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Age-related macular degeneration(AMD)은 노년 황반변성이라고도 불리는 노인성 안과질환입니다. 고령화 인구가 증가하면서 안과질환 시장이 커질뿐 아니라 65세 이상이라고 알려져있던 노년 황반변성의 발병연령은 40, 50대 환자가 증가할만큼 낮아졌습니다. 특히 AMD는 실명을 초래하는 3대 안과질환이기 때문에 반드시 치료를 해야하는 질환입니다. 지금까지 AMD를 치료하는 방법은 CNV(choroidal neovascularization)를 억제시키기 위해 anti-VEGF(anti-vascular endothelial growth factor) 치료제를 투여하는 방법이 주를 이루었으며, 그 중에서도 유리체에 직접 주사하여 투여하는 intravitreal injection으로 치료했습니다.
하지만 이 방법은 단백질 기반 anti-VEGF agent의 반감기가 짧기 때문에 환자에 따라 다르지만 대개 매달 투여해야 할 정도로 반복적으로 투여해야 하고, 이에 따른 각종 합병증과 고가의 약가로 인한 부담 등으로 인해 한계가 있습니다. 최근 이 분야에서 독점하던 치료제인 루센티스와 아바스틴의 특허가 만료되면서 세계 다국적 제약기업들이 공격적으로 바이오시밀러 개발, 기존의 anti-VEGF 치료제를 대안할 수 있는 치료제의 개발, 투여 주기를 수개월로 늘릴 수 있는 치료제의 개발, 효과적인 drug delivery system 등 다양한 각도에서 연구 중에 있습니다.
저희 연구팀은 이러한 기존 치료의 한계점을 극복하고 더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치료를 위하여 10 nm 이하의 dendrimer를 기반으로 한 nanocarrier를 개발하였습니다. 이번 연구에서는 치료제를 도입하기 앞서 체계적인 연구를 위해 표면성질이 다른 nanocarrier를 설계하고 합성하였으며, in vitro, in vivo 실험으로 retinal bioavailability 및 표적으로 하였던 병변부위인 outer membrane까지의 도달률을 비교하였습니다. 망막의 여러 층 중에서 가장 안쪽에 있는 층인 RPE( retinal pigment epithelium) 층은 시세포의 대사작용에서 나온 찌꺼기를 처리하고, 그 아래 맥락막(choroid)의 혈관을 통해 망막에 영양분을 공급하는 역할을 합니다. AMD는 여러 복합 원인이 있지만 나이가 들수록 누적된 빛 자극에 의한 황반부위 손상이 심각해지고, 기능저하로 인해 제대로 영양분이 공급되지 못하고 찌꺼기도 제거되지 못해 특히 RPE와 맥락막 사이의 Bruch’s membrane에 찌꺼기인 drusen이 축적되고, CNV로 인한 RPE의 박리, 파열을 수반하게 됩니다.
그래서 저희는 약제가 가장 안쪽 망막층까지 도달하는 것이 효과적인 치료를 위해 이상적일 것이라 예상하였습니다. 저희가 만들어 테스트한 7가지 nanocarrier 중 glucosamine을 도입한 화합물이 표적부위까지 도달하였을 뿐 아니라 retinal bioavailability가 가장 좋았고, 병변부위에서 머무는 시간도 다른 화합물에 비해 길었습니다. 이는 장기적으로 볼 때 반복적인 투여로 인한 제한점을 개선하고, 기존의 치료제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결과로 기대해볼 수 있습니다.
합성하면서 표면성질에 따른 결과를 비교하는 것이 목적이었기 때문에 7가지 합성 화합물에 대하여 도입한 작용기의 개수, 형광물질의 개수를 동일하게 하도록 정확한 실험을 하고자 심혈을 기울이던 생각이 아직도 납니다. 또한 다양한 분석방법으로 합성한 화합물의 성질을 분석하고자 하여 새로운 분석법도 공부하고 다양한 시도를 하였던 기억이 납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 드립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KRIBB)은 생물분야의 기초 및 응용연구를 책임지는 주요 핵심 정부출연연구기관입니다. 기초 의과학분야뿐만 아니라 뇌과학, 줄기세포, 나노바이오, 바이러스 등 다양한 생물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 국내외 여러 대학, 연구소, 병원 및 기업과 교류하며 활발히 연구를 수행하고 있는 연구기관입니다. 제가 속한 김윤경박사님 연구실은 화학을 전공한 박사님 지도 하에 합성/분석을 전문으로 하는 연구원과 세포/동물 실험을 전문으로 하는 연구원이 어우러져 체계적인 연구를 하는 실험실입니다. 난치성 질환의 진단을 위한 화합물 개발뿐만 아니라 암, 안과질환 치료를 위한 DDS 연구 등 기초과학을 근거로 하여 의과학분야의 발전을 위한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기존의 저분자 의약품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하여 창의적인 분자설계를 기반으로 한 고분자 화합물의 합성 및 분석을 연구하기 때문에 전통적인 화학 합성뿐만 아니라 생화학, 의과학으로의 응용까지 배울 수 있는 연구팀입니다.
3. 연구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보통 화학을 전공하면 화학재료 분야나 제약회사, 석유회사 등으로 많이 진출하게 됩니다. 저 또한 제약쪽에 관심이 있었고 특히 신약개발 분야에서 연구원으로 살고 싶은 꿈을 꾸면서 공부하였습니다. 특히 석사 때부터 화학합성을 넘어 의학 분야로 응용할 수 있는 생유기화학을 연구하며 저의 온통 관심은 실제로 쓰일 수 있는 의약품의 개발 연구였습니다. 학문적인 가치뿐만 아니라 실용화할 수 있는 혁신적인 의약품의 개발에 대한 열정과 열망이 연구원으로써의 삶을 이끌 수 있었던 것이라 생각됩니다. 그리고 같은 분야를 전공하는 많은 사람들이 있지만 화학과 생물, 의학을 모두 경험할 수 있는 연구를 하는 것은 정말 흔치 않은 일입니다. 그만큼 다양하고 폭넓은 연구로 지경을 넓힐 수 있고 한쪽에만 치우치지 않은 융합적인 지식을 쌓으므로 특별하고 가치있는 연구를 할 수 있다고 자부합니다. 이러한 연구를 할 수 있는 연구팀을 만났다는 것에 감사합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취업을 목표로 한 기술이나 전공은 많습니다. 잘 취업하려면 어떻게 해야할지를 물어본다면 다양한 취업 스킬들을 나열할 수 있겠죠. 그렇지만 취업이 끝이 아니라 취업하고 나서는 그 직업이 내 삶이 된다는 것을 기억했으면 좋겠습니다. 마치 수능만 보면 끝인 것 같은데 대학에 가면 새로운 전공 공부가 시작되는 것처럼요. 그래서 저는 그 인생을 정말 기쁘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것을 고민해보라고 얘기해주고 싶습니다. 저는 앞서 언급했듯이 의약품 연구가 좋았고, 보람을 느꼈고, 원하는 화합물을 합성하고 원하는 결과가 나왔을 때 또는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더라도 생각지 못한 결과가 나왔을 때 희열을 느낍니다. 연구원으로써 사는 것은 단순히 일을 하는 직장에서 직장인으로 사는 것이 아니라 자기가 공부해보고 싶었던 것, 자기가 연구하고 싶었던 것, 자기가 이루고 싶었던 것을 이룰 수 있는 직업입니다.
많은 연구자분들이 연구가 쉽지 않고 그 시간을 견뎌내야 한다는 얘기를 많이 합니다. 연구를 하면서 자기가 연구하고 싶었던 것을 버리고 싶을 정도로 연구가 힘들어질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내가 지금 해야하는 실험과 내가 지금 해야 하는 앞에 있는 연구만 보는 것이 아니라 나의 연구를 기반으로 한 의학, 제약, 학술적인 분야까지의 성과를 그려보고 구체적으로 계획하며 크게 본다면 연구하며 겪는 많은 힘든 일은 자연히 지나갑니다. 그냥 지나가는게 아니라 내 머릿 속, 내가 딛고 있는 연구분야에서 한 획을 그으며 지나가는 것이니까 결코 가치 없는 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후배들에게 해 주고 싶은 말을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지금 현재 하고 싶은 것에 집중하며 꿈을 그렸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처음 제가 연구원으로 일을 하면서 과한 열정때문에 과로를 했던 기억이 나는데, 장기적으로 보고 몸과 마음의 건강을 모두 챙겨서 좋은 연구결과와 과학도로써의 기쁨과 행복한 자기의 삶도 함께 누리면서 연구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입니다.
5. 연구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지금껏 배웠던 지식을 바탕으로 더 발전되고 가치있는 연구를 하고 싶습니다. 또한 의학 분야도 더 공부하여 다양한 난치성 질환을 위한 혁신적인 치료제를 개발하는 연구를 하고자 합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이 자리를 빌어 본 연구의 책임자이시자 저의 연구원으로써의 삶을 지도해주신 김윤경 박사님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다양한 연구 경험과 인생 경험을 토대로 연구하시는 모습을 통해 열정 있는 연구자의 자세를 많이 배웠습니다. 연구를 위한 조언뿐만 아니라 격려, 도전할 수 있는 용기를 항상 심어주시고 지지해주신 덕분에 연구를 끝까지 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본 연구를 위해 밤낮으로 같이 고생한 정혜연 박사님과 김보람 연구원, 항상 힘이 되어주고 연구를 기쁘게 할 수 있게 함께 해 준 허주영 연구원에도 감사의 말씀 올립니다. 아울러 바쁘신 상황 가운데에서도 협력해서 공동연구를 해주신 KAIST의 김진우 교수님, 김형태 박사님, 이은정 박사님께도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항상 저를 믿어주고 응원해주시는 부모님과 사랑하는 동생들에게도 이 자리를 빌어 감사함을 전합니다. 또한 매일같이 행복을 주는 신랑과 우리 딸 아엘이에게 사랑을 전합니다.
마지막으로 제 삶을 인도해주시고 동행해주시는 하나님께 영광을 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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