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세계인구가 지속적으로 늘어남에 따라 필요한 식량도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세계적으로 경작지는 한정되어 있어 식량생산량을 높이기 위해서는 단위면적당 작물의 생산량을 늘려야합니다. 역사적으로 세계 곡물 생산량은 1960년대 녹색혁명으로 크게 증가하였습니다. 반왜성 유전자를 이용하여 밀에서는 Norman Ernest Borlaug 박사가 ‘Sonora 64’ 품종을 개발하였고, 벼에서는 Henry M. Beachell 박사가 기적의 벼 ‘IR8’ 품종을 개발하여 식량 증산에 크게 기여하였습니다. 특히 우리 나라에서는 ‘통일벼’를 개발하여 주곡 자립을 이루었습니다. 앞으로 식량 생산을 증가시키기 위해서는 제2의 녹색혁명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작물의 생산성을 높이는 연구가 세계적으로 여러 작물에서 활발히 진행되고 있으며, 노화 속도를 지연시켜 광합성이 가능한 기간을 늘리고 이를 통해 수량을 높이는 방법이 유력한 해결책으로 제시되었습니다. 이전까지 벼에서는 돌연변이를 이용하여 노화 속도를 지연시킨 연구 결과는 보고되었으나 수량의 증가로는 이어지지 않았습니다. 본 연구는 벼에서 ‘노화지연 (Stay-green)을 통한 수량성 향상’이라는 가설을 증명하고자 하였습니다.
연구진은 재배벼 (Oryza sativa L.)의 아종인 indica가 japonica에 비해 출수 후 노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것을 확인하였습니다. 그리고 벼의 아종간 노화 차이는 염색체 9번에 탐색된 QTL의 map-based cloning을 수행하여 OsSGR 유전자에 의해 조절됨을 밝혔습니다. OsSGR 유전자는 엽록소 분해 경로에서 Mg++-dechelatase를 암호화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OsSGR 유전자의 기능 분석을 통해 벼의 아종간 노화의 차이는 promoter 영역에 존재하는 염기서열 변이와 이로 인한 OsSGR 유전자의 발현량 차이에 의해 나타난다는 것을 확인하였습니다. 그리고 벼 유전자원을 이용한 OsSGR 유전자의 promoter 염기서열에 대한 haplotype을 분석한 결과에서는 8개의 haplotype이 존재하였고, 이에 따라 OsSGR 유전자 발현량이 결정되었습니다. 또한 진화적 관점에서 promoter 영역에 존재하는 염기서열 변이는 재배벼의 조상인 야생벼에서 유래함을 밝혔습니다.
연구진은 OsSGR 유전자로 벼의 노화 조절이 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하여 농업적 이용 가능성을 평가하였습니다. Indica 벼에 japonica 벼의 OsSGR 유전자를 여교배 (MAB: marker-assisted backcrossing)를 통해 도입하여 근동질계통 (NIL: near isogenic line)을 육성하였습니다. 노화가 지연된 근동질 계통은 출수 후 광합성 효율을 유지하는 기간이 늘어나 등숙율은 9%, 수량은 7% 증가하여 기능적 노화지연 (functional Stay-green)임을 확인하였습니다. 이 연구결과를 통해 연구진은 ‘노화지연 (Stay-green)을 통한 수량성 향상’의 가설을 증명하였으며, 작물의 수량성 향상을 위해 노화조절 유전자를 이용한 새로운 품종 개발 방법을 제시하였습니다. 연구 과정 중 근동질 계통을 육성하기 위한 인공교배와 선발을 할 때 그리고 실험 포장에서 육성된 근동질 계통의 노화 관련 표현형과 농업적 특성을 조사하여 연구 목표에 맞는 결과를 얻었을 때가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Milyang21과 Milyang21-NIL의 노화 표현형 비교 사진>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 드립니다.
국립식량과학원은 농촌진흥청 소속 연구기관으로 식량작물, 사료작물, 풋거름작물, 바이오 에너지작물 등의 품종 개량, 재배법 개선, 생산환경 및 품질보전에 관한 시험연구와 기술지원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1962년 농촌진흥청 작물시험장으로 발족하여 현재까지 역사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국립식량과학원은 주곡 자립 달성으로 녹색혁명을 이끈 주역인 통일벼가 육성된 곳입니다. 그리고 백색혁명으로 연중 채소와 과일을 생산할 수 있게 하여 우리나라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국가 연구기관입니다. 최근에는 육성된 품종에 대해 웰빙 트렌드와 함께 소비자가 요구하고 있는 다양한 용도 및 건강 기능성과 관련된 연구도 수행하고 있어 시대의 흐름에 발맞춰 나가고 있습니다. 국립식량원에는 여러 분야에 계시는 많은 분들이 소명감을 가지고 항상 연구에 매진하고 계십니다.
3. 연구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여러 기관이 공동으로 진행한 ‘노화지연 (Stay-green)을 이용한 수량성 향상’이 목표인 이번 연구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어 큰 행운이라 생각했습니다. 또한 작물 육종이 전공인 저는 이번 연구를 통해 저와는 다른 전공의 연구자분들과 함께 실험을 진행할 수 있게 되어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경험으로 실험 주제에 대한 연구자 간의 논의와 평소 서로간의 소통이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이번 연구의 결과는 벼에서 ‘노화지연 (Stay-green)을 이용한 수량성 증가'라는 가설을 증명하였고, 특히 식량문제에 일부분 기여할 수 있는 연구결과이기 때문에 큰 보람과 자부심을 느낍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먼저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그리고 무엇을 하고 싶어하는지에 대해 충분히 생각하고 판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찾아 긍정적인 생각과 자신감을 가지고 꾸준히 연구를 진행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다양한 분들과의 대화와 다른 사람의 생각을 받아들일 수 있는 유연함이 중요합니다.
5. 연구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작물의 수량성을 높이기 위해 노화지연 (Stay-greeen)뿐만 아니라 수량구성요소 증가, 광합성 효율 증진 등의 다양한 방법을 이용하여 접근을 하고 싶습니다. 표현형 조사, 유전자원 선발, 실험 재료 육성, QTL, GWAS (Genome-wide assosiation study), map-based cloning, MAS (Marker-assisted selection) 등의 기술적 방법을 이용하여 실험을 진행할 것입니다. 또한 환경스트레스와 관련된 실험을 진행하였던 경험이 있어 이와 관련된 실험도 좀더 깊이 있게 진행하고 싶습니다. 최종적으로는 환경스트레스에 저항성을 가지면서 수량이 증가한 새로운 품종을 개발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본 연구를 진행하면서 함께 고생하신 신동진 박사님, 이시철 박사님, 이진원 박사님, 박준흠 박사님 그리고 국립식량과학원에 박사후연구원으로 있으면서 제가 근무한 과에 계신 고종민 박사님, 송유천 박사님, 박동수 박사님, 이종희 박사님, 조준현 박사님, 오성환 박사님, 이지윤 박사님 그리고 저에게 항상 많은 도움을 주신 다른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저에게 주신 조언과 실험에 대해 같이 나누었던 대화는 본 실험의 결과에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특히 공동연구로 같이 참여한 대구경북과학기술원 남홍길 교수님, 황대희 교수님, 경희대학교 안진흥 교수님, 전종성 교수님, 국립순천대학교 김대헌 교수님 그리고 일본 홋카이도 대학의 Ayumi Tanaka 교수님, Hisashi Ito 교수님, 뉴욕대의 최재영 박사님, Michael D. Purugganan 교수님께 감사드립니다. 대학생 때부터 항상 많은 가르침을 주시고 걱정해 주시는 지도교수님이신 손재근 교수님께도 감사드립니다.
마지막으로 저를 지지해주고 옆에서 지켜준 아내와 사랑스러운 딸에게도 고마움과 사랑을 전합니다.
관련 링크
연구자 키워드
관련분야 연구자보기
관련분야 논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