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 등록2019-10-28
- 조회4,418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1) 논문 관련 분야의 소개
대부분의 천식 환자는 흡입 스테로이드 치료로 천식이 잘 조절되지만, 통상적인 치료로 조절되지 않은 일부 천식 환자는 장기간 전신 스테로이드를 사용해야만 합니다. 이러한 상태를 스테로이드 의존 천식이라고 합니다. 전신 스테로이드의 사용은 천식을 조절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기도 하지만, 장기간 사용하게 되면 폐렴, 결핵, 당뇨, 부신 기능 부전, 골다공증, 골절 등과 같은 다양한 합병증이 발생하게 됩니다. 더욱이 문제가 되는 것은 스테로이드의 장기 사용이 천식의 사망률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미 류마티스 관절염이나 염증성 장질환과 같은 다른 만성 질환에서는 장기간 전신 스테로이드의 사용이 이들 질환의 사망률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 잘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장기간 전신 스테로이드의 사용이 천식의 사망률을 증가시키는 지를 명확히 규명한 연구는 없었습니다.
우리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자료를 이용한 후향적 코호트 연구를 통해 장기간 전신 스테로이드의 사용이 천식의 사망률을 증가시킨다는 것을 증명했습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중증 천식 환자의 사망률을 감소시키기 위해서는 전신 스테로이드를 가능한 적게 사용하면서 천식을 조절해야 한다는 점을 시사합니다. 최근 개발된 생물학적 제제는 전신 스테로이드 사용을 감량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스테로이드 의존 중증 천식의 사망을 줄이는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입니다.
2)논문 관련 분야의 동향 및 전망
중증 천식 환자는 전체 천식 환자의 약 5-10% 밖에 되지 않지만, 중증 천식 환자의 의료비용 지출은 천식에 의한 전체 비용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큰 부담을 주기 때문에 중증 천식 환자의 관리의 중요성이 지속적으로 강조되고 있습니다. 이에 발 맞추어 최근 천식 연구 역시 중증 천식 분야에 집중되어 매우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3)에피소드
유럽호흡기학회지 (European respiratory journal)에서 논문의 주요 개정 요구 사항으로 "사망 원인에 대한 분석"을 요청하였습니다. 이 분석은 국민건강보험공단자료와 통계청 사망원인 정보를 연계해서 분석해야 했는데, 연계 승인을 받는데 시간이 많이 소요되었습니다. 개정 논문 제출마감 시한을 불과 며칠 남기고서야 분석이 완료되어 마음 고생을 했던 기억이 납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한양대학교 호흡기 알레르기 내과에서는 천식, 만성폐쇄성폐질환, 기관지확장증 등과 같은 다양한 기도질환의 임상역학연구와 중개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성공적인 연구를 위해 한양대학교의 다른 기관 (의학통계지원실, 공과대학 등)과 외부 대학 및 기관과도 공동 연구를 매우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습니다.
3. 연구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1) 연구활동을 하면서 평소 느끼는 점
대학병원에서 근무하는 의과대학 교수는 환자 진료, 연구, 교육을 동시에 해야 하기 때문에 연구 외 업무량이 상대적으로 많습니다. 또한 의과대학 의학과 대학원생 역시 임상 진료를 하고 있는 전공의나 임상강사이기 때문에 연구 인력이 많이 부족한 편입니다. 임상 의사가 이러한 환경에서 연구활동을 하면서 가장 힘든 일은 행정 업무인 것 같습니다. 일반적으로 연구와 관련된 행정 업무는 대학원에서 석사, 박사를 하면서 경험을 쌓는데, 임상 의사들은 병원에서 수련을 하면서 이러한 경험을 많이 쌓지 못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행정적인 부분을 간소화하거나 도와줄 수 있는 임상연구자에게 친화적인 연구환경이 조성되면 좋을 것 같습니다.
2) 자부심과 보람
임상연구를 하면서 가장 보람을 느낄 때는 제 연구 결과가 실제 환자를 진료하고 치료할 때 사용하는 진료지침에 반영되어 환자에게 도움을 주고 있다고 느낄 때입니다. 이번 연구 결과도 "전신 스테로이드의 장기 사용이 천식의 사망률을 증가시킬 수 있기 때문에 전신 스테로이드의 용량과 사용 기간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내용으로 진료지침에 반영된다면 정말 기쁘고 보람찰 것 같습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국민건강보험공단자료와 같은 빅데이터를 이용해서 연구를 할 때는 빅데이터 분석 경험이 많은 임상역학연구팀과 함께 한 팀을 이루어 연구를 할 것을 권유하고 싶습니다. 임상연구가가 좋은 연구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임상역학연구 전문가가 좋은 연구 디자인과 분석을 담당한다면 혼자 연구하는 것보다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5. 연구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현재 저는 주로 국내 다기관 코호트, 국민건강영양조사, 국민건강보험공단자료 등을 이용해서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기도질환에 관심이 있는 기초연구자와 협업을 하여 기도 질환의 중개 연구로 연구 분야를 확대해 나가고 싶습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좋은 주제로 연구할 기회를 주신 김상헌 교수님과 통계 분석을 위해 힘써준 남은우 교수님, 류지인 선생님께 감사드립니다. 의학통계 지원실의 연구자들과 한 팀이 되어 연구 디자인과 분석 방법에 대해 토론했던 경험은 정말 즐거웠을 뿐 아니라 제가 임상연구가로 좀더 발전할 수 있었던 기회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한양대학교 의과대학 내과학 교실/한양대병원 호흡기 알레르기 내과에서 좋은 팀을 꾸려 임상연구를 열심히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신 한양대학교의료원 최호순 의료원장님, 한양대학교병원 윤호주 병원장님, 최동호 연구부원장님, 의과대학 한중수 학장님, 노성원 의학연구지원센터장/통계지원실장님, 호흡기 알레르기내과 손장원 과장님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지난날을 돌아보면 감사의 말씀을 드려야 하는 분들이 너무 많습니다. 호흡기 알레르기 내과 의사의 길로 인도해주신 모교(전북대학교 의과대학) 호흡기 알레르기 내과의 이양근, 이용철, 이흥범, 박성주, 김소리 교수님께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삼성서울병원 호흡기 내과에서 임상강사/임상교수로 근무하는 동안 기도질환을 전공하고 공부할 수 있도록 지도해주시고 이끌어 주신 박혜윤 교수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박혜윤 교수님의 지도로 독립된 연구가로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정치량 선생님. 감사드립니다. 후배가 인생의 거친 폭풍우에 방황할 때마다 길을 잃지 않고 묵묵히 버틸 수 있도록 등대가 되어 이끌어 주셨습니다. 이자리를 빌어 삼성서울병원에서 처음 인연을 맺은 후 좀 더 나은 호흡기 의사가 될 수 있도록 지도해주시고 이끌어주신 삼성서울병원 호흡기내과의 권오정 원장님, 정만표, 서지영, 고 고원중, 전경만, 엄상원, 정병호 교수님께도 감사드립니다.
함께 임상 연구자의 길을 걸어가고 있는 최하영, 정승준, 양범희, 고령은, 신선혜 선생님에게도 감사드립니다. 때로는 외롭고 고된 이 길을 후배들과 함께 걷기 때문에 큰 위로와 용기가 됩니다.
마지막으로 사랑하는 가족에게 감사드리고 싶습니다. 임상강사/임상교수 시절에는 일주일에 며칠씩 집에 오지도 못하고 병원에서 쪽잠을 자면서 연구를 하기도 했습니다. 연구에 몰두하는 남편과 아빠의 인생을 다 이해하지는 못하지만 큰 불평없이 받아준 아내와 다빈에게 사랑하고 감사하다고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다빈이가 예쁘고 바르게 자라날 수 있도록 지난 십년 간 서울에서 다빈이를 함께 돌보아 주신 장모님과 이를 허락해 주신 장인어른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너무나도 그리운 어머니께, 당신의 아들은 당신께서 당부하셨던 대로 누군가에게 용기를 줄 수 있는 인생을 살아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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