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저는 주로 자가면역 질환 관련 샘플의 유전변이, 전사체, 후성유전체, 장내미생물 등 유전체 데이터를 다루고 분석하여 질병 발생 메커니즘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발표된 논문도 그러한 시도 중 하나인 genome-wide association study (GWAS)의 성과입니다.
유전체 연구는 통계학과 전산학을 기반으로 인간유전체라는 방대한 데이터를 이해하는 생물정보학에 기반하고 있습니다. 다른 생물학 분야에 비하면 비교적 최근에 만들어진 학문이나, 점점 더 널리 많은 세부 분야에서 연구되고 있습니다. 그 중 매우 널리 수행됐었던 GWAS는 특정 질병과 관련된 유전변이를 발굴하는 연구입니다. GWAS가 처음 시작 된지 10년이 지나 분석 파이프라인은 어느 정도 합의가 이루어져있으며, 최근에는 더욱 복잡한 수학적 모델링과 다양한 생물학 데이터를 종합하여 post-GWAS라는 연구분야가 시행되고 있습니다.
사실 이번 연구는 꽤나 갑작스럽게 이루어졌습니다. 대학원 생활을 처음 시작하면서 맡았던 프로젝트에 대한 논문을 마무리하면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었을 당시, 지도교수님께서 그동안 맡았던 프로젝트들에 비해 논문을 작성할 기회가 많지 않았던 것 같다고 하시면서 본 연구를 추가적으로 제안 하셨거든요. 최근 저명한 일본 연구소 RIKEN에서 웹 상으로 공개된 GWAS summary statistics에 저희가 얼마전 수행했던 Korean GWAS 결과값을 종합하여 메타분석하면 새로운 질병 유전변이들을 발굴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었습니다. 통계분석에서 매우 중요한 샘플 사이즈가 30만명 이상으로 매우 컸기 때문에 제대로 수행만 된다면 엄청난 결과를 기대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급박한 상황이었던 것이, 일본에서 데이터는 공개하고 아직 메타분석에 관한 논문을 안 낸 상황이었기 때문에 분명 일본에서는 이미 연구가 진행되고 있었을 것이라 짐작했습니다. 그리하여 저는 보이지 않는 데드라인에 쫓기며 치열하게 분석했던 기억이 납니다.. 중간중간 RIKEN에서 논문 나온 건 없는지 확인해 나가는 급박한 상황에서 다행히도 일본 연구팀보다 먼저 분석을 끝내고 결과를 정리하여 논문을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 드립니다.
경희대학교 나노의약과학과에 재학 중이며, 유전체학 연구실 소속입니다. 저희 연구실은 주로 류마티스관절염 (RA), 전신홍반성루푸스 (SLE), 염증성장질환 (IBD) 등 자가면역질환 관련 인간 유전 데이터를 다룹니다. 유전체 데이터 생산은 저희와 공동연구를 진행하는 한양대학교 류마티스 병원과 경희대학교 병원에서 이루어지며, 저희 연구실에서는 데이터 분석을 수행하는 완전 dry-lab입니다.
초국적 RA, SLE 연구팀에 참여하고있으며, 분석하는 유전체 데이터 종류로는 microarry, SNP chip array, exome-seq, RNA-seq, ChIP-seq, 그리고 16s rRNA-seq 등으로 거의 모든 유전체 빅데이터를 다루고있습니다. 대학원생은 각자 다수의 흥미로운 프로젝트를 맡아 독립적으로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3. 연구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연구활동을 하면서 느끼는 점은 무엇보다도 '학문은 끝이 없다. 정말 새로운 것이 계속 나오는구나.'입니다. 아직 3년차이기 때문에 부족한 지식이 많아 저희 연구실에서 매 학기 스터디를 진행하는데요, 공부하다 보면, 계속 또 새로이 공부해야 할 것들이 나옵니다.. 공부한 보람을 느낄 때는 여러 논문을 읽을 때 이전에 공부했던 것들로 이전보다 이해가 더 쉽게 될 때입니다.
또한, 공부한 것들을 제 연구에 적용할 지점이 보인다는 점입니다. 저희는 통계 모델 등으로 여러 가지 생물학 가설을 설명하고자 하다 보니 통계 모델, 확률 분포를 더 많이 알 수록 활용가능성이 높아지는 것 같습니다. 논문들을 읽다 보면 기존 존재하는 분석 프레임워크에 조금 비틀었는데 (통계 모델은 다른 걸로 바꾸어 보았다든지) 더 나은 결과를 얻는 연구들이 종종 있거든요. 연구 결과로는 보람을 느낀 적은 없고, 아직 느낄 만한 때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저는 학부에서 생물학을 전공하고 이 분야로 진학하였기 때문에, 초반에는 이질적인 느낌이 들어 힘든 점이 많았습니다. 통계학, 선형대수학과 같은 수학적 지식과 프로그래밍 언어가 익숙치 않았거든요. 그리고 처음에는 대학원도 학부처럼 수업에서 연구에 필요한 지식을 모두 전수받을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막상 대학원에 와보니 첫 학기는 정말 모든 게 막막했던 기억이 납니다. 어디서부터, 뭐부터 시작해야하는지, 내가 뭘 알고 있고, 모르고 있는건지도 감이 잡히지 않았거든요. 딱 본인연구와 맞아떨어지는 수업은 거의 없고, 사실 그런 세세한 지식들은 누가 알려줄 수도 없습니다. 다행히도 인터넷에는 검색하면 나오지 않는 자료가 없었기 때문에 포기하지 않고 무엇이든지 차근차근 꾸준히만 공부하신다면 조금씩 연구를 수행할 수 있는 지식들을 쌓을 수 있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대학원에서는 어떤 문제든 스스로 해결해나가는 능력이 무엇보다도 중요함을 깨달았습니다.
5. 연구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새로운 유전체 데이터를 생산하여 분석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현재는 세계적으로 커다란 연구팀에서 다양한 형태의 유전체 데이터를 공개하고 있습니다. 그런 공개 데이터들을 수학적 지식과 프로그래밍을 통해 잘 활용하여 인간 유전체에 대한 여러가지 새로운 가설들을 증명하거나, 기존에 존재하는 데이터베이스의 활용도를 더 높일 수 있도록 가공해보고 싶습니다.
지금 계획하고 있는 것 중 하나는, 후성유전체 부위의 조직 특이성 연구입니다. 각 조직의 특성을 도드라지게 하는 것은 후성유전학적 조절에 의한 유전자 발현 차이입니다. 현재까지 특정 조직이나 세포형에서 수행된 ChIP-seq 데이터는 존재하지만 여러 조직 데이터를 서로 비교하여 universal / tissue-specific한 부분에 대한 논의는 크게 이루어 지지 않은 것으로 압니다. 따라서 어떤 조직을 그러한 형태로 분화하도록 하는 후성유전학적 조절 부위가 어디인지 규명하고자 다음 연구를 계획 중입니다. 또, 최근 개발되어 관련 연구가 급증하고 있는 single-cell RNA-seq 데이터를 다루어 보고싶습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스스로 고민하고 문제를 해결해나갈 수 있도록 이끌어주시고 논문 지도를 치열하게 해주시는 김광우 교수님, 그리고 항상 지지해주시는 가족들과 남자친구께 감사를 표합니다.
끊임없는 고민을 통하여 좋은 연구자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관련 링크
관련분야 연구자보기
관련분야 논문보기
해당논문 저자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