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만성신부전증의 유병률이 증가하고 있으며 2019년 대한신장학회에선 우리나라의 추정 만성신부전증 환자 수를 약 460만명이며 연평균 약 8.7%의 속도로 환자 수가 증가한다 보고했습니다. 이런 만성신부전증 발생의 가장 큰 원인은 당뇨로 인해 발생하는 당뇨성 신부전증으로 당뇨성 신부전증 환자의 치료에 세계적인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당뇨성 신부전증 환자에서 선택 가능한 당뇨약제는 매우 제한적인 상태입니다.
metformin은 저혈당 유발 위험이 낮으며 심혈관질환 발생을 예방하는 것으로 알려져 미국당뇨학회(American Diabetes Association)에서 당뇨 환자의 초기 치료 약제로 권장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metformin이 같은 Biguanide계열 약제인 Phenformin과 Buformin 시판 당시 만성신부전증 환자에서 젖산 산증(Lactic acidosis)의 유병률이 높았다는 이유로 3기 이상의 만성 신부전증 환자에서 투약이 금기시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Cochrane review에서 만성신부전증 환자에서도 metformin 투약이 다른 당뇨 약제에 비하여 젖산 산증을 높이지 않는다는 의견을 제시되어 아직까지 그 사용에 대해 토론의 여지가 있고 결론이 명확하지 않은 상태입니다.
본 연구팀은 만성 신부전증 환자에서 metformin의 투약이 다른 당뇨약제 치료에 비해 실제로 젖산 산증의 유병률을 높이는지, 나아가 metformin을 만성 신부전 환자에서 투약했을 때에도 말기 신부전으로의 진행과 사망률 감소에 효과가 있을지 연구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본 연구는 서울대병원과 보라매병원의 당뇨성 신부전증 환자 10,426명의 투약력을 후향적으로 분석하여 만성 신부전증 3B기 (estimated glomerular filtration rated 30 mL/min/1.73m2 to <45 mL/min/1.73m2) 환자에서 metformin 투약이 말기 신부전으로의 진행과 사망률 감소효과가 있으며, 만성 신부전증 환자에서 metformin 안전성을 보고하였습니다. 물론 추가적인 전향적 연구가 필요하겠지만 본 연구를 바탕으로, 싸고 심혈관질환 발생에 있어 효과적인 약제인 metformin이 당뇨병성 만성 신부전증 환자에서도 안전한 투약 가능성이 열렸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런 가능성에 많은 국내외 연구자들이 관심을 보여 이 연구의 초록을 2018년 미국신장학회 Annual Meeting에서 구연발표를 하였습니다. 발표 당시 미국신장학회에서도 저희의 연구를 주목하여 학회 신문에 크게 소개된 바가 있었습니다. 이후 약 1년간의 Revision 과정을 통해 미국 당뇨학회지인 Diabetes care에 게재할 수 있었습니다. 4월 세계적인 의학신문인 Medscape에서도 본 연구를 인터뷰하였으며 (https://www.medscape.com/viewarticle/927999#vp_1), 6월 서울의대 이달의 연구에 선정되었습니다. 이번에 한빛사에서도 관심을 보여주셔서 깊이 감사드립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 드립니다.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이정표 교수님의 연구실은 만성콩팥병과 신장이식 환자들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하는 연구실로, 아직은 치료법이 충분하지 않은 신장섬유화에 새로운 치료법을 찾기 위한 다양한 신장질환 동물 및 세포모델을 이용한 신약 발굴을 위한 기초의학실험부터, 인체자원을 이용한 중개연구, 보라매병원, 서울대병원 신장내과 외래 추적관찰 환자 약 10만명의 자료의 기반으로 한 환자 코호트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임상 연구 및 중개연구에서 얻어진 가설을 증명하는 동물실험, 세포 실험 또한 진행하며 유수의 외부기관들과 공동연구를 활발하게 하고 있는 연구실입니다. 이렇게 개발된 진단법과 신약 후보물질을 환자에게 투여하는 임상시험에 적용하고자 노력들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3. 연구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영광스럽게도 이 연구는 제가 처음으로 받은 연구 주제입니다. 연구자로서 첫 걸음을 떼는 저에게 좋은 주제를 주시고 지도해주신 이정표 교수님과 공동연구자 선생님들께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모든 연구가 그렇겠지만, 첫 연구이다 보니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었습니다. 특히, 코호트 연구의 특성상 환자마다 검사 시기, 약제 투약 기간과 용량 등이 제각각 이어서, 이런 데이터를 정리하고 효과적으로 분석을 하기 위해 많은 고민을 했었습니다. 많은 고민을 하며 내린 결론에 많은 분들께서 귀 기울여 주셔서 감사드리며, 이번 경험을 바탕으로 더 나은 연구를 진행할 수 있게 꾸준히 노력하겠습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 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앞서 말씀 드렸다시피 처음 연구를 시작하는 입장에서 함께 연구를 시작하는 분들께 조언을 한다는 게 다소 민망하여 함께 연구를 시작하는 사람으로서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임상 의사로서 선행 연구의 결과를 습득하여 이러한 환자들을 진료를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연구를 통해 현행 진료를 바꾼다면 내가 진료하는 환자뿐만 아니라 더 많은 환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더 가치 있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환자 진료와 연구를 병행 하면서 환자 진료보다 상대적으로 성과가 늦게 보이는 연구가 등한시될 때도 있지만, 이런 연구의 결과들이 모여 더 많은 환자의 삶을 바꾼다는 점을 마음에 새기며 부지런히 연구하려 합니다.
5. 연구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이번 연구는 실제 환자 진료 결과를 분석한 것으로써 metformin이 만성 신부전증 환자의 신기능 악화를 늦추고 사망률을 낮출 수 있다는 “연관성”을 제시했지만 그 기전을 밝히진 못하여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물론 선행 연구에서 metformin이 요세관사이질의 경화(tubule-interstitial fibrosis)와 상피간엽이행(epithelial-to-mesenchymal transition)을 늦춰 만성 신부전 진행을 더디게 한다는 보고가 있었지만 아직 정확한 기전은 알려지지 않은 상태입니다. 아직은 제가 주도적으로 실험연구를 해본 적이 없지만 연구실의 선생님들의 도움을 받아 기전에 대한 실험 연구도 진행해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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