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본 연구는 간세포암 (hepatocellular carcinoma; HCC) 중 ‘macrotrabecular-massive HCC (MTM-HCC) ’라는 아형의 영상 소견 및 영상 소견의 임상학적 가치에 대한 것입니다. 간세포암은 다른 암종들과 마찬가지로 다양한 조직학적 소견을 보일 수 있는데, 그 중 가장 흔한 조직학적 pattern은 전체 간세포암의 약 70%에서 관찰되는 trabecular (기둥모양) pattern입니다. Trabecular pattern 중에 기둥이 두꺼운 것을 macrotrabecular pattern이라고 부르며, 이러한 pattern이 종양의 절반 이상에서 관찰되면 MTM-HCC 라고 합니다. Macrotrabecular pattern은 오래 전부터 기술되던 조직학적 소견이지만 이전에는 큰 주목을 받지 못하다가, 최근에 MTM-HCC가 치료 후 예후가 불량하고, 유전학적으로 특이한 소견을 보인다는 점이 보고되면서 주목을 받기 시작하였습니다. 저희도 비슷한 시기에 macrotrabecular pattern에서 자주 보이는 저산소증 관련 표지자인 CAIX의 발현에 대한 논문을 (Mod Pathol. 2016;29(9):1038-49) 작성하면서 관련 연구를 하기 시작하였고, 뒤이어 MRI에서 테두리 조영증강을 보이는 간세포암의 조직학적 소견을 연구하여 테두리 조영증강을 보이는 간세포암의 약 절반이 MTM-HCC임을 밝히고, MTM-HCC가 특이한 영상 소견을 보임을 확인하였습니다.
본 연구에서는 두 개의 대학병원 (세브란스병원, 강남세브란스병원)에서 수술한 간세포암 환자 총 476명의 수술 전 MRI와 수술 후 검체에서 확인한 MTM-HCC 여부를 비교하였습니다. 영상과 병리 소견 모두에서 결과의 재연성을 확보하고자, 총 6명의 영상의학과 의사와 3명의 병리과 의사가 review에 참여하여 independent review를 시행하였습니다. MTM-HCC에서 가장 중요한 영상 소견은 통상의 간세포암과 달리 동맥기 조영 증강이 잘 되지 않는 것인데, 동맥기에 저혈관성을 보이는 영역이 20% 미만이면 MTM-HCC일 확률이 매우 낮음을 확인하였습니다 (negative predictive value: 95-97%). 또한 동맥기 저혈관성을 종양의 50% 이상에서 보이고 3개의 보조 영상 소견 (intratumoral artery, arterial phase peritumoral enhancement, and non-smooth tumor margin) 중 2개 이상을 보이면 상당히 특이적으로 MTM-HCC를 진단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sensitivity 46-47%, specificity 94-96%). 또한 이러한 MTM-HCC의 영상 소견이 간세포암 환자의 수술 후 예후 예측에도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음을 확인하였습니다. 논문을 저널에 보낸 이후, 두 번에 걸친 revision에서 많은 comment를 받아 1년 동안 논문을 거의 새로 쓰다시피 했는데, 다행히 논문이 잘 마무리가 되어 매우 뿌듯합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 드립니다.
저는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에서 영상의학과 전문의를 취득한 후, 전문연구요원으로 같은 대학의 병리학교실 박영년 교수님 연구실에서 5년간 이학 박사 과정을 거쳤습니다. 현재는 영상의학과로 돌아와서 세브란스병원 영상의학교실에서 복부영상의학 분야의 임상조교수로 일하고 있습니다. 세브란스병원의 복부영상 파트는 저를 포함하여 11명의 교수진과 3명의 강사가 일하고 있으며, 복부영상의 다양한 분야에서 우수한 연구 성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박사 과정 동안에는 진료에서 벗어나 주로 분자생물학 연구를 했었고, 간세포암에서 KRT19 유전자의 발현 조절을 연구하였습니다. 박사 시절에는 병리학교실 소속이다보니, 병리학 관련 연구도 자주 접하고 참여를 하게 되었고, 비슷한 연배의 병리학교실 전공의, 강사 선생님들과도 공동 연구를 할 수 있는 기회도 자주 있었습니다. 현재까지도 양쪽에서 연구하였던 경험을 살려, 영상의학교실과 병리학교실의 공동 연구를 활발하게 하고 있습니다.
3. 연구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제가 주로 관심을 가지는 분야는 영상 소견과 병리학적, 생물학적, 유전학적 소견의 관계입니다. 특이한 병리 소견을 보이는 경우에 영상의학적으로 늘 진단이 가능한 것은 아니고, 어떤 경우에는 영상의학적으로 전혀 분간이 불가능한 경우도 있고, 어떤 경우에는 영상 소견을 이용하여 진단이 가능한 경우도 있습니다. 비교적 최근에 주목을 받기 시작한 병리학적 소견인 macrotrabecular pattern에 대하여 비교적 초기부터 관심을 가지고 연구를 하였고, 발빠르게 radiopathologic correlation 연구를 수행하여 영상의학적 진단이 가능함을 확인하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MTM-HCC는 병리학적 소견이므로 수술 또는 생검으로 조직을 일부 얻어야 진단이 가능하지만, 본 연구에서 밝힌 영상 소견을 이용하면 MTM-HCC의 가능성이 높은, 또는 매우 낮은 간세포암을 골라낼 수 있고, 진단을 위한 간생검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그리고 MTM-HCC의 영상 소견 자체만으로도 간세포암의 수술 후 예후에 높은 관련성을 보이므로 예후 예측에도 이용할 수 있어 임상적으로도 가치가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저는 전공의 때 석사 학위를 할 때에 영상의학교실 김명진 교수님 지도로 조기 간세포암의 영상 진단에 대하여 연구를 했었고, 병리학교실에서도 간세포암 연구를 주로 하였으며, 현재도 대부분의 연구 주제가 일차성 간암 (간세포암, 간내담도암) 또는 간 실질 영상에 관한 것을 하고 있습니다. 전문연구요원 과정 동안 진료에서 벗어나 영상의학, 병리학, 유전학, 분자생물학 분야의 연구를 직접 하거나 또는 참여하면서 다양한 분야의 경험을 쌓을 수 있었는데, 분야는 달랐지만 주제가 간세포암으로 늘 같아 한 주제를 오랜 기간 차분하게 파고들 수 있었습니다. 지금의 연구를 하는 데에는 짧은 연구 경력 동안이나마 일관된 주제로 비교적 다양한 연구 경험을 쌓을 수 있었던 점이 큰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연구 경력을 쌓으실 때에, 다양한 방면의 경험도 중요하지만 어느 정도 일관된 연구의 흐름을 가져가시는 것도 그만큼 중요하다는 것을 잊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5. 연구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MTM-HCC의 영상 소견에 대한 연구는 이제 시작 단계이고, 아직 흥미로운 연구 주제가 남아 있어서, 당분간은 MTM-HCC 또는 그에 관련된 주제로 연구를 좀 더 수행할 예정입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본 연구는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이루어졌습니다. 먼저, 논문을 이끌어주신 영상의학교실 최진영 교수님, 병리학교실 박영년 교수님께 감사드립니다. 영상 분석에 참여해주신 정용은, 백송이, 이선영, 조은석 교수님, 병리 분석을 해 주신 남지해, 장미 교수님께도 감사드립니다. 본 연구에 밑거름이 된 가르침을 주시고, 많은 조언을 해 주신 세브란스병원 복부영상 파트 모든 교수님들께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그리고 본 연구에서 external validation set에 해당하는 강남세브란스병원 data를 제공하여 주신 조은석, 남지해 교수님 없이는 이렇게 좋은 저널에 논문을 싣지 못하였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모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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