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Pickering 에멀션은 1904년에 Pickering이 발표한 논문에서 유래한 이름으로, 계면활성제 대신 고체 입자를 이용하여 안정화한 에멀션을 지칭합니다. 물과 기름 양쪽에 친매성을 지니는 고체 입자는 oil-in-water 에멀션 시스템에서 분산된 기름 방울과 물이 이루는 계면에 부착되고, 입체 장해(steric hindrance)를 일으켜 기름 방울이 서로 융합(coalescence)되지 않도록 합니다. 고체 입자가 기름 방울의 표면에서 물리적인 장벽 역할을 하므로, Pickering 에멀션은 에멀션 융합에 대해 일반적인 에멀션보다 훨씬 뛰어난 저항성을 지닌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관련 연구가 2000년부터 서서히 진행되었으나 대부분은 무기물 입자를 이용한 연구였고, 식품 유래 입자를 이용하여 안정화한 Pickering 에멀션 연구는 2010년부터 서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식품 유래 입자는 대부분 그 크기가 너무 크기에 이를 이용하여 안정화한 Pickering 에멀션들은 수십 마이크로미터 수준의 크기를 지니게 되고, Brownian 운동 정도가 매우 낮아서 분산성을 지니지 못 했습니다. 저는 수십 나노미터 수준의 크기를 갖는 변성전분을 제조하고, 이 변성전분의 유화능을 최적화하여 분산성을 지니는 Pickering 에멀션을 제조한 결과를 발표하였습니다 [Food Hydrocolloids 84 (2018), 343-352]. 이듬해에는 여기에 키토산 코팅을 추가하여 안정성을 높이고 소화율을 조절한 결과 또한 발표하였습니다[Food Hydrocolloids 94 (2019), 603-612]. 이번에는 건강기능성물질인 resveratrol을 포집한 뒤 생체이용률과 장 점막 부착성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하였습니다[Food Hydrocolloids 112 (2021) 106291]. 예전에는 식품 분야에서 Pickering 에멀션 관련 연구가 많이 이루어지지 않았으나 최근에는 많은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다양한 식품 유래 입자들을 이용하여 안정화한 Pickering 에멀션들이 개발되고, 그 특성과 건강기능성물질 운반체로서의 효용성 등에 관한 연구가 더욱 활발히 진행될 것입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 드립니다.
이 연구는 서울대학교 식품생명공학과의 최영진 교수님과 서울시립대학교 환경원예학과 반충진 교수님, 그리고 뉴질랜드 Massey University의 Kelvin K.T. Goh 교수님과 공동으로 수행되었습니다. 저는 최영진 교수님 지도 아래 서울대학교 ‘Food Engineering Laboratory”에서 석사 과정과 박사 과정을 수학하였고, 현재는 박사 후 연구원으로서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저희 연구실은 제가 진행하고 있는 식품 에멀션 연구 외에도 금 나노입자의 응집 반응을 이용한 바이오센서 연구, 천연 증점제 개발, 두부 건면 개발, 국내산 농산물을 이용한 대체육 개발 등 다양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연구실 홈페이지: http://foodeng.snu.ac.kr/
3. 연구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최근에는 연구를 진행할 때에 여러 분야의 전문가가 모여 공동연구를 하는 것이 필수가 되고 있고, 다양한 연구자의 연구 방법들을 융합해 나가는 것은 개인적으로 흥미로운 일이었습니다. 저희 연구실에서 오래전부터 가지고 있던 에멀션 제조 기술과 방문교수로 저희 연구실에 오신 Massey University의 Kelvin K.T. Goh 교수님의 변성전분 제조 기술을 합쳐 Pickering 에멀션을 제조해본 것이 본 연구의 시작이었습니다. 이후에는 물과 기름의 계면에서 변성전분이 이루는 접촉각을 정확하게 측정하기 위해 여러 분야의 지식과 연구 방법들을 스크리닝하였고, 결국에는 원자 힘 현미경을 이용해 변성전분의 접촉각을 측정할 수 있었습니다.
이후에도 Layer-by-layer 방법을 이용해 Pickering 에멀션의 안정성을 높이고, 약학 분야에서 주로 사용하는 intestinal mucosa와 펌프를 이용한 wash-off 실험을 통해 점막 부착성을 비교하고, Caco-2 세포 배양과 artificial mucus layer 제작 등 평소에 활용하지 않던 다양한 연구 방법들을 참고하고, 저의 연구에 맞게 개량하여 원하는 결과를 얻어 나가는 과정 하나하나가 흥미롭고 뜻깊었습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식품과 에멀션은 모두에게 익숙한 분야입니다. 이 분야에서 주목할만한 연구 성과를 얻어낸다면, 가까운 미래에 실생활에 적용되어 실질적으로 우리의 삶을 더 낫게 할 수 있다는 큰 장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하지만, 굉장히 많은 연구자들이 이 분야에서 연구를 진행하고 있기에 매일 수많은 논문이 쏟아져 나오고 있고, 너무 많은 연구가 이미 이루어져 있기에 이들 틈에서 새로운 것을 계획하고 성과를 내는 것이 다소 힘들 수도 있습니다. 초중고와 대학교에서 공부하는 것과 연구자로서 연구하는 것은 꽤나 큰 차이가 있기에, 대학원에 진학할 계획이시라면 진학하기에 앞서 연구실 생활을 잠깐이나마 경험해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연구가 본인에게 맞다면, 대학원은 충분히 진학할 가치가 있습니다. 본인이 흥미를 느끼는 연구분야를 찾고, 연구를 계획하고, 실험을 진행하고, 연구 계획을 수정하고, 연구 결과를 해석하는 것은 굉장히 흥미로운 일입니다. 또한, 연구자로서 연구성과를 세상에 알리는 것은 아주 보람 있는 일입니다.
5. 연구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지금까지 학위과정동안 주로 진행해온 식품 에멀션과 관련하여 다른 식품 소재들을 찾고, 더 나은 식품 에멀션을 개발하는 연구는 계속해서 진행할 계획입니다. 또한, 이제는 박사학위를 수여 받았으니, 에멀션에 국한되지 않고 좀더 다양하게 연구분야를 넓혀갈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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