 수 있는 지름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연구하고 있는 분야는 단기간에 어떤 실험적인 결과가 나오는 것이 아니라 아주 장기간 동안 진행이 되는 과정들이 많기 때문에 지치고 힘든 과정이 많습니다. 앞서 말했던 자기에 대한 확신을 가지는 작업을 하지 않았다면 연구의 마침표를 찍는 것이 훨씬 더 힘들었을 겁니다. 다만 이 어려움을 너무 두려워하지는 마시길 바랍니다. 아무도 가보지 않은 길에 한 발자국을 찍는 작업에 어려움이 있는 것이 당연함을 생각하며, 이런 고생 끝에 내가 생각한 내용이 옳음을 알게 되는 순간, 그리고 나의 생각이 나의 분야에서 인정받고 논문화 되는 순간의 기쁨과 희열을 한번쯤 생각하면서 훌륭한 연구를 해 나가시길 바라고, 응원합니다.
5. 연구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현재 연구실에서 진행 중인 알츠하이머 병과 관련된 특정 인자에 대한 연구를 마무리하고 있으며, 해외에서 더 깊은 연구를 진행하고자 준비 중에 있습니다. 제가 학위와 논문을 준비하며 이해하고 있는 이 일련의 과정들을 퇴행성 뇌 질환뿐만 아니라, 뇌의 발생과정부터 일생 동안 어떻게 변하는 지에 대해 확인을 해 보고 싶은 것이 가까운 저의 연구활동에서 밝히고 싶은 목표입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우선 지도교수님이신 조동규 교수님께 깊이 감사 드립니다. 여기까지 오는 것이 교수님의 지도가 없었다면 절대 불가능했을 것입니다. 그리고 제가 대학생 시절 뇌 과학을 연구해보고 싶다고 상담을 할 때 조동규 교수님을 소개시켜주신 성균관대학교 융합생명공학과 오정수 교수님께 감사 드립니다. 또 학위과정 중 저와 희로애락을 같이 나눈 성균관대학교 분자세포생물학 연구실 일원인 여러 선배님들, 후배님들께 감사 드립니다. 불확실한 미래에 대해 고민하던 학위과정에서 이런 뜻 깊은 결실을 맺을 수 있게 도와주시고 응원해주신 양가 가족에게도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미국에서 포닥 생활을 하고 있는 너무나도 사랑하고 그리운 제 아내, 정은선 박사에게 미안함과 고마움을 전하고 싶습니다. 곧 만나러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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