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정자와 난자가 만나서 수정이 된 이후의 배아 발달과정에 대한 연구는 많은 연구자들의 주요 관심사로 오랫동안 다양한 방면으로 지속되어 왔습니다. 수정 이후 정자와 난자로부터 온 각각의 genome은 빠르게 reprogramming이 되어지는데 아직 정확하게 어떻게 시작되고 진행되어지는지에 대한 이해는 부족한 상태입니다. 이번에 저희는 본 논문을 통해 이를 설명하는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였습니다. 재미있게도 정자의 DNA가 난자로 들어간 이후에 난자에 있는 splicing kinase인 SRPK1 (splicing에 관여하는 SR 단백질들을 인산화 시키는 것으로 알려짐)이 정자에서 온 DNA를 감싸고 있는 protamine (정자의 경우 protamine이 histone을 대신하며 이를 통해 더 응축된 형태를 가질 수 있음)을 인산화 시킴으로써 parental genome reprogramming이 시작된다는 것을 확인하였습니다.
또한 이와 동시에 NPM, HIRA와 같은 단백질들을 “부” 로부터 전달된 DNA에만 특이하게 끌어들임으로써 응축된 “부”의 DNA를 풀어주고 다시 protamine에서 histone으로의 교체를 완성하도록 촉진하는 것을 증명하였습니다. 이러한 연구들은 전통적인 방법과 더불어 최근 뜨거운 연구 주제 중 하나인 phase separation 모델을 이용하여 진행되었고, 또한 open chromatin region을 확인할 수 있는 ATAC-seq을 통해서 흥미롭게도 수정 후 “부”와 “모”의 genome이 synchronized reprogramming을 경험하게 된다는 것을 발견하였습니다.
본 연구의 연장선상에서 “부” 로부터 자식에게 DNA 염기서열 이외에 전달되어 지는 epigenetic한 정보에 대한 연구도 상당히 흥미로운 것 같습니다. 새로운 연구방법 기술들이 이에 대한 연구를 뒷받침하고 있는데, 저희도 추후 저희가 새로 개발한 sequencing 방법을 이용하여 흥미로운 연구를 진행할 예정에 있습니다.
그리고 한 가지 에피소드로서는 본 논문과 관련하여 앞서 설명 드린 것과 같이 ATAC-seq 을 진행하였는데, 실험을 진행하기 전에 몇 가지 우려 사항들이 있었습니다. 첫번째로는 여러 랩들이 ATAC-seq을 2-cell stage 이후부터는 성공한 사례가 있지만 그 이전 zygote 상태에서는 성공한 사례가 없었습니다.그리고 fertilized egg를 이용 했어야 했기 때문에 한번에 사용할 수 있는 샘플 수가 상당히 제한 (~100 fertilized eggs) 적이어서 제대로 된 실험 결과를 얻을 수 있을지 의심스러웠습니다. 그래도 몇 번의 조건을 테스트한 이후에 예상보다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고 이를 통해 예상하지 못한 흥미로운 결과를 발견할 수 있어서 좋았던 것 같습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 드립니다.
제가 소속된 대학은 University of California, San Diego로 매우 좋은 날씨와 자연환경으로 잘 알려진 캘리포니아 주의 샌디에고 라호야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또한 주변에 Scripps Research Institue, Salk Institue와 같은 여러 좋은 연구소들이 함께 위치하고 있어 공동연구에 좋은 환경을 갖추고 있습니다. 저희 실험실은 Xiang-Dong Fu 교수님의 지도하에 현재 Scientist 2명, PostDoc 7명, Ph.D. candidate 1명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RNA biology 및 Transcription관련 메커니즘 연구를 기반으로 상당히 다양한 분야와 접목시켜 활발하게 연구를 진행 하고 있습니다. 저희 실험실은 단 한 명도 서로의 연구 배경 지식과 기술들이 겹치지 않을 정도로 매우 다양한 분야의 연구자들이 한 실험실에 모여 토론하고 실험실 내에서 서로의 장점을 살려 공동연구를 한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번에 발표한 논문도 이러한 실험실의 문화에서 만들어진 결과물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3. 연구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저는 석,박사, 그리고 포닥 과정까지 기초과학 분야에서 주로 연구를 진행해 왔습니다. 제가 수행하는 하나 하나의 연구 결과가 생명현상을 이해하는 데 작은 보탬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보람을 항상 느끼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저의 연구 성과가 밑거름이 되어 언젠가 생명현상의 중요한 발견 또는 인간의 질병 치료와 같은 중대한 연구개발에 이바지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연구를 계속 진행하고 있습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이전에 많은 분들이 다양한 방면에서 이미 좋은 조언들을 해 주셨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저도 아직도 부족해 스스로 고민하고 있는 생각 몇 가지만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아마 좀 진부한 이야기처럼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지금 있는 자리에서 이후에 독립적인 과학자가 되기 위한 훈련과정으로써 임하시고 항상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먼저 기르시기를 바랍니다. 연구 중 항상 마주하는 문제를 해결하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자신만의 전문성을 갖기 위해 항상 고민하시기 바랍니다. 주변의 훌륭하신 분들과 함께 연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경쟁이 심한 이 분야에서 자신만의 영역을 확보할 수 있게 도와줄 것이라 생각합니다. 새로운 지식과 기술을 접하고 배우는데 두려워 하시지 말기 바랍니다. 이는 여러분들이 하시는 연구에 새로운 아이디어와 방향을 제시해 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항상 열린 마음으로 여러분 주변 연구 동료들을 도와주시고 오래 함께 할 수 있는 좋은 사람들을 만드시기 바랍니다. 이들은 여러분의 무엇보다도 가장 큰 힘과 자산이 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5. 연구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가장 가깝게는 R-loop 이라고 불리는 RNA:DNA hybridization 관련된 연구성과를 맺으려고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현재 3D genome organization 관련된 연구를 수행중에 있는데 이 또한 빠른 시일 내에 마무리를 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와 동시에 새로운 sequencing method 개발에 관심이 많아서 다양한 시도를 하였고 이미 개발이 완성된 RNA-Chromatin interaction 및 single cell method를 기반으로 현재 연구를 매진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더 좋은 연구 내용으로 서로 공유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먼저 연구를 지도해 주시고 훌륭한 과학자로서 직접 좋은 본을 보여주시는 저희 Xiang-Dong Fu 교수님께 감사드리고, 가족 같은 저희 실험실 전체 멤버들에게 정말 감사드립니다. 특히 좋은 친구로서 옆에서 아낌없는 조언을 해 주는 Lantao Gou에게 고맙다는 말 전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UCLA에서 박사과정 하느라 정신 없을 텐데도 끊임없는 지지와 매일 저에게 힘을 주는 평생 연구 동료이자 제 사랑하는 아내 “한지연”에게도 꼭 고맙다는 말 하고 싶습니다. 또한 저 멀리 한국에서 항상 저를 위해 기도해 주시는 저희 부모님과 응원해 주시는 장인, 장모님께도 항상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학위과정 이후에도 항상 응원과 좋은 조언을 해 주시는 고려대학교 이영식 교수님과 이전 저희 고려대학교 실험실 멤버들에게도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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