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최근 서구화된 식습관과 운동부족 등으로 인한 비만 인구의 증가로 대사질환 (metabolic disease) 및 제2형 당뇨병 (Type 2 Diabetes; T2D) 환자의 수가 가파르게 증가하는 추세에 있으며, 이러한 질환의 발병 원인 및 분자기전을 이해하기 위한 연구는 현재 다양한 방면에서 진행 중에 있습니다.
그 중 90년 대 중·후반 들어 본격적으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자가포식 (autophagy)이라는 현상이 다양한 질병의 발병과 관련이 있다는 연구가 많이 보고가 되었는데, 현재 소속된 연구실에서도 췌장소도세포에서 autophagy 기능이 떨어졌을 때 인슐린 저항성이 발생한다는 연구 결과를 2008년 최초로 Cell Metabolism 에 보고 한 바 있습니다. 그 후로 뇌, 간, 근육, 지방, 췌장 등 조직 특이적으로 autophagy 기능을 상실 시킨 마우스를 이용하여 다양한 병리학적 병변들을 연구하였고, 2014년에는 90% 이상의 당뇨병 환자의 췌장에서 발견되는 아밀로이드의 주요 성분인 hIAPP (human islet amyloid polypeptide)의 제거에 autophagy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Journal of Clinical Investigation 에 보고하였습니다. 이 논문을 계기로 후속 연구에 대한 구상을 하였고, 아밀로이드성 hIAPP가 autophagy에 의해 제거 된다는 점에 착안을 하여 서구식 식습관과 노화에 의한 아밀로이드의 축적 및 당뇨병 발병을 autophagy enhancer를 통해 개선시켜 보겠다는 생각으로 본 연구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2015년부터 시작된 이번 논문의 연구는, 2016년 일본의 오오스미 요시노리 교수의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으로 더욱 탄력을 받게 되었고, 결과적으로 저희 연구실에서 새롭게 찾아낸 autophagy enhancer가 아밀로이드 축적에 의한 당뇨병의 개선 및 치료에 효과가 있음을 규명하였으며, 앞으로의 당뇨병 치료제 개발에 새로운 컨셉으로서 그 가능성을 제시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를 갖고 있습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 드립니다.
저는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의생명과학부에서 연구조교수로 재직 중이며,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 연구실은 연세의료원 내 에비슨의생명연구센터 (ABMRC)에 위치한 췌장소도세포사멸 연구실 (Lab. of Cell Death and Diabetes Research) 입니다. 저희 연구실은 이명식 교수님과 3명의 포스닥, 그리고 6명의 석·박사과정 학생들이 autophagy 및 대사질환에 대한 연구를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으며, 2010년 글로벌 연구실 (GRL, Global Research Lab)로 선정된 이후 우수한 연구결과와 논문으로 그 성과를 인정받아 2014년에도 재선정되어 글로벌 연구실로서 의미 있는 연구들을 이어 가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화합물 스크리닝을 통해 새롭게 발견한 autophagy modulator가 대사질환 및 당뇨병 치료에 효과가 있음을 규명하였고, 현재 알츠하이머 및 비알콜성지방간염 (NASH) 등 다른 질환에도 효과가 있는지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 중입니다. 또한, 본 연구실은 autophagy에 관한 연구뿐만 아니라 gut microbiota 및 immunity 분야도 활발하게 연구가 진행되어 유의미한 성과들을 내고 있으며, 타 대학 및 타 기관연구소의 여러 교수님들과 공동 연구도 활발하게 이루어 지고 있습니다.
3. 연구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연구활동은 끊임없는 공부와 생각의 연속이라고 생각합니다. 프로토콜에 적혀 있는 각각의 실험 스텝들은 의미가 없는 것이 없으며, 각 스텝 마다 사용하는 버퍼나 시약들은 저마다 필요한 이유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학위과정 초반이었을 때는 프로토콜을 보며 단순히 기계적으로 실험을 수행 했었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실험을 할 때 이 스텝은 왜 하는 것인지, 이 버퍼는 왜 쓰는 것인지에 대해 스스로 생각을 해보았고, 궁금한 점이 있으면 공부를 하여 프로토콜에 메모를 하게 되었습니다. 이런 메모가 쌓이고 쌓여 나중에는 본인의 실험적 지식이 되었고, 이런 습관이 결국엔 이 실험은 왜 하는 것인지, 이 연구를 위해서는 무엇을 더 확인하여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으로 그 범위를 더 확장하게 되었습니다. 그 결과 연구활동 전반에 대한 시야가 넓어 지면서 제가 하고 있는 연구에 흥미와 자부심을 느끼게 되었고, 현재 수행 중인 대사질환 및 당뇨병 연구에도 많은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석·박사통합과정으로 대학원에 입학하여 학위과정을 처음 시작할 때의 제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이 납니다. 그 당시에는 연구라는 것이 내 적성에 맞는 것인가, 나는 과연 잘 해낼 수 있을까 등등 연구라는 큰 산을 오르기에는 한 없이 작은 저였습니다. 누구나 처음부터 잘 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시도해 보지 않고 포기할 만큼 오르지 못할 산은 결코 아니라고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첫 번째로 연구에 대한 호기심이 있어야 합니다. 수동적으로 시키는 것만 반복하다 보면 어느 순간 연구에 대한 흥미도 잃고 지쳐 버리기 쉽습니다. 하지만 주어진 일에 호기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논문을 찾아 보거나 스스로 필요한 실험들을 생각하다 보면 연구에 흥미를 느끼는 순간이 저절로 생길 것 입니다. 두 번째로 끈기를 갖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아야 합니다. 연구라는 것이 하루아침에 뚝딱 결과가 나오는 것이 아닙니다. 여러 시행착오를 겪으며 수 차례 반복 실험을 하면서 최적화된 실험 조건을 얻게 되는데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좋은 결과를 얻지 못 할 까봐 실험을 주저하거나 필요이상으로 신중하다 보면 그만큼 실패를 통한 경험 습득이 늦어 질 수 밖에 없습니다. 호기심을 갖고 적극적인 자세로 연구에 임하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끈기를 갖고 노력하다 보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또한 이러한 노력과 그에 따른 성취감은 연구자로서 한 단계 한 단계 성장하는 원동력이 되고 밑거름이 된다고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5. 연구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췌장소도세포에서 아밀로이드성 hIAPP 제거에 autophagy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고 (Kim, J. et al., J Clin Invest, 2014), autophagy enhancer를 이용해 아밀로이드성 hIAPP에 의한 당뇨병을 치료할 수 있음을 규명하였습니다 (Kim, J. et al., Nat Commun, 2021). 앞으로는 아직 밝혀지지 않은 hIAPP에 특이적인 autophagy receptor를 찾기 위한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며, 현재 이와 관련한 교육부 연구과제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lysosome과 관련한 대사질환 연구와 노화 (senescence) 연구도 진행할 계획 중에 있습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좋은 환경에서 연구를 할 수 있게 도와주신 이명식 교수님께 진심으로 감사 드리며, 이번 논문에 도움을 주신 여러 교수님들과 연구참여자 분들께도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특히, hiPSC-β-cell 분화에 도움을 주신 가톨릭대 김지원, 김민정 선생님, CRISPR/Cas9 knockout cell 제작에 도움을 주신 연세대 약리학교실 김형범, 이은서 선생님, monkey islet cell을 제공해 주신 삼성서울병원 김성주, 김재현 선생님, 그리고 우리 연구실 선후배 동료들 모두 감사 인사 드립니다.
그리고, 언제나 좋은 연구를 할 수 있도록 많은 배려와 지지를 해주는 우리 부모님과 동생, 그리고 사랑하는 나의 아내 애니에게도 고맙다는 말을 전하며, 마지막으로, 퇴근하고 집에 들어가면 하루의 모든 피로를 싹 가시게 해주는, 작년 8월에 태어나 150일 된 우리 딸 라율이에게도 고맙고 사랑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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