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운이 좋게도 이렇게 금방 또 한 번 한빛사 인터뷰를 할 수 있게 되어 정말 기쁩니다. 이번 논문은 계산생물학적 접근을 통하여 류마티스 관절염 특이적인 전사체와 그들을 조절하는 메커니즘을 총체적으로 알아본 논문입니다.
먼저 계산생물학이란, 통계학과 전산학을 도구로 하여 유전체라는 매우 거대한 생물학적 정보에 기반한 생명 현상을 이해하려는 학문입니다. 세부 분야로는 DNA의 변이를 연구하는 genomics, 전사된 mRNA를 연구하는 transcriptomics, 후성유전학적 특징을 연구하는 epigenomics 등이 있습니다. 최근에는 한 세부 분야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오믹스 데이터를 가지고 총체적으로 연구하려는 시도가 많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처럼 저희 연구팀에서도 류마티스 관절염 발병 기전에 대해 탐구하기 위해 genomic, transcriptomic, epigenomic 데이터를 모두 생산하여 다차원 오믹스 분석을 진행하였고 다행히도 잘 마무리가 되었네요.
이번 논문은 제가 처음 맡은 프로젝트로 나온 것이라 저에게는 첫 논문 같은 느낌이 듭니다. 프로젝트를 맡아 논문이 나오기까지 거의 3년의 시간이 걸려서 그 사이 정말 다양한 일들이 있었는데요, 그 중에서 가장 최근이었던 revision 때의 일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논문 초안을 작성하여 얼마 후 다행히 거절이 아닌 revision 메일을 받았는데, revision 메일을 읽자마자 약간의 절망감이 들었습니다. 논문 수정과 답변 작성 기한은 5주 정도였는데, 총 질문이 거의 15개에 달했기 때문이죠. 설상가상으로 답변 준비 기한 내에 지도 교수님께서 10일 간 출장 일정이 있으셔서 실질적으로 저에게 주어진 기한은 3주 반 정도였습니다. Revision 기회를 얻은 것에 감사했지만 한편으로는 너무 벅차 원망스럽기도 했습니다. 일단 할 수 있는 데까지 해 보자고 생각해서 하나씩 추가 분석 등을 이어나갔고 생각보다 수월하게 진행되었습니다. 그리하여 다행히도 기한 내에 교수님과 함께 새 분석 결과를 추가하여 초안을 수정하고 최선의 response letter를 작성할 수 있었습니다. (다시 하라고 하면 못 할 것 같습니다.) 이외에 이런 저런 일이 많아서 그랬는지 첫 논문 같아서 그랬는지 게재 승인 메일을 받았을 때는 지금까지 중에 가장 큰 감동을 느꼈습니다! (메일 제목에 “accepted”를 보는 순간 왈칵..)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 드립니다.
경희대학교 나노의약과학과에 재학 중이며, 유전체학 연구실 소속입니다. 저희 연구실은 주로 류마티스관절염 (RA), 전신홍반성루푸스 (SLE), 염증성장질환 (IBD) 등 자가면역질환 관련 인간 유전 데이터를 다룹니다. 유전체 데이터 생산은 저희와 공동연구를 진행하는 한양대학교 류마티스 병원과 경희대학교 병원에서 이루어지며, 저희 연구실에서는 데이터 분석을 수행하는 완전 dry-lab입니다.
초국적 RA, SLE 연구팀에 참여하고있으며, 분석하는 유전체 데이터 종류로는 microarry, SNP chip array, exome-seq, RNA-seq, ChIP-seq, 그리고 16s rRNA-seq 등으로 거의 모든 유전체 빅데이터를 다루고있습니다. 대학원생들은 각자 다수의 흥미로운 프로젝트를 맡아 독립적으로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수준 높은 연구 환경이 조성되어 있으며 새로운 배움에 도전적인 자세가 되어있는 대학원생들은 언제나 환영합니다.
3. 연구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인터뷰를 한 지 얼마 안 돼서 아직 저번과 크게 달라진 점은 없습니다. 추가된 것이 있다면 한빛사 인터뷰를 두 번 해서 저희 연구실에 자부심이 생겼습니다 :)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생물정보학/계산생물학이 이질적인 여러 분야(생물학, 전산학, 통계학 등)가 융합된 학문이다 보니 복수전공을 하지 않은 이상 처음에는 힘겹게 느껴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를 비롯하여 저희 연구실의 다른 친구들 마찬가지고요. 그래서 새로운 학문에 두려움을 느끼지 않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무엇이든 관련 자료는 구글에 전부 있거든요!) 그리고 모든 연구는 처음으로 수행되는 것이기 때문에 뭘 어떻게 해야하는지는 자신이 찾아가야 합니다. 그래서 학위 과정에서는 어떤 문제든 스스로 해결해나가는 능력이 또 다른 중요한 덕목이라고 생각합니다.
5. 연구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이전 인터뷰 내용과 같습니다. 이미 큰 컨소시움 등을 통하여 공개된 값진 생물학적 데이터들을 수학적 지식과 프로그래밍을 통해 잘 활용하여 인간 유전체에 대한 여러가지 새로운 가설들을 증명하거나, 기존에 존재하는 데이터베이스의 활용도를 더 높일 수 있도록 가공해보고 싶습니다. 일례로, 뇌 혹은 혈액 세포처럼 매우 heterogeneous tissue/cell에 대하여 특정 하위 세포형으로 분화하도록 하는 후성유전학적 메커니즘 연구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또, 최근 개발되어 관련 연구가 급증하고 있는 single-cell RNA-seq 데이터를 다루어 보고싶습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경희대학교, 한양대학교 류마티스병원, 국립보건연구원이 공동으로 참여한 이런 거대한 연구를 위해 아낌없이 지원해주시고 훌륭히 지도해주신 김광우교수님, 배상철교수님, 김봉조과장님께 감사드립니다. 뜻 깊은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연구를 위해 함께 힘써주신 한양대 방소영교수님, 이혜순교수님을 비롯한 모든 저자 분들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그리고 항상 저를 믿어주시고 지지해주시는 가족들과 남자친구께 감사드립니다.
P.S. 오빠 이제 결혼하자!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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