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면역관문 억제 항체치료(Immune checkpoint blockade therapy)를 포함하는 항암면역치료(Cancer immunotherapy)는 탁월한 치료 효능을 보여주고 있지만 불행히도 70~80%의 환자에서는 치료효과를 보이지 않으며(불응성), 반응성이 있는 5~10% 환자들에서 여전히 재발이 보고됩니다. 이는 암의 고유내성과 면역치료 후 발생하는 획득내성에 기인한 치료내성 때문입니다. 이러한 면역치료 내성암의 경우 항암면역치료에 의해서 오히려 종양이 급격하게 성장(줄기능)하거나 원발암은 사라졌지만 다른 부위에서 암이 발견되는 전이 현상(전이능)이 나타나며, 특히 면역세포에 대한 공격뿐 아니라 항암제와 방사선에 대해서 높은 저항성(교차내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상기의 이유들로 인해 항암면역치료 효능을 증진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치료내성 뿐 아니라 줄기능(과증식), 전이능 그리고 교차내성 등과 같은 복합적 다중악성에 기인한 불응성들의 통합제어가 필요합니다. 이러한 임상적 미충족 수요에도 불구하고 관련연구는 전 세계적으로 전무한 상태입니다.
저희 연구팀은 다양한 항암면역치료에 대한 내성암 모델 및 환자시료 분석을 통해 면역치료 후 발생하는 치료내성을 포함한 복합적 다중악성 획득기전을 밝히고 새로운 치료전략을 구축하고자 연구를 진행하였습니다. 복합적 다중악성의 통합제어 가능성에 대한 논리적 근거로서 치료내성을 포함한 복합 다중악성을 동시에 조절하는 공통인자(common factor)가 존재함을 가정하였고, 선행연구를 통해 줄기세포의 전사인자인 NANOG가 암의 줄기능 뿐 아니라 치료내성, 면역억제 및 교차내성 등의 복합적 다중악성의 공통인자임을 검증하였습니다.
본 논문에서는 HSP90A가 NANOG 신호기전의 주요 효과인자이며, HSP90A 표적화를 통한 NANOG 매개 복합적 다중악성 무력화는 면역치료에 대한 종양의 세포사멸을 증진시킴으로서 차단된 종양 특이적 T 세포의 암-면역 선순환 고리(anti-tumor immunity cycle)활성화를 유도함을 검증하였습니다. 이는 '종양세포가 면역치료에 대한 내성을 결정한다'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연구결과로서 면역치료 항암면역치료 내성암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전략을 제공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연구 결과로 생각됩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제가 연구를 진행하였던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생화학교실의 종양면역학 실험실에서는 김태우 교수님의 지도 아래 다양한 면역치료 내성암 동물 모델 및 임상 시료 분석을 모두 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 있습니다. 현재는 기 구축된 면역관문 항체치료 내성암 동물모델 외에도 여러 병원 및 기관과 협력하여 면역관문 항체치료 내성암 환자 코호트 샘플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Bioinformatics 툴을 통한 임상시료 빅 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하여 분자수준의 기전연구부터 동물모델 및 임상시료 분석을 통한 전 임상연구까지 진행할 수 있는 연구환경을 구축하였습니다.
3. 연구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가설이 검증되는 순간에 가장 보람을 느낍니다. 가설을 세우고, 가설이 검증되기까지의 과정은 운동선수들이 대회에서 우승하기 전까지 괴로운 시간을 인고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치밀한 계획을 잡고, 치열하게 고민하다가 실험결과를 받는다는 것은 그 과정에 대한 답을 받는다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보통 틀리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가설이 검증되는 순간, 끝났다는 해방감과 스스로에 대한 자부심을 느낄 때 가장 행복합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돌이켜 생각해 보면 뚜렷한 목표없이 대학생활을 하던 중 막연하게 연구를 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시작한 대학원 생활은 결코 쉽지 않았습니다. 학위과정 간 진로, 연구, 실험, 인간관계, 자존감 등과 같은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혀야 했고 많은 갈등과 스트레스를 받았던 것 같습니다. 특히 학위기간 동안 자신의 한계와 부딪혀야 하는 순간들이 많았고 이를 극복하고자 스스로에게 육체적으로 또는 정신적으로 많은 채찍질을 했던 것 같습니다. 덕분에 좋은 연구결과도 얻을 수 있었지만 몸과 마음이 지쳐갔습니다. 연구는 단거리 시합이 아닌 장거리 마라톤이라고 생각합니다. 연구에 꾸준히 집중하기 위해서는 체력관리와 스트레스 조절을 통한 자기관리가 필요하다는 점을 꼭 당부 드리고 싶습니다. 또한 성공한 연구자가 되고자 하는 눈에 보이지 않은 먼 행복을 위해 현재를 희생하는 것과 자신의 앞에 보이는 현재의 소소한 행복을 얻어가는 것의 적절한 밸런스가 유지될 수 있도록 노력한다면 보다 원만한 연구과정을 수행하실 것이라 생각됩니다.
5. 연구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저는 앞으로 항암면역치료의 내성을 극복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에 대해 연구하고자 합니다. 면역학과 분자생물학의 눈부신 발전과 함께 종양-면역 상호체계를 조절하여 암을 치료하고자 하는 항암면역치료가 적극적으로 시도되고 있습니다. 다양한 시도에도 불구하고 면역치료 내성의 발생 등으로 인해 여전히 낮은 임상적 효능을 보이고 있습니다. 따라서 새로운 이론에 근거한 새로운 시선과 시도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면역치료 내성을 면역체계 중심의 종양면역학적 관점에서 해석하려는 기존의 틀을 뒤집는 역발상으로서 '종양세포가 면역치료에 대한 내성을 결정한다'는 면역세포 중심에서 종양세포 중심으로 연구 패러다임을 전환하여 면역치료 내성극복에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이를 통해 암 환자에게 실직적으로 도움을 주는 연구를 하고 싶습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결코 짧지 않은 시간 동안 종양면역학에 대한 많은 호기심과 자신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연구자로 성장할 수 있도록 부단히 함께 노력하시며 격려해주신 김태우 지도교수님께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여러 고민을 함께 해 주시며 넓은 시각으로 연구를 바라보고 도전할 수 있도록 많은 지원과 조언을 아끼지 않으셨기에 포기하지 않고 정진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가족보다도 실험실에서 더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며 연구결과를 함께 고민하고 이끌었던 송권호 박사님(공동 제1저자), 김수연 학생(공동 제1저자), 우선랑 박사님(교신저자) 및 실험실 구성원분들께도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힘을 모았기에 좋은 연구결과를 얻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부족한 아들을 늘 최고라고 격려하시며 묵묵히 지켜봐 주셨던 아버지(오광균), 엄마(배순례)와 할머니(유다남 여사님), 모든 것을 포기하고 스스로 무너져 내렸을 때 '니가 어떤 선택을 하건 누나는 늘 너의 편이다' 라고 힘을 주었던 누나. 만약 누나가 없었더라면 지금의 나도 없다고 생각해. 너무 미안하고 고마워. 마지막으로 11년이라는 긴 시간동안 묵묵히 곁에서 연구과정을 응원해준 사랑하는 여자친구 수정이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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