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식물 마이크로바이옴(plant microbiome)은 식물의 표면, 내부 및 주변(토양, 물 등)에서 식물과 상호작용을 하는 미생물 군집과 이들의 유전체의 총합을 뜻합니다. 식물 마이크로바이옴은 인간 및 동물의 장내 마이크로바이옴과 마찬가지로 식물의 영양, 생리, 생장 및 발달에 관여하며, 가뭄이나 염분 등의 환경 스트레스에 대한 내성, 그리고 식물 병원성 미생물 및 해충에 대한 저항성을 조절함으로써 식물의 적합도(fitness)에 깊게 관여한다는 것이 밝혀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식물 마이크로바이옴의 식물에 대한 영향과 함께 이와는 반대로 식물이 마이크로바이옴을 어떻게 구성하고 조절하며, 이에 관여하는 식물의 기주인자(host factor)가 무엇인지를 밝히고자 하는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특히, 전유전체연관분석(Genome-wide association study, GWAS)가 마이크로바이옴 분야에서도 이루어짐에 따라 NRT1.1B (nitrate transporter and sensor)와 salicylic acid 등 식물 마이크로바이옴의 구조 및 기능에 영향을 주는 기주인자들이 밝혀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기주 인자의 조절을 합성미생물상(Synthetic community, SynCom)을 만들어 예측된 정보를 검증하기도 하고, 식물 생장 촉진이나 병해충에 대한 저항성 부여 및 환경 스트레스에 대한 내성 등 이로운 효과를 보여 실제 농업에 이용할 수 있는 프로바이오틱스(probiotics) 및 프리바이오틱스(prebiotics) 측면에서의 연구 또한 활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번 연구는 ‘식물의 진화 과정이 마이크로바이옴에 어떠한 영향을 주었을까?’라는 질문에 답하고자 수행되었습니다. 43개에 이르는 야생종 및 야생근연종(wild relatives) 벼와 국내외 육성 품종(variety)의 종자의 세균과 진균 마이크로바이옴을 분석함으로써 생태학적인 관점에서 식물과 마이크로바이옴을 이해해보고자 하였습니다.
Phylosymbiosis라는 진화생태학적 측면에서 벼의 종 분화에 의한 기주 인자의 변화가 세균 군집에는 약하지만 유의미한 영향을 주는 것이 확인되었고, 진균 군집의 구조에는 영향을 주지 않음을 확인하여 진균 군집은 기주 인자보다 환경요인에 더 영향을 받을 수 있음을 예측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벼를 비롯한 작물에 있어 중요한 이벤트인 domestication에 대해 세균 군집은 야생종 및 야생근연종에서의 우점 미생물이 더 우점하는 방향으로 반응하는 반면, 진균은 우점 미생물의 구성이 완전히 뒤바뀌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또한, 국내 육성 품종의 계보도(pedigree)를 통해 모계 연결을 보이는 품종들의 미생물 군집을 봄으로써 종자 마이크로바이옴의 모계 유전 가능성을 보았습니다. 이를 통해서 식물의 진화가 마이크로바이옴에 대해 진화생태학적으로 어떻게 영향을 주었는지 완벽하진 않지만 답할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았을까 생각됩니다.
이 연구와 관련된 에피소드로는 농림축산검역본부의 업무를 몸소 느낄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야생종 및 야생근연종 벼 종자를 필리핀의 국제미작연구소(International Rice Research Institute, IRRI)에서 분양 받았는데 우리나라의 식물 검역 기준 중에 벼 종자의 경우 외피가 없는 경우에는 검역 대상이 아니지만, 외피가 있는 경우에는 검역 대상으로 연구 기간 동안 검역 본부의 관리하에 있게 됩니다. 이번 연구 기간 동안 담당자께서 종자 수입부터 시작하여 모든 과정에 걸쳐 종자 및 실험 폐기물 관리를 진행해주시는 것을 보고 외래 병해충 유입을 막기 위해 검역 본부의 직원분들이 얼마나 발 벗고 뛰고 있는지를 알 수 있었습니다. 이 기회를 빌어 검역 본부 담당자분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올리고 싶습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 드립니다.
저희 연구실은 서울대학교 농업생명과학대학의 식물미생물학전공에 있는 식물균병학연구실입니다. 연구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저희 실험실은 진균에 의한 식물병 특히, 벼 도열병균(Magnaporthe oryzae)이라고 하는 식물병원성 진균을 주로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연구실 선배님들과 지금 함께 생활하고 있는 학형 및 학우분들이 벼 도열병균에 대해 유전체, 후성유전학, 전사 인자, Ubiquitin 및 SUMOylation, small RNA, effector 등 다양한 주제를 가지고 wet lab과 dry lab이 함께 연구 성과를 만들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실험을 통한 증명을 하는 wet lab과 생물정보학 기반의 분석을 수행하는 dry lab이 공존하고 있어, 굉장한 synergy를 낼 수 있는 것이 저희 연구실의 가장 큰 장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 점 때문에 마이크로바이옴을 처음 수행하였음에도 많은 일을 진행할 수 있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3. 연구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마이크로바이옴 연구는 배양학적 방법을 이용한 미생물의 분리와 분자생물학적 방법을 이용한 미생물 자체에 대한 연구뿐만 아니라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NGS, next-generation sequencing)을 이용하여 대량의 유전체 정보를 만들고 이를 생물정보학적 도구로 분석을 하기 때문에 컴퓨터를 활용한 분석 능력 또한 요구됩니다. 사실 저는 석사 때까지만 해도 컴퓨터를 이용한 분석에 대해서 하나도 모르는 상황이었습니다. `박사 과정 때 마이크로바이옴에 대해 접하면서 자연스럽게 생물정보학을 접하고 이에 대한 능력을 키울 수 있었습니다.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이 능력을 키우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보람이라 할 수 있습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우선은 식물 마이크로바이옴에 대한 흥미, 그리고 그 흥미가 바탕이 된 끊임 없는 공부가 필요합니다. 특히, 마이크로바이옴 분야의 경우 식물보다 먼저 인간 장내 에서 brain-gut-microbiome axis나 특정 질병과의 연관성 등을 밝히고, 이를 밝히기 위해 새로운 분석법이나 알고리즘, 실험적 증명 방법 등이 끊임 없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단순히 식물뿐만 아니라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에서의 어떠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는지 공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앞서 말하긴 하였지만, 어느 정도의 생물정보학 분석 능력이 함께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주어진 raw data로부터 어떻게 data를 정리하고 보여줄 것이고, 그 정리된 data가 어떠한 생물학적 의미로 도출될 수 있는지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5. 연구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일단은 이 분야에 대해 생태학적인 관점에서 더 많은 연구를 해보고 싶습니다. 마이크로바이옴 내에서의 competition이나 predation and prey 등의 상호작용에 대한 연구, plant-pathogen-microbiome axis 측면의 식물병에 대한 생태학적 연구를 해보고 싶습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먼저 이 논문의 교신저자이자 지도교수님이신 이용환 교수님께 감사의 인사를 올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이 연구의 공동저자인 이기석 학우에게도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또한, 이 연구를 지원해주신 농림축산식품부 포스트게놈다부처유전체 사업단 및 미생물유전체전략연구사업단, 농림식품기술기획평가원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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