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Fructose는 설탕과 시럽의 주성분으로 단맛을 내기 때문에 가공 음식에 많이 쓰이는데, 과다한 섭취는 지방간을 일으킵니다. 지방간은 마른 사람에게도 일어나고 간이 완전히 망가지기 전에는 큰 증상이 없어 아주 위험한 질병입니다. 교과서에 따르면 fructose는 소장에서 흡수된 후 간에서 빠르게 대사가 진행됨으로서 지방으로 직접 변환됨과 동시에 지방 합성 유전자들을 촉진합니다. 따라서, 지방합성에 필수적인 유전자 ACLY를 간에서 결손시킨 쥐를 만들고 fructose를 먹였는데, 예상과는 달리 지방간이 여전히 발생하는 것을 발견하여 본 연구가 시작되었습니다. 어떻게 fructose가 ACLY가 없는데도 지방으로 변환되었는지 In vivo isotope tracing과 mass spectrometry를 이용해 추적하면서 gut microbiota가 이 과정에 필수적이라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즉, 우리 몸에서 지방합성에 중요한 유전자를 저해한다 해도 대장에 있는 microbiota가 우회 경로를 제공하여 fructose가 지방으로 변환됩니다. 이러한 기작은 특히 fructose를 대량으로 빨리 섭취해서 (예: 쥬스나 음료수) 대장까지 fructose가 도달할때 많이 일어나므로, fructose를 천천히 흡수할 때에는 (예: 식이섬유가 풍부한 과일) 현저히 줄어듭니다. 자세한 내용이 궁금하신 분들을 위해 6월에 있을 BRIC 온라인 세미나를 통해서 설명드리겠습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 드립니다.
뉴저지에 있는 Princeton University에 속한 연구실에 있으면서 차로 1시간 거리에 있는 University of Pennsylvania 의대와 공동연구를 진행했습니다. Princeton은 아인슈타인과 영화 뷰티플 마인드로 유명하며 미국에서도 손꼽히는 아름다운 캠퍼스를 자랑합니다. 수학, 물리학, 화학과 융합된 생물학 분야 (Quantitative Biology, Biophysics, Chemical Biology)에서 특히 앞서가고 있습니다.
3. 연구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음료수나 과자, 쥬스등 거의 매일 접하는 fructose를 연구하다보니 데이타가 나올때마다 제 생활 습관도 변하는 것을 느꼈고, 부모님과 친구들에게도 쉽게 설명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한번은 초청 세미나를 하고나서, 초청하신 분께서 말씀하시길 평소에는 세미나 끝날즈음 다 사라지는 과자와 음료수가 오늘은 많이 남았다며 놀라워하시던 일이 떠오릅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Metabolism이 최근에 각광을 받으면서 점차 많은 사람들이 연구에 뛰어들고 있습니다. 식상하게 들릴수도 있지만, 1) 매번 바뀌는 연구 대세에 치우치지 말고 본인이 좋아하는 분야를 찾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2) 이미 찾았다면 분야를 쉽게 바꾸기 보단, 본인의 분야에서 최고의 전문가가 되십시오. 그러기 위해서는 세계 최고의 축구 선수가 유럽리그에 가듯이, 과학자도 최고 수준의 사람들과 함께 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5. 연구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올해 5월부터 University of California, Irvine에서 제 랩을 갖게 되었습니다. 암연구를 하는 아내 이진아 (Gina Lee) 박사도 본인의 랩을 같은 학교 안에 갖게 되어, 자기 분야 전문지식을 통해 서로 도우면서 연구를 진행할 계획입니다. Metabolomics와 isotope tracing을 이용하여 대사질환이나 암연구에 관심 있으신 분들은 언제든지 연락 주시기 바랍니다 (Jang lab: https://sites.uci.edu/janglab, Lee lab: https://sites.uci.edu/ginalee/)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그저 동물이 좋아 생물학과에 들어가고, 전공수업때 눈에 보이지도 않는 유전자와 단백질을 공부하면서 회의감이 들었지만, 대학원에 들어가 실험을 하면서 차차 경이로움을 느끼며 빠져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초짜 대학원생을 과학자로 다듬어 주신 석사 지도교수님이신 정종경 교수님, 그리고 고규영 교수님, 임대식 교수님, 충남대 의대 송민호 교수님 포함, 많은 카이스트 교수님들께 감사드립니다. 그 당시 함께 동고동락했던 생명과학과 선후배, 동기들이 전세계에 각지에 퍼져 과학자들로서 이름이 오르내리는 것을 보며 참 뿌듯합니다. 10년 전에 유학가서 교수로 임용되기까지 믿고 기다려주신 저희 가족과 처가 식구들에게도 못다한 말이 참 많습니다. 끝으로 정신적으로 힘든 유학생활 동안 만난 하나님과 보스톤, 뉴욕 교회 식구들에게도 잘 지내고 (코로나 바이러스가 진정되는 대로) 서부로 꼭 놀러오라고 전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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