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뇌간신경교종(diffuse intrinsic pontine glioma, DIPG)은 4세에서 11세 사이에서 발병하여, 진단 후 18개월 이내에 90% 이상이 사망에 이르는 소아뇌종양입니다. 치료제가 많이 개발된 다른 소아암과 달리, 현재 DIPG는 아직까지 효과적인 치료약과 치료방법이 없습니다. 많은 연구를 통해 80%이상의 환자가 히스톤 단백질, H3의 27번째 lysine이 methionine으로 치환되어 있고 (H3K27M), 이는 H3K27me3의 감소를 유발시킨다고 밝혀졌습니다. 하지만 H3K27M이 어떻게 암을 발생시키는 지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없었습니다.
지금까지 Oncogenes and tumor suppressor genes이 신진대사를 변화시킨다는 것은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저는 이번 연구에서 히스톤 돌연변이(H3K27M)도 신진대사를 변화시키고, 증가된 신진대사물이 후성유전적으로 뇌종양을 tumor에 적합한 상태로 유지시킨다는 것을 보여주었습니다. 또한, 신진대사 억제를 통한 후성유전적 조절은 효과적이고 새로운 뇌종양 치료 방법이 될 수 있다는 것을 in vitro 와 in vivo 모델을 사용하여 증명하였습니다.
이전까지는 암세포가 신진대사를 증가시킨다는 연구와 후성유전에 영향을 준다는 연구가 따로 보고되어 왔습니다. 최근에 두 주제의 교착점이 발견되어 많은 연구실에서 새로운 방향과 관점으로 활발하게 연구되고 있습니다.
처음 이 주제로 연구를 시작한 것은 개인적인 사정으로 연구실을 떠난 학생이 남긴 데이터를 빨리 마무리해서 논문으로 내자는 교수님의 요청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프로젝트를 계속 진행하면서 저에게 새로운 아이디어가 계속 떠올라 추가실험을 하다 보니 계획보다 오래 걸렸습니다. 기억나는 에피소드는 논문을 에디터에게 보내고 난 후 reviewer가 제기할 가능성 있는 comment를 대비해 쥐실험을 진행하였습니다. 교수님은 COVID-19이 독감같은 것인데 제가 너무 걱정한다고 하셨습니다. 그러다가 미국에서도 COVID-19이 심각해져서 학교가 shutdown되자 모든 실험이 중단되었습니다. 다행히 진행 중이던 쥐실험은 계속 하도록 학교에서 허가를 받을 수 있어서 reviewer comment를 받고 빠른 기간 내에 보강실험을 하여 accept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 드립니다.
제가 속해 있는 기관은 미시간 대학 의과 대학교 (University of Michigan, Medical School) 입니다. 미시간 대학교는 우수한 연구 성과를 보이고 있고, 대학교가 있는 Ann Arbor는 college town으로 매년 top3에 들 정도로 안전하고 살기 좋은 도시입니다. 저는 병리학과의 Dr. Sriram Venneti 연구실에서 연구 교수 track인 Research Investigator로 일을 하고 있습니다. 저희 연구실은 뇌종양의 신진대사와 후성유전학의 연관성에 대해 연구하고 있는데, 여러 랩과의 collaboration을 통해 활발한 연구를 진행하고 많은 연구 결과를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또한, 미시간 의과 대학은 2016년에 Chad Carr Pediatric Brain Tumor Center를 설립하여 소아뇌종양에 관심을 갖고 연구하고 있습니다.
미시간 대학교에는 많은 한국 교수님과 박사후연구원, 그리고 학생들이 연구하고 계시고, 특히 KBM (Korean Biological Research Group in Michigan)에서는 매달 학술세미나를 통해 의학, 약학, 생물학 관련 연구를 수행하시는 연구자들 간의 시너지를 도모하고 있습니다.
3. 연구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박사과정 동안 어린이들에게 발병되어 아동치매라고 불리는 니만-피크병을 공부했었고 박사후연구원의 연구 주제는 소아 뇌종양을 공부했습니다. 소아질환에 대해 공부를 하면서 제 아이와 비슷한 또래의 아이들이 병으로 고통받는 모습을 자주 접하게 됩니다. 제가 부모가 되고 나니 아픈 자식을 보는 부모의 마음이 조금 더 이해가 되는 거 같습니다. 그러다 보니 제 연구가 조금이나마 치료제 개발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라는 마음에 쉴 틈없이 연구를 해왔지만 한 번도 힘들다는 생각이 든 적이 없었습니다. 동기부여와 더불어 혹시라도 제 스스로 나태해지지 않을까 라는 생각에 매년 DIPG fundraising인 ChadTough walk를 아이와 함께 참여하고 있습니다.
이번 연구에서는 Abbvie 제약회사가 2018년에 개발한 저분자 화합물 (IDH1 inhibitor #13)을 이용했는데 선행데이터가 없어서 PK test, Blood Brain barrier 투과율, toxicity test를 제가 실험한 후에 mouse model에 적용할 수 있었습니다. 기존에 알려진 약이 아닌 새로운 화합물이어서 test를 하는데 힘들었지만, 뇌종양을 지닌 mouse model에서 효과적으로 암을 억제시키는 것을 보고, 새로운 치료제 개발 가능성을 제시할 수 있어 많은 보람을 느꼈습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지금까지 다양한 학생들에게 실험을 가르치면서 많은 경험을 해 보았습니다. 뻔한 대답일 지 모르겠지만 본인이 하는 일을 즐기지 않으면 이 분야에 오래 남기 힘든 것 같습니다. 어느 분야이든 좋아하지 않는 일을 하는 것은 힘들겠지만, 더 많은 인내와 노력을 요구하는 바이오에서 본인이 하는 일이 즐겁지 않다면 하루하루 실험실 나오는 것이 고통일 것입니다. 이 분야로 진로를 생각하시는 후배님들은 본인이 정말 바이오를 즐길 수 있을 지 생각해 보시고 진로를 결정하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유학을 준비하시는 분들께는 본인의 생각을 영어로 잘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미시간 의과 대학교는 몇 년 전부터 GRE 성적표를 요구하지 않습니다. 대신에 자기 소개서를 중요하게 보는데 본인이 왜 박사과정으로 공부를 하고 싶은 지를 정확하게 전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연구를 하시면서 아무리 좋은 데이터 결과가 있어도 그것을 랩미팅 발표, 세미나, 논문 등을 통해 영어로 제대로 전달할 수 없다면 그 연구결과는 빛을 발할 수 없을 것입니다.
5. 연구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현재 COVID-19으로 인해 연구에 제약이 많지만, 논문을 하나 더 마무리하려고 열심히 실험을 하고 있습니다. 소아뇌종양인 뇌실막세포종에서 발견된 새로운 유전자에 대한 연구라 연구실에서도 기대가 큽니다. 연구 결과를 통해 뇌실막세포종의 치료제 개발을 위한 타겟 유전자를 제시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기회가 된다면 책임 연구원이 되어 독립적인 연구를 하려 노력 중입니다. 히스톤 돌연변이가 신진대사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준다는 연구 결과는 제 논문이 처음이기 때문에 그와 관련된 연구 아이디어를 많이 가지고 있고, 제 연구실을 갖게 되면 제가 생각했던 가설을 증명하기 위한 실험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제가 독립적으로 연구를 하게 되더라도 암 치료제 개발에 기여를 할 수 있는 연구를 하고 싶습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항상 저의 든든한 후원자이신 어머니, 장모님, 장인어른, 그리고 COVID-19의 힘든 상황에서도 육아와 내조로 저를 지지해주는 와이프와 소중한 아들, 제 동생과 조카들에게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석사과정 때 지도 교수님이신 정구흥 교수님, 제가 과학자로 성장하게끔 도와주신 성규형님, 김성우 박사님, 엄문경 박사님, 이은희 박사님, Dr. Martin Duennwald에게도 항상 감사드립니다.
제가 과학자로서 닮고 싶은 롤모델이자 박사과정 때 지도 교수님이신 Dr. Andrew Lieberman과 저를 동등한 과학자로 대해 주고 제가 아이디어가 있을 때마다 오랜 discussion을 마다 않고 들어준 저의 멘토인 Dr. Sriram Venneti가 없었다면 지금의 제가 없었을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제가 PI로 연구를 할 수 있게끔 Fund를 지원해 주는 CERN Foundation과 Michael Mosier Defeat DIPG Foundation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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