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갯벌은 조류로 운반되어 온 미세한 흙들이 파도가 잔잔한 해안에 오랫동안 쌓여 생기는 평탄한 지형을 일컫습니다. 갯벌은 퇴적물의 조성, 지형, 조차 등에 따라 종류가 다양하기 때문에 이로 인해 갯벌에 살고 있는 생물 또한 매우 다양합니다. 이러한 갯벌은 역사적으로 수산물의 생산지, 갯벌 생물 및 물새의 서식처로서의 역할을 해왔습니다. 특히 최근 이러한 갯벌의 다양한 가치 중 ‘환경적 가치’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습니다. 갯벌은 육상에서 배출되는 각종 오염물질을 정화하는 기능이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하천으로부터 유기물의 농도가 높은 수층이 갯벌에 유입될 때 유속이 감소하고 이에 따라 부유물질과 그 밖의 여러 물질이 갯벌이 퇴적됩니다. 또한 갯벌에 살고 있는 수많은 미생물에 의해 유기물질의 분해가 활발히 진행된다고 합니다. 하지만 위와 같은 갯벌의 정화 기능에 대해 국내 외 다수의 문헌에서 정량적으로 증명한 연구는 미비하였고 이에 오늘날 갯벌의 가치를 환산하는데 있어 과거 오래 전 연구 결과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본 연구는 갯벌의 유기물질 정화 능력을 확인하고 육상으로부터 유기물질의 유입시 실제로 갯벌이 어느 정도까지 정화할 수 있는지를 정량적으로 제시한 연구입니다. 결과의 재현성을 위해 반일주조를 재현할 수 있는 메조코즘을 개발하였고 이와 더불어 현장에 있는 퇴적물(마산 봉암 갯벌) 및 유입수를 활용하여 갯벌의 정화능력을 측정하였습니다. 본 연구 결과 고농도의 유기물의 유입에도 갯벌은 빠르게 수층 내 유기물질을 정화하는 것을 확인하였습니다. 그리고 저농도 실험구와 비교했을 때, 갯벌이 유기물을 정화할 수 있는 일정 양이 정해져 있다는 것을 확인하였습니다. 또한 염습지 환경에서의 메조코즘 실험 결과, 염습지 환경 갯벌에서 여러 유기물질의 정화능이 더 높은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유입되는 유기물질들은 갯벌을 지나면서 화학적산소요구량(COD)은 7.9%–22.5%, 총인(TP)은 6.4%–20.2%가 감소되는 것을 확인하였습니다. 이를 갯벌 면적으로 환산하면 실제로 하수처리장의 정화 능력에 버금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갯벌 정화작용 모식도>
<갯벌 정화능 위한 현장 유입수 및 퇴적물 채집>
최근 국가적으로 해양 환경을 보존하고 되살리려는 움직임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갯벌의 중요성도 함께 커지고 있고, 최근 여러 시민 단체에서도 갯벌의 심미적 가치와 더불어 환경적 가치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움직임에 발맞춰 향후 갯벌의 복원과 보존을 위해서는 갯벌의 가치에 대해 정량적인 판단이 필요하기 때문에, 본 연구의 결과는 갯벌의 가치를 정확히 계산하고 판단하는데 중요한 참고자료로 쓰일 것이라 기대합니다.
<본 연구에 활용된 메조코즘 도안 및 실물 사진>
<퇴적물 이식 후 안정화에 따른 생물상 형성>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 드립니다.
서울대학교 해양저서생태학연구실은 바다와 생물의 상호작용을 이해하고 그 바다와 생태계의 가치를 탐구하는 곳입니다. 특히 해양저서생물에 대한 기초분류와 생태적인 연구부터 이들 생태계가 환경변화에 어떻게 적응하고 살아가는지에 대한 환경화학, 환경독성학적 연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와 주제에 대해 공부하고 있습니다. 또한 저희 연구실은 해양에 대한 모든 질문에 대해 앞으로도 더 다양하고 심오한 연구를 진행할 것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해양저서생태학연구실의 연구 주제는 크게 세가지로 1) 해양생물의 분류 및 생태 구조 연구, 2) 해양생물의 생산성, 먹이망 등 생태 기능 연구, 3) 환경변화에 따른 해양생태계의 반응, 회복 등 생태계 건강성 연구가 있습니다. 특히 국내 연안에만 초점을 맞춰 연구하는 것이 아니라 중국, 호주, 캄보디아 등 전세계의 바다에 대한 연구를 진행 중에 있으며 캐나다, 미국 등 세계 유수대학의 연구진과의 교류를 통해 세계적 수준의 다양한 융복합 해양연구를 선도하고 있습니다. 서울대학교 해양저서생태학연구실에 대해 궁금하시면 홈페이지를 방문해주세요. https://benthos.snu.ac.kr
그리고 최근 서울대 자연대 대학원 유튜브 채널 ‘연구뭐하지?’에서 저희 연구실 지도교수님이신 김종성 교수님과 학생들의 연구실 소개 인터뷰 영상이 업로드 되어 있으니 궁금한 것이 더 있다면 방문해주세요. 링크는 다음과 같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3MLMFNN0ShM&list=PLc6mHbGet0K9T_8079buPwFbGqyR6msXP&index=2&t=3s
<서울대 해양저서생태학 연구실>
<서울대 자연대 대학원 유튜브 채널 ‘연구뭐하지?’
인터뷰 영상: https://youtu.be/3MLMFNN0ShM>
3. 연구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뉴스를 통해 최근 긴 장마로 인해 육상에 있던 여러 쓰레기들이 바다 한 가운데 모여 있는 것을 보셨을 거라 생각합니다. 실제로 그 현장엔 눈에 보이는 쓰레기들뿐만 아니라 보이지 않는 유기 및 유해물질들이 존재합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육상에서 처리되지 않는 유기물질 및 유해물질들은 해양환경으로 유입되어 해양생태계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 가운데에 위치한 갯벌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저는 갯벌이 지닌 환경적 가치에 중점을 두면서 공부를 하였고 그 결과 본 연구처럼 작은 결실을 맺게 되었습니다. 작은 성과지만 이를 계기로 우리나라 갯벌의 우수성과 중요성을 세계에 알릴 수 있게 되어 큰 보람을 느낍니다. 그리고 이렇게 중요한 갯벌을 세계적인 연구실에서 공부하는 것이 저에게는 큰 자부심입니다. 해양에 관한 환경, 생물 등 모든 것을 공부할 수 있는 해양저서생태학 연구실이 있었기에 열정을 가지고 열심히 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드넓은 바다를 바라보고 오직 연구에만 집중할 수 있게 도움을 주신 지도교수님과 동료 연구자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후속 연구를 위한 현장 메조코즘 설치>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해양은 바라보기만 해도 그 크기에 압도되는 장소입니다. 그만큼 해양 연구는 앞으로 할 것들이 무궁무진하다고 생각합니다. 바다를 사랑하고 더 알고 싶은 마음이 있고, 이러한 바다가 우리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오는지에 대해 공부하고 싶은 분께 추천합니다. 장기적으로 지속적인 노력이 필수적이기 때문에 해양 연구를 즐길 줄 아는 분께 더욱 추천합니다.
<해양저서생태학 연구실에서의 다양한 경험>
5. 연구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1) 육상기원 유해물질의 거동 특성 파악
육상기원 유해물질의 연안 (갯벌 등) 유입은 예전부터 많은 문제를 야기해왔습니다. 하지만 비점오염원에서 오는 유해물질이 다수이고 우리나라 연안에 들어와 어디까지 어떻게 이동하여 어떤 생물까지 영향을 끼치는 연구는 미흡합니다. 육상기원 유해물질의 특성을 파악하여 연안, 외해까지의 수평적 이동, 그리고 생물 간 수직적 축적 특성을 공부하여 우리나라 연안 관리 정책에 도움이 되고 싶습니다.
2) 연안 (갯벌 등) 정화능력 파악 및 복원
앞에 서술하였듯이 갯벌의 보존 및 복원은 최근의 큰 화두로 자리매김하였습니다. 이에 갯벌이 지닌 가치를 정확히 판단하고 갯벌 복원 시 청사진을 제시할 수 있는 연구를 하고 싶습니다. 현재 실험실 메조코즘을 발전시켜 현장 메조코즘 연구를 진행 중에 있고 조만간 갯벌의 정화능력 가치를 상세히 확인할 수 있는 좋은 연구 결과를 확보할 수 있을 거 같습니다.
3) 육상기원 유해물질의 물리화학적 독성 메커니즘 파악
육상으로부터 유입된 유해물질은 최종적으로 해양 퇴적물에 축적되고 그 주변에 있는 해양 생물, 그리고 인간에게 까지 영향을 끼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유해물질은 내분비 교란, 발암 등의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높으며 이러한 영향을 미리 파악하고자 다채로운 실험이 진행 중에 있습니다. 하지만 비용, 시간 등의 이유로 속도가 더디기 때문에 새로운 방법이 요구되는 실정입니다. 이에 맞춰 독성이 생기는 원리를 물리화학적인 측면으로 접근하여 실험 전 독성을 예측하는 모델을 개발 중에 있습니다. 현재 이와 같은 연구 내용으로 저희 연구실에서 총 2개의 논문을 등재한 바 있습니다. 기존 독성 작용 원리와 달리 새로운 관점으로 접근한 연구이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1) Forrest, J, Bazylewski, P, Bauer, R, Hong, S, Kim, CY, Giesy, JP, Khim, JS*, Chang, GS* (2014) A comprehensive model for chemical bioavailability and toxicity of organic chemicals based on first principles Front Mar Sci Vol 1, Article 31, 1-7.
2) Kim, T., Zhen, J., Lee, J., Bauer, R., Lee, CK., Kwon, B-O., Chae, K. H., Hong, S., Giesy J. P, Chang G. S, Khim, J.S* (2020) Influence of ligand’s directional configuration, chrysenes as model compounds, on the binding activity with AhR receptor Sci. Rep. 13821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본 논문이 나오기까지 아낌없이 도와 주신 많은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특히 바다를 바라보고 관찰하고 공부하는 법을 가르쳐 주신 김종성 지도교수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이 연구의 공동저자인 노준성 선배에게도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짧은 기간동안 해양 공부를 하면서 느낀 것은 이 분야를 공부할 때 가장 필요한 자세는 ‘섬세한 사고와 적극적 실천’ 이라고 생각합니다. 해양 분야 특성상 출장이 잦아 몸을 활용해야 하는 일과 실험이 많은데 그럴 때 일수록 초심을 잃지 않고 섬세하게 접근하여 적극적으로 공부를 하면 좋겠다는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향후 서울대 해양저서생태학 연구실에서 나오는 다양한 해양 연구에도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지도교수님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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