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반월상연골은 인체의 무릎 관절 사이에 있는 반달 모양의 연골로서, 좌우측 무릎에 각각 내측과 외측에 하나씩 자리하고 있으며, 무릎 관절 보호 및 무릎의 원활한 운동을 돕는 쿠션 역할을 하고 있는 중요한 조직입니다.
반월상연골은 외상성 파열, 선천성 기형, 노령화에 따른 퇴행성 관절염 등의 다양한 병변이 있는데, 의학적 기술이 발달된 현재까지도 반월상연골에 대한 치료 기법 및 무릎 관절의 퇴행성 관절염에 대한 연구가 계속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특히 퇴행성 무릎 관절염은 관절 연골이 점차 마모되면서 천천히 진행되는 퇴행성 질환인데, 중년 및 노년 층에서 흔히 나타나며, 심할 경우, 무릎 관절 전체를 제거한 후, 인공무릎관절로 전치환술을 받게 됩니다. 본 연구는 이러한 다양한 병변 조건 중, 노령화에 따른 퇴행성 관절염과 반월상연골과의 연관성을 살펴보고, 지금까지 기초과학 분야에서 다루지 않았던 핵심 전사 인자에 대한 동정 및 그 역할을 조명하고자 시작되었습니다.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는 질문과 같이 정형외과의 무릎관절 분야에서는 퇴행성 관절염 발생의 시초가 무릎 뼈 표면의 관절 연골이 먼저냐, 반월상 연골이 먼저냐는 질문이 대두되어오고 있었습니다. 본 연구에서는 핵심 전사 인자를 결여시킨 다양한 조건의 넉아웃마우스 모델을 이용하여 출생 전 배아, 출생 직후 태아에서부터 성숙한 연령 때까지, 연령 별 무릎관절 조직에 대한 조직병리학적, 세포생물학적, 그리고 분자생물학적 평가 결과를 비교하여 과연, 퇴행성 변화가 어느 조직에서 먼저 시작되는 지의 관점에서 살펴본 최초의 연구 결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번 연구에서 제가 다루었던 전사인자 FOXO 유전자는 지금까지 노화 및 수명 조절에 관여하고 있다는 연구 보고가 있었고, 최근에는 이 유전자와 종양 및 당뇨병과의 연관성을 연구하는 등 전 세계 다양한 분야의 랩실에서 FOXO 유전자를 연구 중에 있습니다. 저는 이번에 FOXO1, FOXO3, FOXO4 를 각각 혹은 3가지 모두를 결여시킨 다양한 조건의 유전자 마우스 모델을 이용하여, FOXO1 과 FOXO3가 반월상 연골의 조직 발생 및 항상성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을 규명하였고, FOXO 유전자가 결여된 마우스의 배아 및 태아의 무릎관절을 조직병리학적으로 비교 분석한 결과, 무릎 뼈 관절 연골이 아닌, 반월상연골에서 먼저 퇴행성 변화가 일어난다는 것을 확인하였습니다. 그리고 그 변화의 시작은 반월상연골 세포의 비대화, 비대화 세포의 사멸, 그리고 무세포성 조직의 확장으로 인한 구조적 변화의 순서로 그 퇴행성 변화가 이루어 진다는 것을 규명하였습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 드립니다.
제가 일하고 있는 스크립스리서치인스티튜트는 캘리포니아 주의 라호이야에 위치하고 있으며, 기초 생의학연구 분야에서는 세계에서 가장 큰 비영리적인 민간 생의학연구소로서 수많은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해 낸 연구소입니다. 스크립스 연구소 내에 제가 소속된 랩실의 연구 책임자는 Martin Lotz 교수이며, 퇴행성 관절염을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연구팀으로서, 그동안 FOXO 유전자와 근골격계조직의 퇴행성 변화의 연관성 및 메커니즘을 규명해 오고 있었습니다. 제가 참여하기 전까지 이 연구팀은 무릎뼈 관절 연골에 집중 연구해 오고 있었으나, 제가 참여한 2015년도 부터는 반월상연골에 대한 연구 분야도 추가적으로 확대 되었고, 현재 저는 이 랩에서 반월상연골과 관련된 다수의 연구 프로젝트를 수행 중에 있습니다.
3. 연구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2005년도에 바이오 메디컬 회사에서 연구소 창립멤버로 시작하며 10여년간 쌓아온 연구개발 및 신제품 개발 경험은 제게 기초과학을 임상에 실질적으로 적용시켜야 한다는 의식을 확실하게 갖게 해 준 소중한 시간들이었습니다. 실질적으로 산업에 적용이 가능한 현실성 있는 연구를 추구하려고 관심을 가지다 보니, 자연스럽게 제 연구에 관심을 가져 주시는 다른 임상 과학자 혹은 의사 분들과 교류할 수 있는 기회가 더욱 늘어나게 되었고, 기초과학자와 임상연구자 사이에서 올 수 있는 견해 차이를 좁힐 수 있었으며, 서로가 협력할 수 있는 동반자 관계로 가려는데 일조하고 있다는 사실에 자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2015년도에는 제가 기초과학에 대해 좀더 독립적이고 심도 깊은 연구를 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고자 미국 행을 결심하게 되었고, 매년 이 지역으로 연수 오시는 의대 교수님들과 자연스럽게 교류하면서 임상에 대한 현실적인 조언도 듣고, 기초 과학 분야에 대한 조언도 드리게 되고, 국내에서 연구자 임상시험도 함께 진행하는 등 지속적으로 활발한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생의학연구 분야에서 정형외과 분야는 생명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할 만한 응급성 질환을 다루고 있지는 않습니다만, 인간의 고령화와 삶의 질 향상으로 인해 근결격계조직 질환으로 실생활에 지장을 받는 것을 꺼려하시는 분들이 나날이 늘어나고, 해당 치료를 위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으며, 관련 정형외과 의료기기 / 치료제 시장 분야도 매년 증가하고 있습니다. 국내 정형용 의료기기 시장은 우수한 국내 제조업체들이 선전하고 그 기술성도 인정 받고있지만, 연구 개발 투자 및 상용화와 관련하여서는 사실상 미국 및 유럽의 다국적 의료기기 기업들이 대부분의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미국 내에서는 생의학 연구 분야의 대학 진학률이 의과대 만큼이나 상당히 인기가 높은 분야 중 하나이고, 이 분야에 대한 연구비 지원 및 관련 산업의 발달이 계속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전도 유망한 분야라고 생각합니다. 유학을 준비하시는 선생님들이 계신다면, 미국에서 이 분야에 대한 연구를 활발히 하실 수 있는 여건이 충분하고, 이후에 우수한 연구 실적과 경험을 바탕으로 국내 과학 및 관련 산업 발전에 이바지 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5. 연구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다양한 근골격계 조직 질환에 대한 원인 규명, 치료재료 개발 등을 지속적으로 해 나갈 예정입니다. 그 기반이 기업이 되건, 연구소가 되건, 대학이 되건, 그 상황에 맞게 얼마든지 후속 연구가 가능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진로에 대한 폭넓은 가능성들을 두고 연구에 매진해 오고 있습니다. 주요 연구 프로젝트 중에 하나인 5년 간의 연구 결과가 마무리 단계에 있어서, 조만간 논문 게재 준비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추가적으로 좋은 논문으로 다시 인사드릴 수 있을 날을 기대해 봅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대학원 시절 저의 밑거름이 되어주신 연세대학교 정형외과 이환모 교수님, 김학선 교수님, 그리고 문성환 교수님께 감사의 말씀 올립니다. 그리고 저를 기업체로 이끌어 주신 세라믹공학과 김현민 교수님, 하늘나라에서 기뻐해 주실거라 믿습니다. 그 곳에서 부디 행복하십시오. 감사합니다. 저를 물심양면으로 후원해주시고 모든 연구개발에 지원을 아끼지 않고 밀어 주셨던 심영복 회장님과 장주웅 박사님께도 감사의 말씀 올립니다. 사회 초년 시절부터 저를 사회에서 훌륭하게 이끌어주신 분들임을 결코 잊지 않겠습니다.
10년 동안 한국 기업체에서 일해오던 저를 이력서 한 장만으로 믿고 선뜻 뽑아주신 미국의 Martin Lotz 교수님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때론 친구, 때론 선배, 때론 아버지와 같은 저의 훌륭한 조력자셨습니다. 제 인생의 최고의 멘토였다고 감히 자부합니다.
한국에서의 모든 사회적 지위와 입지를 포기하고 무모하게 미국 포닥 생활을 결정했음에도 불구하고, 제 곁에서 열렬히 응원해 준 저의 아내 영진이에게 고맙고 미안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제가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힘이 되어준 저의 보물, 라온이와 가온이. 지금 이 순간도 아이들과 고군분투하고 있을 아내에게 역시 응원의 메세지 남깁니다.
역시 고국에서 저를 말없이 응원해 주시고 계신 우리 부모님들. 제 동생. 처가 식구들.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크나큰 빚을 지고, 사랑과 응원을 받고 있음을 알고 있습니다. 여러분들의 끝없는 은혜에 감사 또 감사드리고, 그 모든 것을 일일이 다 보답드릴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저희 아이들에게 그 분들께서 가르쳐 주신 것들을 전하면서 아름답게 키우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국내 및 전 세계에서 연구개발에 힘쓰고 계시는 우리 한국 과학자 분들 힘내시고, 과학적 열정을 잊지 마십시오. 그리고, 본인의 목표와 의지만 흔들리지 않는다면 결코 그 피땀과 노력은 아름다운 결실을 맺게 해 준다는 것을 잊지 마시고, 그대로 나아 가시길 바랍니다. 저 역시 그러도록 하겠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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