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알코올성 간질환은 지방간에서 간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을 가지는 질환으로 전세계적으로 만성간질환의 가장 흔한 원인으로 알려져 있고, 알코올성 간염, 간경화, 간암으로 진행되어 morbidity와 mortality를 유발할 수 있는 중요한 질환으로 우리나라는 과거에 비해 점차 증가 추세에 있는 최근 각광 받고 있는 질환이기도 합니다. 알코올성 간질환의 발생 기전은 다양한 Risk factor와 다양한 원인이 존재해 아직까지 제대로 된 발생 기전이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특히 간질환의 초기 단계인 지방간에서 간섬유화 단계는 비가역적이 아닌 가역적인 단계로 이 시기에 제대로 된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저희 연구팀은 알코올성 간질환의 급성기 모델인 만취 모델(Binge drinking model)을 이용해 초기 알코올성 지방간의 발생기전을 밝히고자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급성기 알코올성 지방간은 간내 대식세포인 Kupffer cell의 Toll-like receptor 3(TLR3)를 통해 염증성 cytokine인 Interleukin-1β를 분비하게 되고 염증성 면역반응을 통해 지방간이 발생하게 된다고 보고되고 있고 TLR3의 ligand인 double-stranded RNA(dsRNA)는 주로 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것으로 알려져 있었지만, 알코올 섭취와 같은 비감염성 질환에서 미토콘드리아 유래 dsRNA가 TLR3의 self-ligand가 될 수 있음을 본 연구를 통해 새롭게 밝혀냈습니다. 미토콘드리아의 DNA는 prokaryote의 특징을 가지는 plasmid 형태의 DNA로 bidirectional transcription을 통해 dsRNA가 형성될 여지가 생기는데, 정상상태에서는 발생되는 mitochondrial dsRNA(mtdsRNA)가 세포에 해(害)가 되기 때문에, helicase나 exonuclease에 의해 분해됩니다.
하지만 폭음(Binge drinking) 시, 3' to 5' exoribonuclease인 Polynucleotide phosphorylase(PNPase)가 억제되어 세포 내 mtdsRNA가 축적이 되고, 축적된 dsRNA가 간세포 유래 exosome을 통해 인접한 Kupffer cell내로 전달되어 TLR3의 self-ligand가 됨을 확인했습니다. 이를 통해 급성기 알코올성 간질환의 치료 시 mtdsRNA와 exosome이 치료타겟이 될 수 있고, 더 나아가 알코올성 간질환 뿐만 아니라 주로 선천면역이 관여하는 자가면역성 질환에도 적용이 될 수 있는 미토콘드리아 DNA 유래 dsRNA가 TLR3의 self-ligand가 될 수 있음을 본 연구를 통해 제안했습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 드립니다.
저는 카이스트 의과학대학원 간질환연구실에서 공부하고,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저희 연구실은 2008년 랩을 오픈한 이래로 간질환 분야 최고의 연구자이신 정원일 교수님과 함께 기존에는 잘 알려져 있지 않았지만 최근 사회적인 문제로까지 대두되고 있는 알코올성/비알코올성 지방간, 간섬유화 및 간경변, 간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간질환의 발병 기전에 관한 연구를 비롯해서, 간질환 치료의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기 위해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습니다. 저희 랩에 대해 관심이 있으신 분은 아래의 홈페이지로 오시면 좀 더 자세한 내용을 보실 수 있습니다. (간질환연구실 주소, http://labofliver.kaist.ac.kr)
3. 연구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기초 연구를 하면서 제가 몸소 느낀 점은 실험 결과에 연연하지 않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입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저는 대학원 박사과정 동안 항상 결과의 압박을 받아왔던 것 같습니다. 가설을 세우고 실험을 하면서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나온 결과에 대해 고민해보고 원인을 분석하기 보다는, 결과를 실패로 간주하고 좌절을 했던 적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실험 결과에 일희일비하거나, 원했던 결과가 나오지 않더라도 좌절하지 말고, 결과에 대해 다시 고민해보고 가설을 잘못 세웠다면 공부를 좀 더 해서 가설을 제대로 세우고, 실험적인 부분에서 문제가 있었다면 과정 하나 하나를 천천히 되짚어보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실패를 거듭하면서 문제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해보고 고민하면 나도 모르게 어느새 훌륭한 과학자로 성장해 있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 것 입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기초연구를 한번도 접해보지 못한 의과대학 출신의 학생들이 카이스트 의과학대학원에 입학해서 공부하고, 연구하는 것은 어떻게 보면 축복받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Pipetting부터 처음 해보면서 기본을 다지고, 가설을 세우고, 다양한 실험들을 수행하며 가설을 입증하는 과정을 통해 논리적인 사고를 할 수 있는 훌륭한 환경은 돈을 주고도 경험해보지 못할 것입니다. 하지만, 좋은 연구 결과를 위해서는 그만큼 수많은 시행착오와 노력이 필요하고, 고뇌하며, 자책하는 날들도 많은 것 같습니다. 기초연구가 힘들어 포기하고 싶은 날도 많았지만, 그럴 때 함께 있는 주변 동료, 선후배들과 함께 어려움을 나누고, discussion하며 이길 수 있었던 것 같았습니다. 연구가 어렵고, 하기 싫을 때 쉽게 포기하지 마시고, 주변 동료들과 함께 인내하시면 좋은 결실을 분명히 맺으실 수 있을 것입니다.
5. 연구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저는 졸업 후 지금까지 연구한 간질환을 뒤로하고, 새롭게 삼성서울병원 유방외과에서 유방암을 연구하는 임상의로서 임상 진료와 함께 기초 연구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전임의로서 바쁜 일상 가운데 임상 연구 뿐만 아니라 기초 연구를 수행하는 것이 매우 힘들 것으로 생각되지만, 시간을 쪼개어 카이스트 의과학대학원에서 배운 기초 연구를 바탕으로 유방암의 진단과 치료에 도움이 되는 중개 연구(Translational Research)를 통해 유방암 환우들에게 조금이나마 힘이 되고 싶은 마음이 있습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저에게는 과분한 이런 좋은 결실을 맺기까지는 제 주위의 모든 사람들의 도움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먼저 4년간 저의 발전을 위해 쓴소리를 아끼지 않으신 지도교수님 정원일 교수님께 감사드립니다. 생각이 고정되어 있고, 주입식 교육으로 다져져 있는 저에게 교수님께서는 항상 "바뀌어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아직도 부족한 부분이 많지만 교수님의 가르침을 항상 생각하며 논리적으로 생각하며 연구하는 임상의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박사 학위 과정 중 연구에 많은 조언을 건내주신 김유식 교수님, 노윤석 교수님, 신의철 교수님, 이흥규 교수님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전해드립니다. 또한 Exosome sequencing분석을 통해 논문의 quality를 높여 주신 윤제현 교수님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RNA분석과 관련되어 실질적으로 많은 조언을 해주신 한진주 교수님께도 감사드립니다. 4년간 가족보다도 더 많이 실험실에서 함께 지내며 많은 도움을 준 간질환연구실 식구들인 졸업생 정종민, 김소연, 최원묵, 김명호 박사님, 재학생 심영리, 김희훈, 김예은, 양경모, 류담, 김규래, 정은영 선생님께 너무 감사드립니다. 또한 졸업 후에도 병원 Staff으로, Postdoc으로 왕성하게 활동하셔서 후배들에게 본이 되시는 변진석, 이영선, 이현승, 서원효, 은혁수 교수님께도 감사드립니다. 그밖에 저희 랩에 계시면서 도움을 많이 주셨던 유원백, 김영란 박사님, 박동민 선생님께도 감사드립니다. 바쁜 가운데 Confocal imaging에 대한 조언과 도움을 준 고현용, 양지명, 이은형과 Bioanalyzer분석에 도움을 주신 이기종, 김지예 선생님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revision시 조언을 아끼지 않은 김형돈에게도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카이스트 모임을 통해 힘들고 어려운 박사과정 가운데 큰 격려와 위로, 기도로 함께해 주신 강일석 홈장님, 구광민에게도 감사드립니다.
대학원 과정을 지지해주시고, 기도해주신 아버지, 어머니와 공부하는 사위를 뒷바라지해주신 장인어른, 장모님께 감사드리고, 연고도 없는 대전에서 4년간 소녀가장으로 아들 지후와 태중의 딸 열매를 키우며 불평하지 않고, 기도와 격려로 큰 힘을 준 사랑하는 아내 김지현에게 사랑하고 고맙다는 말을 전해주고 싶습니다. 끝으로 부족한 저를 양육시켜 주시고, 저의 삶을 인도해주시는 하나님 아버지께 이 모든 영광을 올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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