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본 연구는 tubby 돌연변이 마우스(이하 tubby 마우스)의 청력 손실에 대한 연구를 기점으로 시작되었습니다. 본래 tubby 마우스는 obesity, retinal degeneration, hearing loss 세 가지 phenotype 이 나타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Tubby 마우스의 phenotype 은 tubby 유전자에 발생한 돌연변이로 인해 tubby 단백질이 기능을 상실하여 나타난다고 알려져 있는데, 어떤 기전을 통해서 위와 같은 다양한 phenotype 이 나타나는지는 잘 알려져 있지 않았습니다. 2000년도를 전후로 tubby 단백질은 전사 조절인자 로서 작용할 것이라는 중요한 보고 들이 있었고 저희를 포함해 많은 연구자들이 tubby 가 전사 조절인자로 작동할 것이라 생각 했습니다.
하지만 약 20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in vivo 에서 tubby 가 실제 전사 조절인자로 작동 하는지, 그리고 tubby 에 의해 발현을 조절 받는 유전자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밝혀진 것이 없습니다. 저희는 프로젝트 초기에 mRNAseq 등을 통해서 tubby 마우스의 유전자 발현 양상에 변화가 있는지 알아보는 방향으로 접근 했었습니다. 하지만 연구를 점차 진행해 가면서 cochlea 에서는 tubby 단백질이 전사 조절인자 가 아닌 cochlear outer hair cell 의 stereocilia 에 존재하면서 stereociliary link 들의 형성과 이를 구성하는 단백질(stereocilin)의 localization 에 관여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런 새로운 발견을 통해 연구의 방향은 전혀 다른 쪽으로 향하게 되었습니다. 성장이 완료된 cochlear outer hair cell의 stereocilia 에는 두 종류의 link 가 존재하는데 하나는 stereocilia 들을 사방으로 서로 연결해 주는 horizontal top connectors(HTCs) 이고, 다른 하나는 outer hair cell stereocilia 와 hair cell 의 상부를 덮고 있는 tectorial membrane 을 연결해 주는 tectorial membrane-attachment crowns(TM-ACs) 입니다. 저희 팀은 tubby 마우스와 AKR mouse strain 의 Map1a 를 보유한 마우스가 HTCs 만 선택적으로 제거 되어 있다는 사실을 발견 했습니다. 이 마우스 모델을 이용해 cochlear outer hair cell의 기능에 TM-ACs 가 실질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HTCs 는 소음성 난청에 대한 저항력을 갖는데 필요하다는 사실을 밝히게 되었습니다. 기존에 알려진 바로는 HTCs 가 outer hair cell 의 기능에 필수적이라고 했는데, 본 연구를 통해 HTCs 보다는 TM-ACs 가 outer hair cell 의 기능에 더욱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 드립니다.
제가 속해 있는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약리학교실 김철훈 교수님 연구실은 신경과학 분야를 비롯해 환자 유래 iPSC 연구, organoid, 마우스 행동 분석 등 매우 다양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연세 의대 약리학교실 내에는 다양한 분야를 전공하신 교수님들이 계시고 활발한 세미나 활동을 통해 다양한 의견 교류와 조언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의생명과학 분야에 대한 다양한 지식과 경험을 쌓을 기회가 많습니다. 공동 연구를 진행한 연세 의대 해부학교실의 복진웅 교수님 연구팀은 inner ear 와 청각 연구 분야의 선두 주자 이시며, 훌륭한 장비와 기술을 보유하고 청각 분야에서 매우 활발한 연구 활동을 하고 계십니다.
3. 연구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본 연구 프로젝트를 시작한 초반에는 지금과는 전혀 다른 방식의 아이디어와 접근법을 가지고 연구를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무언가 의미 있는 결과가 나오지 않고 연구의 방향성이 희미 해져 갈 때, 가볍게 테스트 해 본 실험에서 우연히 놀라운 결과를 발견했고, 그 이후로 명확한 방향성과 목표를 가지고 프로젝트를 진행해 나 갈 수 있었습니다. 논문들을 찾아보면서 아이디어를 구상하고, 직접 실험을 통해 증명하여 실제로 예상했던 것과 같은 결과를 얻었을 때, 그 어떤 일 보다도 큰 희열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또한 아직 아무도 모르는 흥미로운 사실을 세상에서 가장 먼저 알게 된 다는 점에서 자부심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연구자 로서의 길을 걷기 위해서는 ‘흥미’가 가장 중요한 것 같습니다. 본인이 하는 연구가 단순히 일이 아니라 마치 게임과 같이 흥미와 재미를 갖는다면 매일 같이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르고 하루 빨리 실험 결과를 확인해 보고 싶은 마음이 생기게 됩니다. 반면 별다른 흥미를 갖지 못하고 연구를 하다 보면 새로운 사실을 알고 싶은 의욕도 잘 안생기고, 똑 같은 실험을 해도 더 힘들게만 느껴질 것입니다. 본인이 현재 하고 있는 연구에서 흥미를 찾거나 혹은 자신이 흥미를 가질 수 있는 일을 찾는 것이 연구자로서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길인 것 같습니다.
5. 연구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지금까지 연구하면서 기술적 한계나 여러 부족한 점들로 인해 정말 궁금하고 답을 알고 싶었지만 해결하지 못한 것 들이 많이 있습니다. 저는 이제 곧 산업계로 자리를 옮기게 되어 본 연구를 지속할 수 없지만, 저희 연구실에서 이어지는 후속 연구를 통해 더욱 좋은 결과들을 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또한 발표된 논문을 시발점으로 이 쪽 분야를 연구하는 세계의 연구자들이 많은 관심을 가져줘서 제가 궁금해했던 것 들에 대한 답을 알게 되는 날이 오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오랫동안 아낌없는 지원과 조언을 해 주신 김철훈 교수님, 복진웅 교수님과 연구에 참여하고 조언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제가 지금까지 연구를 해 올 수 있도록 많은 이해와 배려를 해준 아내와 아들, 장인 장모님, 그리고 부모님께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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