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Angiogenesis (혈관 신생)를 제어하는 것은 가장 보편화 된 암 치료 전략 중 하나입니다. 다양한 제어 기작 중 siRNA을 기반으로 한 유전자 치료 (nanomedicine)에 대한 효과를 다룬 전임상 연구들이 많이 발표되었지만, 3차원 암 혈관 자체의 변화에 정확하게 초점을 맞추어 약효를 분석한 사례는 거의 없었습니다. 이러한 실험적 방법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결성된 공학, 화학, 생물학 연구진으로 구성된 저희 공동 연구팀은 mesoporous nanoparticle (MSN)을 통해 전달되는 anti-cancer angiogenic nanomedicine의 효능을 효율적이고 명확하게 분석할 수 있는 전략을 제시하였습니다. 구체적으로는 (1) 3차원 혈관 신생 현상을 모사한 organ-on-a-chip 체외 모델을 이용하여 약물 및 암종류에 대한 효율적인 스크리닝을 진행하고, 그에 이어 (2) tissue clearing 기술을 활용한 체내 암혈관망의 3차원 이미징을 통해 혈관 morphology의 변화를 구체적으로 분석하는 체계적인 전략입니다.
요약하자면 본 연구는 MSN 기반의 drug delivery system, organ-on-a-chip, tissue clearing-based 3D imaging 이렇게 세 개의 독창적인 기술이 cancer angiogenesis를 조절하는 약물 평가 방법에 어떤 발전을 가져올 수 있는지를 보여주었습니다. 현재 대형 제약회사에서도 이런 기술들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여 신약 개발 및 약물 독성 평가에 적극적으로 도입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저희 연구와 같이 바이오 기술의 융합을 통해 각 기술들의 장단점을 보완하고 항암제 개발의 효율 및 신뢰성을 극대화하는 연구들이 많이 발표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 드립니다.
본 연구는 서울대학교 내 세 연구진의 공동연구로 진행되었습니다. 각 연구진의 주요 연구분야는 해당 링크에서 더 자세히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우선 제가 속한 공대 기계공학과 전누리 교수님 연구진은 organ-on-a-chip이라 불리는 생체 조직과 유사한 기능과 구조를 구현한 체외 모델을 개발하는데, 그 중 3차원 인간 혈관망 및 혈관 신생을 모사하는데 세계적인 기술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모델을 통해 혈관의 다양한 병리적 특성과 기능에 대한 연구 혹은 혈관 제어 약물에 대한 고효율 테스트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www.mbel.snu.ac.kr)
화학과 민달희 교수님 연구진은 최첨단 나노 소재를 활용한 항암 치료 및 진단 연구를 진행하며, 그 중 본 연구에 소개된 drug delivery system을 활용한 유전자 치료제에 대한 연구도 활발히 진행하고 있습니다. (www.dhmingroup.com).
화학과 김성연 교수님 연구진은 신경과학 분야에서 동물의 행동과 감각에 대한 정확한 메커니즘을 규명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본 연구에서 소개된 tissue clearing 기술과 같이 생물 조직의 구조를 정확하게 추출하는 최첨단 기술들을 개발 및 응용하여 신경과학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www.sungyonkimlab.org)
이와 같이 서울대학교에는 세계적인 수준의 공학 및 이학 연구를 이끄시는 교수님들이 계시며, 동시에 각 독창적인 연구 분야를 융합할 수 있는 공동연구의 환경이 잘 조성되어 있습니다. 교내 공대와 자연대 혹은 의대 간의 다학제 간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지기에 그에 따른 시너지 효과가 잘 드러나는 연구 기관이라 생각됩니다.
3. 연구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본 연구 성과는 저를 포함하여 총 3명의 공동 주저자 간의 활발한 교류를 통해 이루어 낼 수 있었습니다. 꽤 오래 전 본 공동 연구가 추진되었는데, 처음 계획에 비해 실험 데이터 및 연구 방향에 있어 많은 수정이 있었습니다. 그 때마다 서로 적극적으로 토의하고 이견을 조율해 가는 과정이 전 다른 연구에 비해 본 연구에서 가장 크게 배울 수 있는 부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3명 모두 다른 연구 분야에 속해 있었기에 각자 수행한 실험 데이터를 상대에게 이해시키기가 어려웠을 수도 있지만, 오랜 시간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소통하여 그런 어려움을 극복하였고 모두가 데이터에 대한 발전적인 피드백을 할 수 있었습니다.
평소 저는 응용과학을 연구하기 때문에 학위 기간 동안 많은 공동연구에 참여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본 연구에서 공학, 화학, 생물학 각 분야에서의 연구 스타일과 추구하는 방향, 즉 연구의 언어가 서로 조금씩 다를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꼈습니다. 그 언어의 차이를 어떻게 긍정적인 연구 결과로 이끌어 나갈 수 있는지를 훈련한 보람찬 경험이었습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저는 학부 때 자연대 소속의 바이오 전공 학생으로서 공부를 하다가 대학원 때 공대 연구실에서 연구 생활을 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생소하였지만, 제가 연구한 organ-on-a-chip을 비롯한 여러 바이오공학 기술들이 기존 의학과 제약에서 겪는 한계점을 극복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가 생겼습니다. 대학원 진학을 고려하는 분들 중 실제 의료 및 산업에 적용되는 연구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학부 때의 전공을 그대로 이어가지 않더라도 공학 기술 기반의 신생 응용학문 연구에 도전해보는 것도 고려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또한 방금 박사학위 심사를 마친 학생으로서 지난 학위 과정을 돌이켜 보면, 주변에 뛰어난 연구 실적을 쌓아가는 또래들을 보며 그들에 미치지 못함에 스트레스를 받은 적도 많았던 것 같습니다. 실적을 쌓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에 연연하지 않고 저의 부족한 점들을 발전시켜 나간다는 마음가짐으로 제 스스로의 페이스에 맞추어 연구를 진행하였을 때 가장 즐겁고 행복하게 연구했던 것 같습니다. 앞으로의 저도 그리고 다른 학생 분들도 이런 마인드로 차근차근 실력을 쌓아간다면 추후 스스로 만족하는 수준의 좋은 연구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5. 연구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저는 이제 막 박사학위를 마무리하는 신입 연구자로서 관심 연구 분야도 생겼지만 동시에 아직 배워야할 것들도 많다고 생각합니다. 학위 과정동안 연구한 organ-on-a-chip이 이제는 임상과 제약에 적용되기 시작하는 단계까지 왔다고 생각하고 그 응용 가능성도 무궁무진하다고 생각되어 계속 해당 분야를 연구하고 싶은 마음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기술이 의학 및 제약에 routine하게 쓰이기 위해서는 해당 분야 연구자들이 좀 더 바이오에 대한 deep한 understanding을 가지고 있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저는 이 칩이 활용될 수 있는 중요한 분야인 cancer biology 혹은 cancer immunology를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트레이닝 받을 수 있는 박사 후 연구과정에 지원해보고자 합니다. 이렇게 공학 및 바이오 연구 경험을 바탕으로 “Bench-to-Bedside”를 실현할 수 있는 중개의학 연구자가 되는 것이 저의 장기적인 목표입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우선 앞서 언급한 것과 같이 해당 공동연구를 잘 마무리할 수 있게 끝까지 함께 노력해준 공동 1저자, 김성찬 박사님과 구동준 선생님께 감사 인사드립니다. 특히 마무리 단계에서 코로나로 상황이 좋지 않았는데, 다수의 비대면 회의에서도 열띤 논의를 이어 가고 리비전 실험 과정에서도 평소보다 더 불편한 상황임에도 모두들 실험을 잘 마무리 해주셔서 감사할 따름입니다. 그리고 전누리 교수님, 민달희 교수님, 김성연 교수님, 이렇게 세 교신 저자 분들께서도 항상 꼼꼼한 피드백 남겨주시고 지도해주신 덕분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제가 학위 과정을 잘 마무리할 수 있도록 아낌없이 지도해주시고 격려해주시는 저의 지도교수님이신 전누리 교수님과, 언제나 큰 의지가 되는 MBEL 연구실 선후배 분들께 감사인사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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