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의학 분야에서 인공 지능의 접목은 더 이상 머나먼 이야기가 아닙니다. 다양한 의료 영상에서 진단의 보조 역할을 할 수 있는 다양한 시스템이 개발되고 있습니다. 최근 소화기 내시경 분야에서는 내시경 이미지로 대장 용종의 조직 병리를 예측하는 ‘광학 진단 (optical diagnosis)’ 시스템 개발이 활발히 이루어 지고 있고, 이는 병리 진단에 소요되는 비용과 시간을 절감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관심이 높습니다. 인공 지능 시스템을 진단 보조에 적용할 때는 몇 가지 고려 해야 할 사항이 있습니다. 우선 이 시스템의 결과를 임상 의사, 환자, 그리고 사회가 얼마나 잘 받아들일 수 있느냐의 문제 입니다. 임상 의사가 신뢰할 수 있을 만큼 정확한지, 시스템의 진단 결과가 틀렸을 때의 책임 소재는 어떻게 할지 등의 문제가 있습니다. 따라서 아직까지 인공 지능 시스템을 진단에 적용한다면, 의사의 판단을 도와주어 최종적으로는 의사가 판단하도록 하는 방식이 가장 합리적일 것 입니다. 또한, 인공 지능의 ‘블랙박스’ 과 같은 결론 도출 방식으로 인하여, 임상 의사가 그 결과를 완전히 신뢰하고 받아들이는데 어려움이 있다는 한계점이 있습니다.
본 연구에서는 CNN (Convolutional Neural Network) 을 이용하여 ‘대장 용종의 광학 진단 시스템’을 개발 하였습니다. 기존 연구와의 차별점은 ENAS (efficient neural architecture searches via parameter sharing) 및 augmetation 방법을 적용하여 진단의 정확도를 높였고, Grad-CAM (gradient-weighted class activation mapping) 방식을 이용한 시각화를 통해 진단의 근거가 되는 병변의 위치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개발 하였습니다. 그리고 이 시스템이 실제로 임상 의사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알아보기 위하여 내시경 경험도가 다른 총 22명의 의사에 인공 지능 시스템을 적용하지 않았을 때(Test 1)와 이 시스템의 결과를 보여주었을 때(Test 2) (그림 1)으로 나누어 비교 해보았습니다. 결론적으로 인공 지능의 광학 진단 시스템의 도움을 받았을 경우, 의사의 광학 진단 정확도가 상승하였으며 특히 경험이 많지 않은 초심자에서 정확도가 가장 많이 상승 하였습니다. 또한 진단에 소요되는 시간이 줄어들어 숙련된 의사에게도 도움이 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 연구를 통하여 소화기 내시경 분야에서 대장 용종의 광학 진단과 인공 지능 시스템의 접목의 가능성을 확인 하였고, 실제로 의사의 진단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 이러한 시스템이 실시간으로 내시경 중 적용이 가능하다면, 용종의 조직 타입을 제거 전에 미리 예측하여, 제거가 꼭 필요한 용종을 선별하여 제거하는 것이 가능할 것이고 또한, 조직 병리에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그림 1. 인공 지능의 광학 진단 결과 및 시각화 방법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 드립니다.
본 연구는 서울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김주성 교수님 연구팀과 서울대학교 의공학과 김희찬 연구팀의 공동 연구 입니다. 저는 서울대학교병원 강남센터에서 소화기내과 임상 조교수로 근무 중입니다. 서울대학교병원 강남센터는 건강 검진 센터로, 소화기 내과에 총 16분의 교수님이 계시며, 매년 만 건 이상의 대장 내시경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서울대학교병원 강남센터 헬스케어 연구소에서는 건강 검진으로 축적된 35만건의 다양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건강증진의학의 연구를 주도 하고 있습니다. 맞춤 의학, 정밀 의료 관련 국책 과제를 수행 중이며, 의료 영상 및 다양한 임상 정보를 이용하여 진단에 도움이 되는 인공 지능 시스템 개발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공동 연구를 수행한 의용전자연구실(Medical Electronics Laboratory) 김희찬 교수님 팀은 웨어러블 디바이스 개발 및 생체신호처리, 인공심폐기 등 하드웨어 개발부터, 의료영상처리, 증강현실과 같은 소프트웨어 개발까지 의료 및 헬스케어와 밀접하게 연관된 다양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3. 연구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인공 지능을 탑재한 영상 진단 기기의 개발은 이미 여러 의학 분야에서 시도되고 있습니다. 기존의 의학 연구와는 달리 이러한 기술 개발에는 인공 지능 학습용 데이터 셋을 구축하고, 이에 특화된 인공 지능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임상 의사뿐 아니라 이 분야의 전문가의 역할이 매우 중요 합니다. 본 연구에서는 임상 의사로 구성된 연구팀과 의료 영상을 전문으로 연구하는 의공학 팀이 긴밀하게 협조하여 연구 성과를 이루어 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습니다. 앞으로 의학 분야에서 이러한 융합 연구가 더욱 많이 이루어지리라 생각하며 다양한 분야와의 협업이 필수적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 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저는 소화기 내과 의사로 매일 내시경 검사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건강 검진을 받는 많은 사람들의 위, 대장 내시경을 시행하고, 위험한 병변을 일찍 발견하여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가장 큰 보람입니다. 특히, 대장 용종 중 선종은 암으로 진행할 수 있는 ‘씨앗’같은 병변으로 잘 발견하여 적절하게 제거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평소 대장 내시경을 시행하면서, 용종의 경우 내시경 중에 미리 선종인지 아닌지를 알 수 있다면, 병리 소견까지 기다리지 않아도 미리 결과를 알려줄 수 있으며 제거가 불필요한 용종을 떼어내는 일을 적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곤 했습니다. 임상 분야에서 필요한 기술은 실제 환자를 진료하고 치료하는 과정에서 그 힌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 많은 의사 후배들에게 지금까지의 진료와 치료의 방식에 대하여 새로운 생각과 접근을 해보기를 권합니다. 앞으로의 의료는 지금과는 다른 방식으로 많이 발전하고 바뀌리라 생각합니다. 새로운 기술에 대한 수용적인 태도가 이 분야에서 앞서나갈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5. 연구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이 연구에서 개발한 시스템을 실시간 내시경에 적용할 수 있도록 후속 연구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또한 관련된 연구로는 내시경 중 대장 용종의 발견을 도와주는 인공 지능 시스템을 개발하는 연구를 진행 중 입니다. 궁극적인 목표는 대장 내시경 중 대장 용종을 발견하고 그 조직 진단을 예측하는 광학 진단까지 가능한 시스템을 만들어서 실제로 검사에 적용 가능하게 하는 것 입니다. 대장 암 예방을 위한 대장 내시경의 수요가 점차 늘어나는 만큼 이러한 기술은 추후 실제 임상에서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좋은 데이터 셋이 없다면 시작조차 어려웠을 연구이기에, 평소 진료 시 내시경으로 많은 용종을 찾고, 좋은 이미지를 남겨주신 강남센터의 소화기 내과의 모든 교수님들께 진심으로 감사 드립니다. 또한 시스템의 검증을 위해 두 번의 테스트에 기꺼이 응해주신 서울대학교병원 소화기 내과 전임의 선생님, 좋은 연구를 함께 진행할 수 있었던 이동헌 연구원, 김희찬 교수님, 그리고 이 연구의 시작부터 끝까지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주신 김주성 교수님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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