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도룡뇽, 도마뱀, 히드라, 플라나리아 같은 동물들은 놀라울 정도의 재생능력을 가지고 있지만, 사람은 굉장히 제한된 재생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조직재생과정이 어떤 메커니즘에 의해서 활성화되고 조절되는지에 대한 연구는 재생의학분야에서 근본적인 문제입니다. 이 논문에서는 상처입은 조직에서 분비되는 non-coding double stranded RNA (dsRNA)에 의해서 Toll-like receptor 3 (TLR3)가 활성화되어 체내 retinoic acid 합성을 촉진시키고 이로 인해 발생되는 retinoic acid 신호에 의해서 조직 재생이 이루어진다는 연구결과 입니다. 특히 피부의 재생을 돕기 위해 시술되는 레이저치료 같은 자극에 의해서도 dsRNA/TLR3 메커니즘이 증가되고 체내 retinoic acid 합성이 증가된다는 결과를 확인함으로써 임상적 결과에 대한 원리와 작용 메커니즘을 설명할 수 있는 중요한 의미를 제공하는 논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연구를 위해서 retinoic acid receptor alpha와 gamma flox 마우스가 필요했는데, 다행히 존스홉킨스에 그 마우스들을 호주에서 받아오신 교수님이 계셔서 정말 운이 좋게도 conditional KO 마우스를 만들 수 있었지만, 태어난 새끼들이 중간에 사라지는 등 (?) 마우스를 만드는데 시간이 많이 소요되었습니다. 또한 소위 말하는 CNS급 저널에 제출하면서 제 논문을 읽었는지 의심이 될 정도로 정말 말도 안되는 이상한(?) 코멘트를 받기도 했지만, 다행히 좋은 코멘트를 받아서 큰 어려운 없이 이렇게 좋은 저널에 제1저자이자 교신저자로서 발표할 수 있게 되어 개인적으로 영광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 드립니다.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시에 위치한 존스홉킨스 의과대학은 미국내에서도 항상 1-2위를 놓치지 않으며 명실상부한 세계최고의 의료기관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제가 속해 있는 피부과는 여러가지 기초 및 임상연구가 세계 유명 기업들 (Unilever, L'Oreal, Johnson & Johnson, etc)과 공동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매월 열리는 combined meeting과 매년 개최되는 Research retreat을 통해서 서로 다른 연구주제를 발표하고 토론하며 의견을 교환하는 등 활발한 연구활동이 이루어지고 있는 곳입니다. 저는 Dr. Luis Garza 실험실에서 박사후 과정으로 재직 중에 있으며, 저를 포함하여 6명의 박사후 연구원, 1명 박사과정생, 2명의 테크니션, 이외 많은 학부연구생들과 함께 부위별 피부의 특성과 손상된 조직에서 유도되는 선천성면역반응이 조직재생에 어떤 역할을 하는지에 대해서 연구하고 있습니다.
3. 연구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Translational research를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실제 환자들의 샘플을 얻는 것인데, 레이져 치료를 받으신 환자부터 세포 배양에 필요한 scalp tissues, foreskin 등 여러부위의 피부조직들의 기부가 없었다면 이 연구를 수행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또한 공동연구를 통해서 세포와 피부조직에서 실제 retinoic acid를 측정하였던 것이 이 논문을 발표하는데 있어서 매우 중요했기 때문에 공동연구의 필요성을 또 한번 느끼게 되는 계기였습니다. 또한 신입생때부터 실험실에서 연구를 참여하면서 처음에는 아무것도 몰랐던 대학 1학년 생들이 이제는 discussion과 실험 설계를 할 수 있을 정도로 성장하여 공동연구자로서 당당히 제 논문에 있는 그들의 이름을 보면 기특하기도 하고 저도 이 학부생들에게 뭔가 도움을 주었다는 생각을 하면 스스로도 굉장히 자부심과 보람을 느낍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모든 학문이 그러하듯이, 생명과학 분야도 공부를 많이 그리고 오랫동안 해야하는 분야 중의 하나입니다. 아마도 가장 힘든 순간이 생각했던 것과 다르게 나타나는 흔히들 말하는 Negative data 때문에 좌절을 많이 하게 됩니다. 저는 이 세상에 Negative data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냥 단지 원치 않은 결과가 나왔을 뿐이죠. 그러한 결과를 토대로 다음 실험설계가 이루어지고, 심지어 그런 결과들도 나중에 논문을 쓰다보면 discussion을 작성할 때 소중한 자료가 됩니다. 원치 않은 결과가 계속 반복이 된다면 오히려 그것이 맞는 것일 수도 있다는 생각도 해 볼 수 있는 열린 마음가짐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제가 생각할 때 연구자란 어떤 현상에 대해 문제점을 찾고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일반인들은 무심코 지나칠 수 있는 현상이라 할지라도, 항상 "왜"라는 질문을 던지면서 끊임없이 사고 할 수 있는 자세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끝으로, 이제는 생명과학 한 분야라도 여러가지 접근 방법으로 연구를 할 수 있는 융합학문의 연구 시대가 되었습니다. 다양한 학문을 하는 연구자들과의 소통과 새로운 연구를 시작하고 배우는데 두려움이 없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훌륭한 과학자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5. 연구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현재까지 진행된 연구는 손상된 조직에서 유도되는 non-coding dsRNA/TLR3신호의 활성화가 체내 retinoic acid 합성을 촉진하여 재생을 돕는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러나 한발짝 물어나서 생각해보면 아직도 해결되지 못한 내용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손상된 조직에서 어떠한 방법을 통해서 dsRNA가 분비되는지 궁금하고, 어떠한 종류의 dsRNA들이 분비되며, 어떻게 세포 속으로 들어가는지, 또한 내부와 외부에서 유래한 dsRNA을 세포가 어떻게 구분할 수 있는가에 대한 궁금증이 있습니다. 향후 non-coding RNA와 조직재생연구를 통해서 고령화시대에 노인들에게서 많이 발생되는 욕창 및 당뇨성 피부괴양 등을 치료할 수 있는 연구를 해 보고 싶습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모든 연구자들이 그러하듯이, 페이퍼가 나오기까지 참 다양한 일들이 발생하고 그 사연을 듣다보면 눈물없이 볼 수 없는 한편의 드라마와도 같다는 생각을 자주 하곤 합니다. 그래서 연구를 해서 논문이 나오기까지를 혹자는 "자식을 만드는 과정"과도 같다고 빗대어 말하곤 합니다. 힘들고 지치고 좌절되는 순간이 많이 생깁니다. 그렇지만 주변의 같이 일하는 좋은 사람들때문에 참고 견뎌낼 수 있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박사과정 동안 연구의 재미를 느끼게 해주신 아버지와도 같은 Dr. Alan Jonhson, 박사후 과정에서 부족한 저를 믿고 물심양변으로 지원해주시는 홉킨스의 날개없는 천사 Dr. Luis Garza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또한 실험실 랩멤버들, 특히 선배 잘 못 만나 뒤치닥거리까지 다 해주며 도와주고 있는 김수아 박사, 실험실 살림까지 챙겨주시는 이석우 박사님께도 너무 감사드립니다. 항상 격려해주시고 조언을 아끼지 않으시는 메릴랜드 대학의 전영욱 교수님, 질문이 있을 때마다 항상 먼저 찾아와 질문하며 나를 자극시켜주는 김병우, 정예은 박사과정생 분들에게도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저랑 같이 일하면서 궂은 일 마다하지 않고 열심히 일해주었고, 현재도 일해주고 있는 훌륭한 홉킨스 학부생들에게도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끝으로 한국에서 아들하나만 잘 되기를 간절히 바라며 존재만으로도 힘이 되어 주시는 저의 절대적인 팬 부모님께도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https://www.hopkinsmedicine.org/dermatology/research/basic_science/garza_lab/staff.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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