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퇴행성 뇌질환은 독성 단백질 응집물(toxic protein aggregates)이 쌓이고 퍼지면서 뇌의 여러 부위의 기능 저하를 유발하여, 인지저하나 이상운동 증상과 같은 임상 양상을 보이고 서서히 악화되는 것을 특징으로 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독성단백질 응집물로는 루이소체(Lewy bodies)가 있고, 이는 파킨슨병(Parkinson’s disease) 및 루이소체치매(dementia with Lewy bodies)에서 발견되는 주요 병리학적 소견으로 이 두 질환을 합쳐서 루이소체질환(Lewy body disease)이라고 합니다. 초기에 뚜렷한 운동기능 저하를 동반하고 수 년에서 십 수년 뒤에 치매를 동반하는 파킨슨병과 달리, 루이소체치매는 초기부터 파킨슨 증상뿐만 아니라 치매 증상도 뚜렷하게 보이게 됩니다. 이러한 이유로는, 치매를 특징으로 하는 알츠하이머병에서 발견되는 독성 단백질 응집물인 베타 아밀로이드(β-amyloid, 줄여서 아밀로이드)와 타우(tau)가 루이소체치매에서도 높은 비율로 동반되기 때문이라는 보고가 많습니다. 이러한 연구 결과를 통하여서 가진 두 가지 의문은, 1) 루이소체질환에서 동반하는 알츠하이머병의 병리학적 소견, 특별히 아밀로이드는 치매 발생에 어떠한 영향을 주고, 2) 이 아밀로이드의 침착은 루이소체질환의 특징인 도파민 신경세포의 소실과 어떤 연관성을 가지고 인지기능에 영향을 주는가 하는 것이었습니다. 도파민 신경세포의 소실은 18F-FP-CIT positron emission tomography (PET, 페트), 아밀로이드 침착은 18F-florbetaben 페트를 이용하여서 측정하였습니다. 이 논문에서 밝힌 점은, 1) 루이소체질환에서 아밀로이드의 침착은 도파민 신경세포 소실과 연관하여서 후방 피질부위, 특별히 후두엽에 침착이 되고, 2) 아밀로이드는 두정엽의 침착은 도파민 신경세포 소실과는 독립적으로 기억력 저하를 유발하고, 후두엽의 침착은 도파민 신경세포 소실과 시공간능력 저하의 연관성을 매개하며, 3) 두정엽의 아밀로이드 침착은 루이소체질환에서 파킨슨 증상 발생 대비 치매 증상의 발생 시기를 앞당긴다 것입니다. 이번 연구는 총 51명의 루이소체질환 환자에서 두 종류의 페트 검사 및 정밀인지검사를 이용하여서, 루이소체 치매에서 아밀로이드 침착과 도파민 신경세로 소실의 연관성을 처음으로 규명하였고 이들이 어떻게 인지기능 저하에 영향을 주는지를 경로분석을 통하여서 제시하였습니다. 이 논문은 독성 단백질 응집물이 독립적인 역할을 하는 것뿐만 아니라 서로 연관성을 갖고 침착되면서 뇌의 퇴행에 기여한 다는 것을 임상적으로 밝혀 냈다는 점에서 그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교신저자이신 예병석 교수님께서는 처음 이 논문의 진행을 구상하였을 때에 연구 진행에 아낌없는 도움을 주셨고, 분석 데이터의 해석이 난해하여서 어려움을 겪을 때 적절한 통계분석과 분석 방향을 제시해 주셨습니다. 핵의학과 윤미진 교수님과 이상원 박사님께서는 두 페트 검사의 정확한 정량분석을 위해 긴 시간을 애써 주셨고, 제일 중요하였던 두 페트의 연관성 mapping을 얻는 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해주셨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리비전 중 통계학자 리뷰어의 지적으로 큰 고비가 있었는데 선뜻 부탁에 응해 주시고 통계분석을 잘 마무리 해주신 세종대 이승연 교수님께도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 드립니다.
저는 신촌 세브란스 병원 신경과학 교실에서 퇴행성 뇌질환에 대하여서 연구하고 있습니다. 파킨슨병을 포함한 이상운동질환을 연구하시는 손영호, 이필휴 교수님과 치매를 연구하시는 예병석 교수님의 지도 하에 다양한 퇴행성 뇌질환의 임상적인 양상뿐만 아니라 영상분석 및 중개연구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폭넓은 시각을 가지고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고령화 사회에 따라 증가하는 해당 환자군과 상기 분야에 대한 관심으로 교수님들 하 강사 및 연구원들까지 열심히 연구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임상에서 많은 환자들을 보고 경험하면서 갖게 되는 의문들로 연구의 주제를 삼고, 이를 통하여 얻은 결과를 임상에 다시 적용함으로써 환자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연구를 할 수 있다는 것이 저희 교실의 장점입니다.
3. 연구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저희 신경과학 교실은 대표적인 퇴행성 운동장애 질환인 파킨슨 병과 퇴행성 인지장애 질환인 알츠하이머병을 구분없이 동시에 진료하고 연구한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입니다. 이번 연구에서 살펴본 루이소체 질환 중에서 루이소체치매는 파킨슨 증상과 치매를 동시에 가지고 있기 때문에, 치매와 파킨슨병을 따로 진료하는 병원에서는 이를 초기부터 정확하게 진단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저희 기관은 퇴행성 뇌질환에 접근합에 있어서 이를 동시에 고려하기 때문에 여러 환자들을 동일한 프로토콜로 진료를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치매가 주요 증상인 환자에게서 파킨슨 증상을 검사하고, 파킨슨 증상이 주된 환자에게서 인지기능을 살펴봄으로써 통합적인 시각으로 퇴행성 뇌질환을 바라보고 연구할 수가 있었습니다. 퇴행성 질환을 바라보는 넓은 시각을 갖게 해주시고, 이에 대한 연구를 뒷받침하는 영상분석 및 중개연구까지 공부할 수 있게 해 주신 교수님들께 감사드립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뇌신경과학과 퇴행성 뇌질환은 현재와 미래의 과학 분야에 있어서 그 중요성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아직까지 상기 질병들은 대증적인 치료 외에는 다른 치료적 접근이 없는 것이 현실이나 반대로 생각하면 그만큼 연구할 것이 많다고 생각할 수 있겠습니다. 기초연구, 중개연구부터 임상 진료 및 치료의 분야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많은 연구자들이 뇌의 퇴행을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 분야에 대한 공부를 준비하시는 선생님들께서는 내가 하고 있는 연구가 정말로 많은 사람들에게 큰 혜택을 줄 수 있다는 보람과 자부심을 갖고, 하고 계신 연구에 정진하셨으면 좋겠습니다.
5. 연구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저의 최종적인 꿈은, 퇴행성 뇌질환의 병의 경과를 바꿀 수 있는 disease modifying treatment를 개발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하여 올해부터는 임상 진료분야에서 잠시 떠나 기초 실험을 배우기 위하여 University of Pennsylvania에 있는 Center for Neurodegenerative Disease Research에 오게 되었습니다. 실험연구를 통하여서 퇴행성 뇌질환의 병인을 규명할 수 있다면 이를 막는 치료제의 개발도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초실험부터 임상실험 및 환자진료까지 아우를 수 있는 능력 있는 퇴행성 뇌질환 연구자가 되기 위해 계속적으로 노력할 계획입니다. 또한 이를 통하여서 퇴행성 뇌질환으로 고통받은 많은 환자들과 그들을 간병하는 보호자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의사이자 의학자가 되고 싶습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다시 한 번 좋은 기관에서 좋은 지도 하에 마음껏 연구를 할 수 있게 해 주신 손영호, 이필휴, 예병석 교수님께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또한 제 연구를 소개할 수 있게 해 주신 한빛사에 감사의 인사를 드리며 앞으로도 계속적으로 좋은 논문을 소개할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마지막으로 늘 저를 위해 기도해 주시는 부모님과 먼 타국까지 동행하여 주고 저희 연구 활동을 지지해주며 저에게 안식처가 되어 주는 제 아내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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