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암은 병원균이 들어와 생기는 다른 감염 질환과 달리, 자신의 세포의 유전자가 변형이 되어 암세포로 변환되어 생기는 질병이기 때문에, 암세포에게는 치명적이지만 자신의 세포에는 영향을 끼치지 않는 항암 치료제를을 개발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그러기에 암이 조기에 발견되고 전이가 되지 않은 경우 대부분 수술을 통하여 암을 제거하거나 많은 경우 화학요법을 통해 치료합니다. 기존의 화학요법은 암세포가 다른 자신의 세포보다 굉장히 빠른 속도로 성장하는 특징을 이용하여 암의 유전자를 전달하는 DNA 증식 과정을 막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그러나 최근 연구에 따르면 암세포가 자라는 동안 암세포는 다른 정상세포보다 월등히 빠르게 자라도록 자신의 유전자를 변형시킬 뿐만 아니라, 우리 몸에 있는 면역 세포들이 암세포를 발견하고 죽이는 기능을 다하지 못하도록 면역 억제 물질을 발현 혹은 분비한다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개발된 최근에 차세대 암치료로 주목받고 있는 면역 치료제는 암세포가 그러한 물질 (예: anti-PDL1) 을 발현 혹은 분비하는 것을 억제하거나 반대로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인지하고 없애는 정상기능을 다수 있도록 면역세포의 기능을 강화시키는 것을 (예: anti-PD1, anti-CTLA4)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 발견은 많은 암환자의 생존율을 상승시키는데 기여하여 2018년에 James P Allison 교수와 Tasuku Honjo 교수가 노벨 생리 의학상을 받게 되어 더욱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아직도 많은 암환자들이 면역 치료제에 반응을 하지 않거나 이에 저항력이 생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저희 연구실에서는 좀더 다양한 각도로 면역치료제와 더불어 면역력을 강화시키고 암세포 증식을 억제하는 방법을 찾는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저희는 Immunometabolism 을 이용한 새로운 항암 치료제 개발하고 그 기전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우리몸이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등을 활용한 대사과정을 거쳐 에너지를 내듯이, 각각의 세포도 대사 과정에서 발생하는 에너지를 이용하고 그중에 생기는 대사물질을 이용하여 각 세포의 기능을 다하고 증식 성숙 분화 과정을 거치게 되는데, Immunometabolism 이란 이중에서도 면역세포의 대사과정을 일컫는 말입니다.
특히 저희 연구실에서는 T 림프구세포 (T lymphocyte) 와 대식세포 (macrophage)의 대사과정과 그에 관련된 각각의 면역계에서의 기능과 증식 성숙 및 분화 과정을 오랫동안 연구해왔습니다. 이 논문에서는 그중에서도 글루타민 대사과정을 억제함으로서 생기는 암세포와 면역 체계의 변화에 집중하였습니다. 암세포는 글루타민 중독 (glutamine addiction) 이라 불릴정도로 글루타민의 섭취를 증가시켜 그 대사과정에 생기는 물질을 이용하여 빠르게 자랍니다. 저희연구팀은 자체 개발한 글루타민 대사 억제제를 이용하여 암세포 자체의 증식을 막고 암세포의 대사기능을 변형시킴으로서 암을 둘러싼 주변 환경을 바꿈과 동시에 글루타민을 이용하는 다양한 우리몸의 면역 세포의 기능과 성숙 분화 과정을 바꾸어서 기존 면역치료제가 전혀 작용하지 않던 암 연구 마우스 모델이 이 새로운 치료제에 반응하는 것을 관찰하고 그 기전에 대해 연구하였습니다. 특히 이 연구에서는 T 림프구의 기능을 억제하고 암이 자라도록 도와주어 면역치료제에 내성이 생기는 주요 원인으로 알려져 있는 대식세포 등의 골수계 세포 (myeloid cell)가 글루타민 대사 과정을 억제함으로서 암세포를 없애는데 필요한 TNF alpha 분비를 증가시키고, T 림프구에게 암세포 항원을 전달하여 T림프구가 활성화시킬수 있도록 도와줌으로서 (cross-presentation) T림프구가 암세포를 없애는데 큰 기여를 한다는 것을 밝혀냈습니다.
결과적으로 글루타민 대사 억제제 자체만으로도, 현재 가장 보편적으로 쓰이는 면역치료제인 anti-CTLA4와 anti-PD1에 전혀 반응하지 않던 암이 자라는 것을 억제할 뿐아니라 anti-CTLA4, anti-PD1과 함께 쓰일경우 암억제 효과가 더욱 증가한다는 것을 밝혀냈습니다. 그뿐 아니라 글루타민 억제제가 트립토판 분해 효소인 IDO (indoleamine 2 3-dioxygenase) 의 발현을 감소시키고 결과적으로 트립토판의 신진대사물인 kynurenine 의 증가가 억제되는 것을 발견하였습니다. IDO 는 암세포와 그를 둘러싼 대식세포가 강하게 발현하여 항암 면역기능을 억제하고 암 전이에 크게 기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최근에 대규모의 임상 3상 연구가 이루어졌던 타켓입니다. IDO 대사과정은 기존에는 글루타민과 직접적 관계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던 과정으로서 글루타민 대사 억제제가 글루타민 대사뿐아니라 IDO 대사 과정 억제제 역할을 수행할수 있고 이로 인해 암 전이 또한 억제할 수 있다는 점을 발견하였다는 점에서 임상적으로 굉장히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또한 저희 팀에서는 글루타민 대사 억제제 만으로도 암이 완전히 치료 되는 마우스 모델을 이용하여 그 기전을 연구하였습니다. 특히 어떻게 글루타민 대사 억제제가 선별적으로 암세포에게는 치명적이면서도 암세포와 마찬가지로 빠른 증식에 글루타민이 필요한 T림프구의 증식과 기능을 향상시키는 방향으로 쓰이는지에 대해서도 연구하여 논문이 출판되었으니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Science 22 Nov 2019: Vol. 366, Issue 6468, pp. 1013-1021)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 드립니다.
앞서 말씀드린것처럼 저희 Jonathan Powell과 Maureen Horton 교수님 실험실은 면역세포의 대사과정이 어떻게 세포의 기능, 증식, 성숙 및 분화과정에 관여하는지 연구하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저희 실험실은 Johns Hopkins University School of Medicine (Bloomberg Kimmel Institute for Cancer Immunotherapy)에 속하여 항암 면역 치료제 개발에 힘쓰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와 더불어 암 뿐만 아니라 다양한 면역 질환에 관련된 면역세포의 대사과정 또한 연구하고 이에 관련된 치료제를 개발중에 있으며, 기본적인 mTOR signaling이 면역 체계에 미치는 영향 또한 연구하고 있습니다. 지도교수님인 Jonathan은 그 누구보다도 열정적인 과학자이시고 Maureen은 성공한 여성 과학자로서 배울점이 많은 과학자입니다. 그리고 그무엇보다도 이 두분의 연구실은 함께 연구하는 좋은 사람들로 인해 연구실이 일하는 곳이라기보단 항상 가고 싶은 즐거운 놀이터 같은 곳입니다.
3. 연구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논문에 쓰인 글루타민억제제는 저희 실험실과 Johns Hopkins University Drug Discovery 팀인 Barbara Slusher 교수님 실험실과의 협력으로 기존에 암치료제 임상실험으로도 쓰였으나 독성으로 인해 임상실험이 중단되었던 글루타민 유사물질을 암세포에 좀더 집중적으로 전달될수 있도록 전구약물로 (prodrug) 개발한 약물입니다. 이 약물이 곧 임상실험에 도입될 예정이라 그 기대가 저도 상당히 큽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사실 면역학은 제가 처음 대학교에서 배울때 가장 좋아하지 않았던 과목중 하나였습니다. 그이유가 전공서에 많은 부분이 명확하지 않고 잘 모른다는 내용이 많아서였습니다. 그런데 거꾸로 과학자로서는 면역학은 그만큼 알려지지 않은게 많고 굉장히 다이나믹하다는 점에서 상당히 매력적인 분야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Immunometabolism은 현재 굉장히 주목받고 있는 분야로 알려지지 않은게 많으면서도 많은 방향으로 나아갈수있는 매력적인 분야입니다.
현재 한국말로 이글을 쓰는게 굉장히 어색할마큼 미국에서 면역학 공부를 한지 오래되었지만 제가 처음부터 이러한 삶을 계획한것은 아니었습니다. 별생각없이 약대를 가서 과친구들 대부분이 그러하듯 평범한 약사가 되려고 하였는데 인턴과정으로 약국에서 일하는대신 실험실에 일하게 된게 제 인생을 바꾸는 큰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어떤것보다도 굉장히 신나고 재미있고 무엇보다도 가설을 세우고 그 가설이 맞나 실험을 통해 확인하고 가끔은 예상과 전혀 빗나가는 결과에 고민하고 또다른 가설을 세우고, 그리고 그 과정이 그무엇보다도 항상 설렌다는 것이 이렇게 제가 그때도 지금도 행복하게 연구실에서 일하는 이유입니다. 사실 생물학 연구는 굉장히 많은 노력과 시간을 들이는데에 비해 그 결과가 느리고 작은 분야중 하나입니다. 그래서 좌절하기 쉽고 평범한 직장을 가진 사람들과의 삶과 자주 비교당하기도 합니다. 다행히 최근엔 많은 신생 제약회사가 생기고 많은 bio 연구에 투자가 이루어져서 예전보다 많이 나아졌지만 여전히 생물학 연구를 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길을 선택하기 전에 꼭 자신에게 스스로 물어보길 바랍니다. 과연 이일이 내가 항상 가슴 뛰고 설레며 행복하게 평생 할수 있는 일인지.
저는 대학생활 마지막 간 유럽여행에서 저처럼 약대를 나왔지만 미국에서 박사과정을 마치고 돌아온 독일 친구와 영어로 나눈 짧은 대화가 계기가 되고 자극이 되어 미국에서 이렇게 박사과정을 받게되었습니다. 사실 대학교때는 토플 토익 점수가 그리 필요없는 대학전공이라 영어공부를 하지 않아도 크게 직업을 갖는데 문제가 안되는 상황이여서 그당시엔 다른 학과 친한 친구들과 함께 수업을 듣는 것이 즐거워 토플 수업과 영어 회화수업을 들었는데 나중에 생각지도 않게 이것이 크게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영어는 다른 나라 과학자들과 소통할수있는 유일한 수단입니다. 테스트 점수를 좋게 받는것보다도 내가 원하는 정보를 정확하게 받고 정확하게 전달할수 있는 영어능력이 필요합니다. 논문은 설명문이 아닙니다. 내가 실험한 결과와, 가설과, 다른사람들과의 협력과, 기존에 알려진 연구를 토대로 자신의 논리를 정확한 언어로 잘 풀어야 다른사람에게 더 잘 전달할 수있고 설득할수있습니다. 정말 진부하고 저도 아주 많이 부족하지만, 한국에서 연구를 할 계획이시던 외국에서 연구를 할 계획이시던 영어공부 정말 열심히 하시길 바랍니다.
5. 연구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현재는 예일대에 Richard A. Flavell 교수님랩에서 포닥으로 Immunometabolism 연구를 하고 있는데 짧은 시간이지만 교수님께 굉장히 많은 것은 연구면에서 인간적인면에서 많은 것을 배우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Immunometabolism이 세포 기능 분화 증식에 어떻게 다양한 방향으로 서로 연관되어있는지에 대해 연구를 할 계획이고 포닥이 끝나면 제 랩을 꾸려 인류 건강에 큰 도움이 되는 발견을 하면 정말 좋겠지만.. 설사 그렇지 못하더라도 다른 사람이 제 연구를 밑바탕으로라도, 언젠가 모든사람이 행복하고 건강할게 살수 있는 방법을 찾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는 연구를 계속 하였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항상 농담처럼 bric의 한빛사에 실리는게 꿈이라고 하곤했었는데 이렇게 논문을 보고 bric에서 연락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실 그무엇보다도 제가 기뻤던건 저희 부모님이 이사실을 알게되시면 저보다 훨씬 더 기뻐하실거라는 것을 알기때문입니다. 우리 사랑하는 엄마 최연옥 님. 아빠 오동석 님. 제가 하고 싶은일 할수있도록 지원하고 응원해주시고 낳아주시고 잘 키워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오래오래 건강하게 사셔서 꼭 제가 더 발전하는 모습 지켜봐주세요. 또한 더 정진하라고 독려해주시고 롤모델이 되어주시며 이 연구를 이끌어주신 Jonathan Powell 교수님과 Maureen Horton 교수님에게도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연구의 재미를 알려주신 김윤근 교수님 조상헌 교수님 그리고 저에게 부모님과 다름없는 Tao Zheng 교수님 Zhou Zhu 교수님에게도 감사드립니다. 다른 가족분들, 특히 한국에 계신 우리 부모님 잘 챙겨주는 작은 이모와 오빠에게도 정말 감사드리고 실험실 동료가 아닌 평생 친구로 남게된 많은 추억을 함께 만들어고 논문에 큰 도움을 준 Hong, Chirag, Meng, 그리고 Sam, Sarah and Maya, Matt and Nicole. 그리고 Wei, Rachael, Liang, Jiayu, Yi, Kevin, Debebe, Ali, Ian, Shawn, Ada, Lee, KP, Vin, Bob. 또한 PhD 동기들 Zach, Amy, Robin 에게도 감사하고 사랑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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