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최근 현대사회의 서구화된 식습관으로 고혈당, 고혈압, 고지혈증, 비만 등과 같은 여러 대사성질환이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이를 예방하거나 치료하기 위해서는 식욕을 감소시키거나 기초대사량을 증가시켜야 하는데, 현재까지 시판되고 있는 다양한 식욕억제제나 다이어트 식품들의 경우 그 효과가 검증되지 않았거나 여러 부작용을 가지고 있는 문제점들이 존재합니다. 따라서 아직 알려지지 않은 식욕 및 에너지 대사 조절의 기전을 이해하고 밝히는 것은 대사성질환의 새로운 치료 전략에 기여하는 일일 것입니다.
최근 시상하부 내 신경회로 뿐 아니라 띠뇌실막세포 (tanycyte) 또한 섭취 된 영양소들을 탐지하여 식욕을 조절 할 수 있는 가능성이 밝혀졌으나 지질 특이적인 지질 감지 및 분해 기능에 대해서는 밝혀진 바가 없었습니다. 이번 연구는 미토콘드리아 단백질인 TSPO가 세포 내 지질 및 에너지 대사를 조절할 수 있다는 선행연구들을 바탕으로 띠뇌실막세포 TSPO의 지질 대사 조절 메커니즘에 대한 연구를 수행하였습니다. 저희 연구팀은 고지방을 다량 섭취한 비만쥐의 띠뇌실막세포 내에서 지방 저장주머니 역할을 담당하는 지방소립(lipid droplet)이 과도하게 축적됨을 확인하였는데, 이 세포 내 TSPO를 억제하면 AMPK (AMP-activated protein kinase)가 활성화 되면서 지방소립을 분해하여 에너지는 얻는 지질포식작용(lipophagy)이 유도되어 지방소립이 에너지원으로 사용됨을 관찰하였습니다.
또한 고지방 식이 비만쥐에서 띠뇌실막세포의 TSPO의 발현을 억제 시, 식욕 감소 및 신체 에너지대사가 증가하면서 체중 감소효과를 보이는 흥미로운 결과를 확인하였습니다. 따라서 본 연구를 통해 현재까지 알려지지 않은 뇌 시상하부 띠뇌실막세포의 지질포식작용에 의한 식욕 및 에너지 대사 조절 가능성을 확인하였으며, 이를 통해 향후 고지방 식이에 의한 비만의 치료에 새로운 치료 전략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 드립니다.
저는 현재 대구경북과학기술원 (DGIST) 뇌인지과학 전공 소속으로 신경대사연구실 (김은경 교수님 연구실, http://home.dgist.ac.kr/ekkim)에서 석박사통합과정에 재학 중입니다. 본 연구실은 대사 질환 (Metabolic disease) 및 퇴행성 뇌질환(Neurodegenerative disease)의 예방 및 치료를 위하여 호르몬, 영양 신호에 의한 신경세포의 대사와 에너지 항상성 조절에 관한 기전을 규명하는데 연구 목표를 두고 있습니다. 특히 시상하부에서 식욕과 에너지 항상성 조절에 관련하는 신경펩티드 (Neuropeptide)들의 변화와 이들의 역할 및 조절 기전을 중심으로 연구하고 있고, 아직 밝혀지지 않은 시상하부 내의 새로운 대사 조절 인자를 발굴하거나 에너지 항상성에 영향을 주는 약물을 탐색하는 등의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더불어, 본 연구실 주도로 21세기 최대 의료산업으로 주목 받고 있는 대사체학을 연구하는 국내 최초, 최대 규모의 뇌대사체학 연구센터 (Neurometabolomics Research Center, NRC)를 유치하여 Agilent Technologies의 세계 최고의 분석 장비 및 기술력, 국내외 대학병원과 첨단의료복합사업 등 의료 인프라를 결집해 미국•싱가포르•호주•한국 간의 대사체 연구를 담당하는 인력을 양성하고 질병 조기진단 융복합 기술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3. 연구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본 연구를 시작한지 거의 5-6년만에 논문이 완성되었습니다. 처음 cell line으로 실험을 시작하여 세포에서 보이는 결과들을 in vivo에 적용하기까지 수많은 시행착오들이 있었습니다. 세포와는 다르게 마우스에서는 고려해야 할 factor들이 너무 많아서 하나의 결과를 위해 조건을 잡는 부가적인 실험들이 필수적이었습니다. 또한 마우스들은 야행성으로 사람과 다르게 밤에 활동하는 동물이므로, 대사를 연구하는 저희 랩에서는 마우스의 생체 시계에 맞추어 실험을 해야하는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새벽 3시, 6시 등 특정 time point에 실험을 해야할 경우 잠을 포기하고 밤을 새는 날도 많았는데, 그렇게 힘들게 얻은 결과가 positive 할 때는 정말 보람이 있었습니다. 긴 시간이 걸리긴 했지만 김은경 교수님께서 용기를 북돋아주시고 끝까지 연구를 지지해주신 덕분에 좋은 성과로 이어져서 매우 감사하고 뿌듯합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대학원 생활을 거의 마무리 하는 시점에서 되돌아보니, 사실 즐거웠던 순간 보다는 힘들고 고된 시간들이 훨씬 많았던 것 같습니다. 처음 공부를 시작했을 때의 마음가짐과는 다르게 현실은 넘어야 하는 산이 매우 높고 많았습니다. 제가 생각한 가설대로 결과가 나오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한가지의 결과를 마무리하기까지 긴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야만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러 번의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과학적이고 논리적으로 접근하는 방법을 배우고, 완벽하지는 않지만 조금씩 성장하는 스스로의 모습을 보면서 큰 위로가 되고 힘이 났던 것 같습니다. 연구는 장기 레이스인 만큼, 조바심을 내지 않고 각 상황에서 노력을 이어나간다면 분명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도 이번 논문이 완성되기까지 정말 긴 시간이 걸렸고 중간에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힘든 시간들이 있었지만, 하나하나 결과가 쌓이고 마침내 원하는 저널지에 논문이 성공적으로 게재되었을 때 그 보람은 이루 말할 수 없는 것 같습니다. 이 분야로 진학하는 학우들과 현재 열심히 연구하고 계시는 동료 연구자 분들께 지금의 고생이 매우 값어치 있는 것이며 소중한 경험이니 힘내시라는 응원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습니다.
5. 연구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최근에 neuron뿐만 아니라 이 세포들과 communication하는 다양한 glial cells의 대사 조절 역할과 기능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어오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던 것처럼, 이번 연구의 핵심이었던 띠뇌실막세포라는 뇌세포는 제 3 뇌실벽에 위치하고, 에너지 대사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neuron들과 뇌척수액 사이를 매개하여 정보를 전달하는 특정한 세포입니다. 최근 이 세포들에서 당이나 아미노산과 같은 영양분의 신호를 감지하여 식욕을 조절한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띠뇌실막세포의 에너지 대사 조절 역할에 대한 연구들이 진행되고 있으나 아직 관련 메커니즘이나 이 세포 내의 핵심 조절자 등에 대한 부분들은 밝혀지지 않은 부분들이 많습니다. 따라서 이번 연구의 연장선으로 띠뇌실막세포의 대사 조절 기능에 관해 조금 더 폭넓고 깊이 있는 연구를 할 계획입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첫 논문이 완성되기까지 저를 지지해주시고 도움을 주신 분들이 많아서 인터뷰 기회가 오면 꼭 감사의 인사를 전해드리고 싶습니다. 우선, 석박사통합과정의 긴 시간동안 저에게 많은 가르침을 주시고 제가 독립적인 과학자로서 나아갈 수 있도록 애정 어린 지도를 해주신 김은경 교수님께 정말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여러가지 조언을 해주시고 논문을 완성하는데 큰 도움을 주신 유성운 교수님과 문제일 교수님께도 감사드립니다. 이번 논문의 제 2 저자로서 큰 역할을 해준 후배 김나연과 다양한 실험을 도와준 재면선배, 승준선배, 윤정언니, 석재, 지원이, 그리고 동고동락하며 긴 시간을 함께해준 연구실 선후배와 동기들, 지연언니, 혜영언니 고맙습니다.
또한 늘 응원해주시고 저의 버팀목이 되어주시는 존경하는 부모님 사랑하고 감사드립니다. 귀여운 조카 아인이를 만들어준 오빠와 효애언니, 그리고 앞으로 태어날 아론이 모두 감사하고, 실험에 지쳐서 스트레스 받을 때 큰 힘이 되어준 친구들 (지영, 태운, 인혁, 민우 외) 모두 감사합니다. 저를 응원해주시는 많은 친척분들 외에 여러 지인분들께도 감사를 표합니다. 끝으로 여러분들의 도움을 받은 만큼 항상 감사하는 마음으로 보답할 수 있는 연구자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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