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LDL receptor‐related protein 6 (LRP6) 단백질은 Wnt ligand의 co-receptor으로 작용합니다. Wnt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LRP6는 Wnt와 결합해 Wnt signaling이 활성화되고, 활성화된 Wnt signaling은 일련의 신호전달 경로를 통해 세포 증식이나 분화에 관련된 여러 유전자의 발현에 관여합니다. 이와 같이 LRP6 단백질은 Wnt signaling의 활성화에 중요한 역할을 하며, LRP6의 조절 이상이나 돌연변이는 Wnt signaling의 비정상적인 작동을 일으키고, 결과적으로 암, 신경 퇴행성 질환, 대사성 질환 및 골다공증 등 다양한 질환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는 점이 알려져 있습니다. 이와 같은 LRP6의 중요성 때문에, LRP6와 관련된 신호 조절 메커니즘과 조절 인자에 대해 많은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2016년 저희 실험실에서는 LRP6를 통한 Wnt signaling의 활성화 과정에서 Merlin이라는 단백질이 관여하고 있다는 새로운 조절 기전을 제시하였습니다 (Kim M et al., Cell Death Differ., 2016). Wnt의 자극이 없는 상황에서 LRP6는 Merlin이라는 단백질과 interaction하고 있어서 활성이 억제된 상태를 유지하고 있지만, Wnt가 존재하는 상황에서는 Merlin이 LRP6으로부터 떨어져 나오고 LRP6가 활성화되어 Wnt signaling을 downstream으로 전달함을 보였습니다. Merlin은 YAP 단백질의 활성을 negative하게 조절하는 Hippo signaling의 main component으로써 잘 알려져 있기 때문에, 저희는 혹시 LRP6가 Merlin을 통해 Hippo signaling의 조절에도 관여해서 결과적으로 YAP 단백질의 활성을 조절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 하였습니다.
선행 논문에 대한 후속 연구로써, 이번 논문은 LRP6가 영양소를 감지함으로써 Hippo signaling의 조절에 관여한다는 내용을 제시합니다. 영양소가 결핍되었을 때 LRP6 단백질 레벨이 감소하고, Merlin을 통해 Hippo signaling이 활성화되어 YAP 단백질의 기능이 비활성화 됨을 확인하였습니다. 추가적으로 LRP6가 영양소를 감지하는 과정에서 post-translational modification (PTM)의 일종인 LRP6의 O-GlcNAcylation이 연관되어 있음을 보았습니다. LRP6에 대한 많은 연구의 경우 LRP6의 인산화 및 Wnt signaling의 조절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논문을 통해 LRP6가 O-GlcNAcylation 될 수 있다는 점과 Hippo signaling을 조절할 수 있다는 점이 소개되어, LRP6의 새로운 기능에 대해 알리게 되었습니다. 이번 논문이 EMBO Reports에 publish되면서 ‘News & Views’ 항목에 소개 되었고, Faculty opinions 추천논문에 선정되어 한빛사를 통해 소개하게 되어 기쁩니다.
논문을 내기 전에 있었던 일들에 대해 뒤돌아보면, 그 당시에는 몰랐지만 우연히 일어났던 일들이 좋은 기회가 된 경우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LRP6가 어떤 방식으로 영양소 결핍 상황을 인식하는지 확인하는 과정이 정말 중요했는데, 연구 초기에는 막연히 conformational change나 PTM이 관여할 것으로 추측하였습니다. 2018년 저희 실험실이 당수식화 네트워크 연구센터의 연구단으로 참여하게 되면서 당수식화의 일종인 O-GlcNAcylation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었는데, ‘혹시 LRP6도 O-GlcNAcylation될까?’ 생각하고 테스트처럼 진행한 실험에서 LRP6가 O-GlcNAcylation되는 것을 관찰하였고, 추가 실험들을 통해 영양소 결핍 상황을 인식하는데 LRP6의 O-GlcNAcylation이 관여한다는 결과를 얻게 되었습니다. 우연한 기회에 얻은 데이터가 논문의 key finding이 된 것입니다. 또한 2018년 9월 독일 Heidelberg에서 열린 Wnt meeting에 참여해 포스터 발표 시간을 갖게 되었는데, Wnt signaling의 세계적 연구자인 Akira Kikuchi 교수와 discussion time을 가진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는 세계적인 연구자와 discussion 했었다는 사실에 기분이 좋았었는데, 알고 보니 이번에 저희 논문을 Faculty opinions에 추천해 준 연구자가 Akira Kikuchi 교수였습니다. 저번에 제 포스터를 봐 줬던 것이 이번에 추천 논문으로 선정되는데 조금은 긍정적인 영향이 있지 않았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 드립니다.
저는 서울시립대학교 생명과학과 조익훈 교수님의 지도 하에 박사과정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저희 실험실은 박사 후 연구원 2명, 박사과정 학생 6명, 박사과정 입학예정 학생 1명, 석사과정 학생 1명, 학부생 2명으로 이루어져 있고, 생화학적 및 세포생물학적 실험 기법을 통해 Wnt signaling과 Hippo signaling의 신호전달 메커니즘에 대해 연구하고 있습니다.
저희 실험실의 큰 장점은 자율적, 자기주도적으로 실험할 수 있는 환경과 분위기가 잘 조성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교수님께서는 각자 학생들이 진행하고 있는 실험 프로젝트에 대해 믿고 맡겨 주시며, 저희가 생각하는 가설 및 실험 계획을 최대한 존중해 주시고 이에 대한 지원 및 조언을 아끼지 않으십니다. 또한 실험실 구성원들간의 사이도 좋기 때문에, 실험을 진행하다 잘 모르는 점이 있거나 실험이 잘 진행이 되지 않을 때 선후배에 상관없이 자유로운 discussion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 하는 분위기가 잘 조성되어 있습니다. 위와 같은 분위기로 인해, 자신이 진행하고자 하는 연구에 대해 많은 동기 부여와 책임감, 흥미를 가질 수 있게 되고, 이러한 점들이 좋은 연구 결과물을 만들어내는데 큰 역할을 한다고 생각 합니다.
3. 연구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이 분야에 종사하시는 많은 분들께서 이미 잘 아시겠지만, 기초과학을 연구하는 것은 참 쉬운 일이 아님을 느낍니다. 열심히 실험하고 노력한 만큼 그만한 결과물이 꼭 나오는 것도 아니고, 실험뿐만 아니라 최신 트렌드를 놓치지 않도록 논문도 꼬박꼬박 읽어야 하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분야가 주는 매력은, 아직 밝혀지지 않은 복잡한 생명 현상에 대해 조금씩 알아가는 즐거움에 있는 것 같습니다. 아직 알려지지 않은 내용들에 대해 가설을 세우고, 이를 실험으로 검증하면서 좌절과 기쁨을 느끼고, 결과물들을 통해 다음 가설을 세우는데 오는 감정을 많은 연구자 분들께서도 공감하시리라 생각 합니다. 조금씩 모인 결과물을 정리해 논문을 작성하고, 작성된 논문이 다른 연구자 분들께 도움이 된다면 더욱 보람이 클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복잡한 생명 현상에 대해 조금씩 알아간다는 자부심을 가지며, 하지만 여전히 부족한 점이 많기에 겸손한 태도로, 연구에 임하고자 합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이번에 논문을 준비하면서 좋은 연구자가 되기 위해서는 실험을 잘하는 것 이외에도 다양한 분야에서의 능력들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예를 들면, 논문 작성에 필요한 논리적으로 글 쓰는 능력, 연구 결과를 그림으로 멋있게 표현할 수 있는 미적 감각, 학회에서 내 연구를 소개할 때 필요한 발표 능력 등 실험과 직접적으로 연관되어 있지 않아도 다양한 분야에서의 능력들은 좋은 연구자가 되기 위해 필요하다고 생각 합니다. 그러므로 이 분야로 진학하고 싶은 후배님들 중에서, 당장 실험과 연관되어 있지 않더라도 자신이 잘 하고 좋아하는 분야가 있다면, 그 분야에 대해서도 꾸준히 공부해 둔다면 그러한 부분이 언젠가 좋은 연구자가 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 합니다. 그리고 실험실은 많은 사람들과 함께 지내고 공유하는 공간이기 때문에, 상대방을 배려하고 존중하는 마음씨를 항상 가지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고 생각 합니다.
5. 연구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이제 박사학위 기간의 절반 정도를 보낸 것 같습니다. 남은 학위 기간 동안에는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enzyme과 cellular location에서의 Hippo signaling 조절 기전 및 disease와의 연관성에 대해 연구하고자 합니다. 또한 지금까지의 연구는 배양 세포를 이용한 생화학 및 세포생물학적 실험 기법에 주로 의존했기 때문에, 기회가 된다면 유전자 변형 동물 모델, organoid, next generation sequencing 등 여러 최신 실험기법들을 연구에 적용해 보고 싶습니다. 의미 있는 데이터를 얻고 논문을 작성해 박사학위를 마무리할 무렵 좋은 학술지에 소개할 수 있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많은 분들의 도움을 통해, 이번 논문을 잘 마무리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도움 주신 분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자 합니다. 우선 지도교수님인 조익훈 교수님께 깊은 감사 드립니다. 칭찬과 격려 아낌없이 해 주시고, 부족한 저를 믿고 맡겨 주셔서 연구를 진행하는 동안 큰 힘이 되어 주셨습니다. 앞으로도 더욱 열심히 하고, 실험실 후배들에게 좋은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사람이 되겠습니다. 이 논문의 공동 1저자이자 제 사수 선배님인 김소영 박사님, 누나를 사수로 만난 것은 실험실 생활에 있어서 큰 행운이었어요. 항상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LRP6의 O-GlcNAcylation에 대해 많은 실험을 수행해준 제 부사수인 이욱진 후배에게도 고맙고, 많이 챙겨주지 못해 미안하다는 말을 전합니다. 그리고 저에게 있어 가장 소중한 사람인 부모님과 동생 민영이, 밥 잘 챙겨먹고, 논문 냈다고 풀어지지 않고 더 열심히 실험 할게요.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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