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외부에 포도당이 존재할 때 대장균이 포도당 신호를 어떤 과정으로 인지하여 더 많은 수송 단백질을 만들어 내는가라는 당연하고도 오래된 질문에 대한 해답은 최근에야 본 연구진을 통해 제시되었습니다. 즉, 대장균의 PTS를 통한 포도당 수송 과정에서 포도당의 직접적인 수송을 담당하는 막단백질인 enzyme IICBGlc 단백질이 외부 포도당의 존재 유무를 단백질의 인산화-탈인산화 신호의 형태로 변환, 포도당 존재 시 수송 단백질들의 전사 저해자인 Mlc 단백질과 결합하여 유전자 결합을 차단하게 됩니다 (Nam et al., 2001). 하지만 인산화가 enzyme IICBGlc 단백질과 Mlc간의 결합에 어떤 직접적인 역할을 수행하는지, 두 단백질간의 결합이 왜 Mlc 단백질의 DNA 결합을 방해하는 지에 대한 설명은 이후 다른 그룹들의 논문들에서 명쾌하게 제시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이번 연구에서는 enzyme IICBGlc 단백질의 수용성 도메인인 EIIB와 Mlc 단백질 복합체의 결정 구조 및 인산화된 EIIB의 구조를 유추할 수 있는 S-EIIB의 결정 구조에 기초하여 다양한 생화학적 실험을 통해 이러한 EIICBGlc - Mlc간의 포도당 신호 전달의 분자적 메커니즘을 명확히 규명해내는데 성공하였습니다. 특히, 세포막 단백질인 enzyme IICBGlc가 Mlc와 결합하여 Mlc의 repressor서의 역할을 방해하는 것이 세포막 구조나 EIIB 결합에 의한 구조 변화 때문이 아니라 Mlc에 내재된 구조적 유연성을 제한 하기 때문이라는 결론은 이와 유사한 방식으로 전사 조절이 이루어지는 transcription factor들의 연구에 하나의 가능성을 제시해 주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Mlc 단백질 및 EIIB와의 복합체의 구조를 밝히려는 시도는 Mlc를 통한 포도당 신호 전달과정을 규명한 직후인 2000년 하반기부터 시작되었습니다만 몇 년간 진전이 없었습니다. 구조를 밝히려는 기대를 차츰 접어가며 다른 주제로 연구를 수행해 왔고 학위 논문 작성을 시작할 무렵인 2004년 당시 가속기 연구소에 근무하시던 차선신 박사님과의 공동 연구를 제안 받았습니다. 사실상 크게 기대를 하지 않은 채 급히 단백질들을 뽑아 보내 드렸습니다. 몇 달 후 이 사실을 거의 잊은 채로 본격적으로 학위 논문을 작성하던 어느 날 갑작스럽게 차선신 박사님으로부터 Mlc-EIIB의 결정을 얻었으니 구조를 풀기 위한 실험을 본격적으로 시작해야겠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학위 논문 심사가 코앞이었던 시기였지만 어느 하나도 포기할 수 없었습니다. 이후 약 1년 반 가량은 학위 심사와 학위 논문의 저널 개재, 구조 관련 실험 및 논문 작성으로 전체 학위 과정보다도 훨씬 더 바쁘게 지내야 했습니다. 바쁜 만큼 보람이 가장 컸던 시기였던 것 같습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 드립니다.
서울대학교 생명과학부 석영재 교수님은 15년째 세균의 당 대사 및 이온 수송, 이와 관련된 신호 전달 및 전사 조절을 연구해 오고 계십니다. 특히 세균의 대표적인 당 수송 기작인 PTS 및 이와 유사한 nitrogen-PTS를 통한 signal-transduction 분야에서는 세계적으로 가장 선도적인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제가 교수님 부임 직후 실험실에 들어가 거의 모든 실험실 구성원들이 제 후배였음에도 불구하고, 석영재 교수님을 포함한 모두가 제 선배 역할을 훌륭히 해 준 것이 제게는 무엇보다도 고마웠습니다.
필수적인 실험을 수행하고 논문을 작성한 이후, journal에 submit하고 수정 및 보충 실험을 수행하던 기간 동안 한국해양연구원 부설 극지연구소 극지바이오센터에 선임연구원으로 머물 기회를 가졌습니다. 극지연구소는 부설 연구소로 독립한지 몇 년 되지 않은 신생연구소지만 연구 수행에 필요한 인프라 및 각 연구자들의 연구 수행 능력은 다른 어떤 연구 기관에도 뒤지지 않은 수준급입니다. 지금은 위스콘신-메디슨 대학에서 광합성 세균인 Rhodobacter sphaeroides의 singlet oxygen과 관련된 전사 조절 및 생리적 역할을 밝히는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3. 연구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및 또는 자부심, 보람
대장균, R. sphaeroides와 같은 비병원성 모델 세균을 연구하는 데에는 몇 가지 장단점이 존재합니다. 수 십 년간 연구가 진행되어 온 만큼 연구 방법, 자료, 주변 연구자들이 풍부한 반면 관심이나 지원을 받기가 쉽지 않고 세계적으로 경쟁이 치열한 면도 있습니다. 세포 대사를 연구해온 입장에서는 실험을 통해 얻어진 결과들이 큰 윤곽이 보이기 시작하는 큰 퍼즐의 빈 자리를 메우듯 전체 세포 대사의 관점에서 종합적인 이해를 가능하게 하는 경우가 많아 큰 성취감을 얻을 수 있었던 점이 좋았습니다. 기초 분야를 연구하는 미생물 연구자의 이러한 통합적인 이해 능력은 앞으로 점점 더 중요해 질 것으로 생각됩니다.
지금 있는 연구실의 지도 교수인 Timothy Donohue 교수의 경우도 20년이 넘게 R. sphaeroides의 전사 조절 및 세포 생리를 집중적으로 연구해 온 연구자입니다만 현재 미국 에너지성 (DOE)에서 주관하는 위스콘신 바이오에너지 이니셔티브(Wisconsin Bioenergy Initiative)의 연구 책임자를 맡아 5년간 1억 2500만 달러의 연구비를 총괄 관리하고 있으며, 이 또한 바이오에너지 생성 과정에서 미생물 생리학을 연구하는 연구자의 종합적인 연구 능력을 중시한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Received for article March 11, 200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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