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녹내장은 세계에서 비가역적인 실명을 일으키는 가장 큰 원인인 질환입니다. 병리학적으로 눈 안에 있는 안방수의 흐름의 이상으로 안압이 상승함에 따라 눈에서 대뇌로 시각정보를 전달하는 시신경이 손상되어 실명을 야기합니다. 시신경을 회복하는 방법은 현재 임상적으로는 없습니다. 다만 안과 의사선생님들께서는 내과적인 방법과 외과적인 방법으로 안방수의 생산을 줄이거나 흐름의 원할하게 만들어 환자의 안압을 적절히 유지시키시려고 하시고, 이를 통해 환자의 시력을 오랫동안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계십니다. 하지만, 내과적인 방법은 안약을 매일 규칙적으로 넣어야 되는 번거로움이 있고, 외과적인 방법은 수술후 휴유증과 가격의 문제가 있습니다. 더군다나, 이 방법들 모두 결국 시간이 갈 수록 효과가 떨어지게 되고, 적절한 안압을 유지할 수 없게 되며, 끝내 환자는 실명에 이르르게 됩니다. 본 연구의 목적은 이러한 녹내장 처치의 한계에 기존의 내과적 약물처치나 외과적 수술이 아닌 새로운 치료 방법을 제시하여 환자의 시력을 보다 오랜 기간동안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 것에 있습니다.
저희가 이번에 학계에 새롭게 제시한 방법은 랩에서 제작된 마이크로니들 (Microneedle)을 이용하여 최적화 과정을 거친 in situ 하이드로젤 (hydrogel) 두세방울 정도의 용량을 눈의 맥락막위 공간 (Suprachoroidal Space)으로 투여 함으로 이 공간을 확장시켜서 안방수의 흐름을 높이고 이를 통하여 안압을 낮추는 방법입니다. 곧 수술적 방법이나 약물을 사용하지 않고 눈의 구조를 시력에 지장을 주지 않을 정도로 약간 변경시킴으로 녹내장을 치료하려는 시도입니다. 본 연구에서 정상 토끼를 이용하여 단 한번의 주사로 약 4개월간 안압을 특별한 문제 없이 낮출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하였고 차후 다른 종과 녹내장 모델 그리고 clinical trail을 거친 후에 임상적으로 사용될 수 있으리라 기대합니다.
사실 본 연구는 랩미팅 중에 하이드로젤을 맥락막위 공간에 투여한 경우 안압이 떨어지는 부작용에 대해서 토론하다가 오히려 이것을 치료방향으로 이끄는 것은 어떻겠냐는 아이디어로 시작되었습니다. 문헌들을 확인한 결과 1970년대에 이 방법에 대해서 논의된 경우가 있었지만, 30nm밖에 되지 않는 맥락막위의 공간을 수술적 방법외에는 당시에는 접근할 수 없었습니다. 감사하게도 저희 랩에서 이미 개발되고 회사로 기술이전까지 끝낸 마이크로니들을 통해서 이러한 어려움을 쉽게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 이에 약물 전달체계의Mark Prausnitz 교수님, 녹내장 생체역학 분야의 Ross Ethier 교수님 그리고 박사과정에서 생체재료를 전공한 안과 전공 수의사인 제가 한팀을 이루어 연구를 진행하였습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 드립니다.
제가 연구를 진행했던 조지아텍 (Georgia Institute of Technology)은 미국 전체 의공학 순위 2위를 달릴 정도로 공학을 바탕으로한 의학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 지고 있는 곳으로, 미국내에서 가장 큰 한인 커뮤니티 중 하나가 주변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지도교수님이신 Mark Prausnitz 교수님은 마이크로니들을 통한 피부내 무통증 약물 전달체계를 확립하신 분으로, 피부 뿐만 아니라 눈에서도 마이크로니들과 맥락막위 공간를 통한 약물 전달체계를 만드신 기념비적인 업적을 세우신 분입니다. 수의학에도 관심이 많으셔서 가지고 계신 체계들을 반려동물과 말등에 적용하시고 산업화에 기여하고 계십니다. 또 다른 공동 지도교수님이신 Ross Ethier 교수님은 생물역학 (Biomechanics) 연구를 주로 진행하시고 계십니다. 특히 녹내장에 관한 연구의 태두라 불리셔도 손색이 없는 분으로 본 연구에서 가장 중요한 데이터인 안압 측정과 제반사항 그리고 효과의 메커니즘을 규명하는 연구를 주로 지도해주셨습니다.
3. 연구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이미 학계에서 유명하신 두분의 교수님이심에도 불구하고 다른 연구 바탕을 가진 저를 학생이 아닌 독립된 연구자로 대하여 주시고, 주도적으로 연구를 이끌어 나갈 수 있도록 도와주시는 모습에서 많은 가르침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아직 가야될 길이 멀지만, 이 연구와 후속 연구를 통하여서 녹내장 환자분들께서 사랑하는 사람과 가족 그리고 아름다운 세상을 볼 수 있는 시간을 조금이나마 늘릴 수 있다면 지난 연구한 시간들이 더 할나위 없이 보람되고 감사할 듯 싶습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대단한 사람과 거리가 먼, 오히려 부족한 사람에 가까운 제가 말씀 드리기에 진심 조심스럽게 느껴집니다. 다만, 이 길을 같이 걷고 계신 분들과 유학 준비생분들께 저 같은 실패를 겪지 않길 바라는 마음으로 드리고 싶은 말은, 연구활동에서 좋은 결과를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신의 삶을 희생시키면서까지 해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삶의 적절한 행복도가 오랜시간 지속적으로 좋은 연구 결과를 낼 수 있는 선행 조건인 듯 싶습니다. 그런면에 있어서 유학이나 외국 연수등을 고려하실 때 가족과의 관계, 주변의 환경, 교수의 성향 그리고 랩의 분위기등의 요소를 반드시 고려하셔야 된다고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교수의 업적이나 연구 방향은 논문서칭이나 기타정보를 통하여서 알 수 있지만, 그 외 요소들은 반드시 많은 분들과 대화하시고, 방문하셔서 직접 느끼시고 결정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특히 생각보다 많은 한인 연구자분들이 열린 마음으로 도와주시고 있음을 경험했고, 여러분들도 적절한 예의와 절차에 맞게 시도해주시길 추천드립니다.
저의 경우를 예를 드리자면, 임상 연수와 박사과정에서는 특별한 생각 없이 대략 유명하고 좋은 학교에 가자는 목표로 준비했지만, 박사후 과정을 찾는 중에는 보다 신중하게 준비했던 것 같습니다. Prausnitz랩에서 박사과정을 마친 김유천 박사님을 통해서 구체적인 랩과 교수님의 인품과 성향에 대한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었고, 당시 전혀 모르는 조지아텍 연구원이셨던 장영선 교수님 (현 플로리다 대학교) 께서도 단지 한인이라는 이유로 많은 조언을 아끼지 않으셨습니다. 인터뷰는 웹상으로 순조롭게 진행 되었지만, 개인적으로 시간과 여행비용을 내어서 조지아텍을 방문하고 눈으로 직접 오퍼 레터에서 교수님께서 언급하신 내용을 확인한 것도 무척 유익하였습니다. 또한Prausnitz 교수님께서 조지아의 H마트 갯수를 언급하실 만큼 개개인의 연구자를 얼마만큼 깊게 배려 하시는지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마지막으로 뉴잉글랜드와 미드웨스트지역 그리고 이 곳의 연구기관 사이에서의 고민을 쉽게 마무리 지을 수 있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이상적인 교수님과 함께 경쟁보다는 서로 돕는 분위기의 랩에서 가족같은 분위기에서 일할 수 있게 되었으며, 아틀란타 주변에 잘 형성된 한인 커뮤니티를 통해서 안정을 도모하며 비교적 짧은 기간안에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었습니다.
5. 연구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이 연구를 통해서 녹내장을 치료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학계에 제시했다고 자부합니다. 하지만 실제 임상에 사용하기 위해서는 넘어야될 산이 많이 남아있는 듯 싶습니다. 구체적으로 논문 내에서 보인 내용보다 보다 명확한 기전을 제시해야 되고, 토끼와 non-human primate를 제외한 다른 종 그리고 녹내장 환경에서의 효과 양상등을 연구해야 됩니다. 추후 연구는 성능이 좋은 안과 임상 장비들이 구비되면서 실험동물 외의 동물들을 다루어야 되는 환경이 요구되므로 공대 안에서의 연구는 많은 한계점이 부각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에 미국 내에 있는 수의과대학이나 의과대학등의 공동연구 혹은 기술 이전등의 보다 발전적인 방향을 모색할 예정입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먼저 존경하고 사랑하는 아내 Jenny Chae (이원진) 선생님께 진심으로 고맙다는 말씀을 전합니다. 훌륭한 교육자와 연구자가 무엇인지 몸소 가르쳐주신 Mark Prausnitz 교수님, 이 연구의 시작을 함께 해주신 저의 사수님이신 단국대학교 정재환 교수님, 그리고 도움 주신 저희 랩 김영은 선생과 많은 조언과 도움을 아끼지 않으신 이윤기, 이정우 박사님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여기까지 올 수 있도록 수의 임상의 기초를 쌓아주시고 수의사 후배들의 앞길을 여는 모습으로 본이 되시는 서울대학교 서강문 선생님과 퍼듀대학교 박신애 선생님, 수의학 발전에 열심을 기울이고 계시는 서울대학교 수의외과학 (안과학) 교실 선생님들에게 고마움을 전합니다. 유학의 길을 열어주신 삼성병원 기창원 선생님과 동국대학교 일산병원 박철용 선생님께 이번 기회를 통하여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또한 임상적 조언을 아끼지 않으셨던 많은 안과 의사 선생님들께도 감사함과 고마움을 드립니다. 특히 너무도 무지하고 부족한 저에게 (사람) 안과의 기초부터 진료와 심화된 수술까지 인내하시며 가르쳐주신 Albert Einstein 의대 Roy Chuck선생님, Johns Hopkins의 Albert Jun과 Peter Gehlbach 선생님, 한라병원 나대로 선생님, 부천성모병원 김은철 선생님에게 특별히 감사한 말씀 이번 기회를 통해 올립니다. 또한 다른 선생님들께도 이름을 한분 한분 거명해드리지 못함에 죄송한 말씀을 올립니다. 한국과 조지아 가족분들의 헌신이 없었으면 결코 여기까지 올 수 없었다고 믿습니다.
마지막으로 살아계신 하나님의 섬세하신 이끄심을 찬양합니다. 모든 것은 지금도 그분의 때와 방법 안에서 이루어지고 있음을 신실하게 믿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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