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치매의 약 70%를 차지하는 알츠하이머성 치매는, 세계적인 고령화 시대에 사회적·경제적 부담이 큰 질병으로써 이를 해결하기 위하여 수많은 연구가 진행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질병 치료를 근본적으로 할 수 있는 약물은 없는 상황입니다.
이에 하나의 원인으로 여겨지는 것은, 질병의 치료에 있어서의 유전형 효과 고려의 부재입니다. 알츠하이머성 치매의 세 가지 생물학적 마커인 베타아밀로이드의 축적, 과인산화 타우의 축적, 시냅스 소실 등의 동일한 현상이 발생했다 하더라도 이 현상이 발생하게 된 원인은 어떠한 유전적 위험 요인을 지니고 있는가에 따라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어떤 그룹의 환자에게는 효과가 있는 약물일지라도 다른 그룹의 환자에게는 효과가 없거나 심지어 부작용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부작용을 줄이고 최적의 치료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발생한 원인을 고려한 환자 맞춤형 치료 전략을 제공해야 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본 연구에서는 사람에 가장 가까운 실험 모델인 알츠하이머병 환자 유래의 1300여개의 뇌 오가노이드 모델과 시스템생물학의 융합을 통해 환자 맞춤형 약물 효능평가 플랫폼을 개발하였습니다. 환자 유래 뇌 오가노이드 모델의 전사체 데이터와 공용 실험 데이터를 이용하여 뉴런 모델의 효용성을 검증하고, 뉴런 모델의 동역학 분석을 통해 얻어진 약물 타겟의 약효를 뇌 오가노이드에서 검증하였습니다. 이는 환자 맞춤형 기반 치료의 불모지로 여겨졌던 뇌 질환분야에서도,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유전형에 따라 최적의 약물 효능 예측의 가능성을 보였습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 드립니다.
본 연구는 서울대 의과대학의 묵인희 교수님과 카이스트 바이오및뇌공학과의 조광현 교수님의 공동연구로 진행되었습니다.
제가 소속되어 있는 카이스트 바이오및뇌공학과의 시스템생물학 연구실은 복잡한 생명현상의 숨겨진 동작원리를 시스템차원에서 규명하고, 이를 제어하기 위해 세포내 분자조절 네트워크에 대한 수학모델을 정립 후 컴퓨터시뮬레이션 분석을 수행하여 핵심분자를 파악한 뒤 분자세포생물학 실험으로 검증하는 시스템생물학 기반의 융합원천기술들을 다수 개발해 왔습니다. 예를 들어, 대장암의 신호전달네트워크를 시스템 차원에서 분석하고 환자별 유전적 특징을 네트워크에 반영하여 환자별 최적의 치료전략 수립에 활용될 수 있는 기초연구 등이 있습니다.
한편, Bio-IT 융합 연구를 하는 곳이다 보니 정말 다양한 전공(전자공학, 생물학, 수학, 컴퓨터 공학, 바이오및뇌공학과 등)의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입니다. 융합 연구이기 때문에 서로 다른 전공 간 협업의 중요도가 높은 만큼 연구실 내 디스커션이 활발하고, 하나의 대상에 대해서도 다각도로 접근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 있습니다.
3. 연구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어떤 생명현상을 대상으로 모델링하는 과정에서 안개가 잔뜩 긴 길에 서 있는 것처럼 막막하고 방향을 찾지 못할 때가 많았습니다. 그러나 지도교수님이신 조광현 교수님의 지도와, 교수님이 조성 해주신 훌륭한 연구실 인프라에서, 연구실 내 선배들의 조언과 다양한 전공의 연구실원들과의 디스커션을 통해 어려움을 극복해 나갈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현상에 대해 모델링으로 구체화하고 이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신기한 특성이나 유의미한 결과를 발견하였을 때의 즐거움이 연구활동 중 보람을 느끼고, 이러한 점이 절대 쉽지 않은 길을 계속 나아가게 하는 원동력이라고 생각합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여러 학문간의 융합을 통해 이뤄지는 연구분야이다 보니, 단시간에 배워야 할 내용이 많습니다. 또한 융합연구분야이다 보니, 아무리 심화된 연구내용일지라도 초등학생도 이해시킬 수 있을 정도로 자신의 연구에 대해서 철저히 이해하고 쉽게 설명할 수 있는 능력이 요구됩니다. 또한, 생명현상을 하나의 시스템 차원에서 분석하는 접근방법을 원하는 분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5. 연구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이번 연구를 통해 동역학 모델링의 알츠하이머병에 대한 적용 가능성을 보였다고 생각합니다. 이 연구에서는 비교적 단순한 동역학 분석의 결과로 약물 타겟을 제안했지만, 앞으로는 연구실에서 개발된 복잡계 네트워크의 제어 기술 등을 모델에 적용하여 좀 더 심도 깊은 분석 결과를 만들고자 합니다. 또한 이러한 일련의 과정들을 거치면서 축적된 방법들을 이용하여 강박장애, 우울증 등의 고등 레벨에서 발생하는 장애를 해결하기 위한 약물 타겟도 발굴하는 것을 먼 미래의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우선 지도교수님이신 조광현 교수님께 깊이 감사 드립니다. 교수님의 지도 덕분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이 논문의 공동 교신저자이신 묵인희 교수님께도 좋은 연구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또한, 힘든 시국에도 각자의 상황에서 고군분투하며 좋은 결과로 마무리할 수 있도록 함께 해주신 박종찬 박사님과 이동준 선생님께 감사 드립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이 생활을 가능하게 해주시는 관련된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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