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아프리카돼지열병(African swine fever, ASF)은 사육돼지와 멧돼지 등 돼지에만 감염되는 열성·출혈성 바이러스 전염병으로 폐사율이 높고 백신과 치료제가 없어 발생 시 사회적, 경제적 손실이 큰 질병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2019년 9-10월 기간 경기 북부와 인천 강화 지역의 사육돼지 농장에서 ASF가 발생하였고 같은 해 10월부터 현재까지 경기와 강원 북부지역의 야생멧돼지에서 ASF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번에 해외저널에 우리나라에 ASF가 유입되기 전인 2009-2018 기간 동안의 자료를 바탕으로 무역을 통해 수입(합법적 수입)되는 돼지와 돼지생산물(돼지고기, 관련 가공품 등)을 통한 국내로의 ASF 유입가능성 평가한 결과를 발표하였습니다. 이 논문에서는 ASF 병원체 특성, 교역관련 자료를 바탕으로 해당 경로에 대한 정량적인 평가를 하였고 관련 위험요인들에 대한 관리 필요성을 언급하였습니다.
ASF는 2007년 이전에는 사하라 사막 이남의 아프리카 국가들과 이탈리아 사르디니아에서만 상재화된 질병이었으나 최근 유럽과 아시아 지역에서 지속적으로 확산하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이 질병에 대한 연구가 많지 이루어지지 않았으나 최근에는 많은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이 바이러스의 분자유전학적 및 세포내 증식 관련 특성분석, 숙주 면역회피 기전 등의 기초연구와 백신개발 연구가 더욱 활발히 진행될 것입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농림축산검역본부는 가축질병 원인체의 진단과 연구를 하는 국가기관으로 2019년 3월부터 ASF 진단과 연구를 전담하는 ASF연구실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ASF연구실 설치 이전에는 해외전염병과에서 관련 연구를 수행해왔습니다. ASF연구실은 ASF 국가표준실(National Reference Laboratory)로 ASF 최종 진단과 시·도 가축방역기관을 대상으로 정밀진단기관을 지정·운영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가축위생에 큰 위해가 되는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ASFV)와 같은 병원체를 취급할 수 있는 생물안전 3등급(BL-3) 시설을 갖추고 있습니다. ASF연구실에서는 ASF 항원·항체 진단법 개발, 국내 예찰 및 개선 연구, 국내외 분리 바이러스 병인론 및 분자생물학적 연구, 백신개발 기초 연구와 국내 분리주를 이용한 백신용 항원 개발연구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3. 연구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축산업 중 양돈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큰 우리나라에서 양돈농장에서 ASF 발생을 막는 일은 매우 중요합니다. 현재 휴전선 근처 지역의 야생멧돼지에서 ASF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상황에서 ASF 국내 유입경로별 위험평가를 하는 것은 국내로의 재유입을 막고 위험한 경로에 더욱 집중관리를 해야하는지를 판단하는데 기여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2019년 ASF 발생시기에는 육체적, 정신적으로 힘들었지만 ASF 신속정밀진단을 통해서 ASF 발생을 차단하고 다른 지역으로의 확산을 막았다는데 뿌듯함을 느낍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기본적으로 연구자로서 연구결과를 후세에 남기는 것은 아주 보람된 일입니다. ASF는 아직도 연구가 많이 안된 미지의 영역입니다. 미지의 영역을 탐험하는 것은 두렵기도 하고 쉽지 않지만 새로운 것을 발견하는 큰 업적을 이뤄 세계적인 ASF 전문가가 될 수도 있습니다. 미지의 분야인 ASF 연구에 도전하고 싶은 많은 수의학 및 생물학 전공자들이 있기를 바랍니다.
5. 연구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ASF 국내 발생전에는 위험평가, 진단체계 구축 등의 발생을 대비하는 차원의 연구가 이루어졌다면 국내에서 ASF가 발생하여 바이러스가 분리된 현재에는 병원체 특성분석, 면역학적 기전 등의 기초연구와 함께 백신개발 연구를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이를 통해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ASF 발생을 감소, 더 나아가서는 근절이 가능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이번 논문은 제 박사논문의 일부를 정리하여 해외 저널에 투고한 것입니다. 아마 저는 국내에서 ASF를 주제로 박사학위를 받은 첫번째일 사례일 것입니다. 물론 박사 논문은 제가 생산하지 않은 여러 공개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하였습니다만, 앞으로는 제가 실시한 실험 데이터를 가지고 연구 결과를 내게 될 것 같습니다. 국내 ASF 연구는 아직 시작 단계이고 그만큼 할 일이 많습니다. 제가 운이 좋게 ASF의 진단과 연구를 전담하는 연구실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꾸준히 노력하여 ASF 연구 분야에서 이름을 남기는 과학자가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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