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뇌종양 중 glioma는 가장 흔한 원발성 뇌종양으로, 종류에 따라 다양한 예후를 보입니다. 이러한 다양한 예후를 설명하는 데 있어, IDH (isocitrate dehydrogenase) gene과 같은 분자유전학적 특성이 중요하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2016년부터 뇌종양의 WHO classification에 IDH 유전자 변이 유무가 glioma 분류 기준으로 포함되었습니다. 본 연구는, 수술 전 brain MRI에 통상적으로 포함되는 conventional structure MRI에 CNN (convolutional neural network)을 적용하여 종양의 IDH 상태를 예측한 연구입니다. Conventional MRI 로 IDH 상태를 예측하는 딥러닝 연구는 과거 몇 편 발표된 바 있으나, 1) 예측 과정이 완전 자동화가 되지 않았거나, 2) 딥러닝 모델의 예측 정확도가 다른 병원 혹은 국가의 환자에서 어느정도 유지되는지 generalizability에 대한 external testing 이 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었습니다. 인력 및 딥러닝 모델 개발 여건의 부족을 고려하면, IDH 예측 모델의 임상 적용에 있어 “완전 자동화된 IDH 상태 예측모델을 큰 규모의 단일병원에서 개발하고, 이 모델을 다른 병원에서 도입해 쓴다.” 는 시나리오가 가장 현실적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를 위해 본 연구에서는, 3개 데이터셋 (세브란스병원, 서울대병원, The Cancer Imaging Archive)의 1,100명이 넘는 glioma 환자를 대상으로, 세브란스병원 데이터를 기반으로 완전 자동화된 IDH 상태 예측 모델을 트레이닝 한 후, 이를 세브란스병원 데이터 및 다른 두 데이터 셋에서 각각 internal, external testing을 하였습니다. 또한, 기존의 CNN이 이미지 픽셀값만을 이용하는 것과 달리, MRI상의 2차원 종양 부위 픽셀값 및 3차원적인 종양 위치 및 모양 정보를 모두 이용하여 예측 정확도를 높였습니다. 또한, Gradient-weighted Class Activation Mapping 기법으로, 딥러닝 모델이 IDH 상태 예측을 하는데 있어 종양 이미지의 어느 부분이 중요한지 해석하였습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 드립니다.
본 연구는 세브란스병원의 데이터를 주축으로 한 연구입니다. 세브란스병원 뇌종양센터에서는 신경외과, 영상의학과, 방사선종양학과, 종양내과, 병리학과 등 여러 과의 체계적인 협업이 이루어지며, 매주 월요일 오후 모여 영상소견, 진단 및 치료계획 수립에 대한 논의를 합니다. 이러한 대규모 환자군으로부터 축적된 풍부한 데이터, 원활한 의사소통, 체계적인 추적관찰 및 치료 계획 수립은, 환자 뿐만 아니라 연구자에게도 큰 장점으로, 좋은 연구의 기반을 갖춤과 동시에 임상과 연구사이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좋은 환경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3. 연구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저는 2019년 2월까지 세브란스병원에서 임상조교수로 근무를 하다, 남편을 따라 싱가포르로 이주하였고, 현재는 Singapore General Hospital 영상의학과에서 clinical work을 하면서 Duke-NUS medical school에서 assistant professor 로 연구활동을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세브란스 병원에 근무하는 동안 random forest등의 머신러닝을 brain MRI에 적용하는 연구를 했었고, 딥러닝이 영상의학에 활발히 도입 되기 시작하면서 저 또한 딥러닝으로 영역을 확장할 계획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와중 싱가포르 이주 후 해외 전문의 면허 심사 문제로 잠시 공백이 있었는데, 이 때 지인의 권유로 온라인 강좌 사이트인 Coursera에서 deep learning specialization을 수강하면서 이론적인 부분을 알게 되었고, 이후 brain MRI에 기초적인 딥러닝 모델을 적용해보기 시작했습니다. 딥러닝 입문하는 사람으로서 느낀 점은, 플랫폼, 예제 데이터 등 오픈소스가 풍부하고, 메뉴얼과 사용자들의 커뮤니티가 잘 형성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또한 그동안 해오던 판독과는 다른, 영상의학과 의사에게 이미지를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을 열어주는 매우 재밌고도 유용한 분야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딥러닝을 의학에 적용한 논문들이 JAMA, Lancet 등의 의학저널 뿐만 아니라, Radiology, AJNR 같은 영상의학저널에도 점점 많이 실리고 있고, 기본적인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을 넘어 점차 실제 임상적용에 가까운 연구를 통해 의미 있는 결과물이 나오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영상의학과 의사와 딥러닝은 일종의 경쟁 관계라 생각하고, 기존 영상의학과 의사의 역할이 미래에는 인공지능으로 대체될 것이라는 우려도 있습니다. 그러나 저 개인적으로는, 기존 정보를 활용하는 방식에 있어 딥러닝은 인간의 눈을 뛰어넘는 신기술이지만, ‘어떤 질병에 대해 어떤 정보를 추측할 필요가 있는지’, 그리고 ‘그와 관련된 기존 영상의학적 소견과 기저 병태생리를 numeric computation에 어떤 식으로 반영할 것인지’에 대한 전문가의 가이드가 있어야 실제 임상 적용이 가능하므로, 딥러닝으로 인해 영상의학과 의사의 영역이 더 넓어질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거창한 영상의학의 미래가 아닌 저 개인적인 관점에서는, 앞서 말씀드렸듯이 관련자료들이 매우 보편화되어 있기 때문에, 실험실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거나 특정 시간/장소에 있어야 한다는 제한 없이, 인터넷만 되면 배워서 제가 하던 일에 적용을 시도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었습니다.
5. 연구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뇌신경계영상에 딥러닝을 적용하는 데 있어 좀 더 다양한 뇌신경계 질환, 이미지 데이터 및 target variable 을 다루어보고 싶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한 장소에 정착해서 장기계획을 세우고, 제 이전 경험을 토대로 체계적인 연구활동을 위한 팀 /시스템을 만들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램이 있습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딥러닝 적용을 위해서는 대규모 데이터가 필수인데, 의학분야 특성상 데이터를 확보하는 일이 가장 큰 난관입니다. 훌륭한 진료 및 수술을 통해 좋은 데이터로 연구를 가능하게 해주신 세브란스병원 신경외과 장종희 교수님과, 영상의학과 이승구 교수님을 비롯한 세브란스병원 뇌종양센터 여러 교수님들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흔쾌히 양질의 external test set을 제공해주신 서울대병원 영상의학과 최승홍 교수님 그리고 TCIA dataset에 대한 정보를 비롯한 여러가지 조언을 해준 NYU의 Dr Rajan Jain 에게도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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