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 등록2019-06-10
- 조회6,044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코카인을 비롯한 마약 중독은 인간의 마음과 관련된 질병으로서 전 세계적으로 매우 심각한 질환 중 하나입니다. 이러한 코카인중독은 재발률이 높은 치명적 신경정신질환으로 미국 국립보건원(NIH)에 의하면 중독 질환 중 환자 수에서 1위이며, 연간 1850억 달러이상의 손실과 10만 명 이상의 사망자를 내는 등 매우 심각한 질환으로 분류되고 있지만, 국내 코카인 중독의 기초연구는 매우 부족한 실정입니다. 많은 분들이 최근 뉴스를 통해 접한 바와 같이 대한민국 역시 더 이상 마약청정국이라 보기 힘들 정도로 많은 일들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본 연구는 스트레스와 약물중독 재발행동과의 관계를 확인하기 위한 연구입니다. 스트레스의 경우 복측피개영역에서 corticotropin-releasing factor(CRF) 및 corticosterone 증가를 유발하여 약물의 남용 및 재발 행동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스트레스와 관련된 신경회로 및 약물보상신경회로를 동시에 활성화하여 약물중독재발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과거의 실험들은 대부분 실험동물에 foot shock과 같은 물리적 스트레스 주고 약물의 재발 행동을 확인하였으나 약물중독의 경우 정서 및 인지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질병으로 본 연구에서는 성인 수컷 쥐가 공포, 불안, 두려움 등의 부정적인 상황에서 나타내는 22kHz 소리를 들려 줌으로써 정신적 스트레스가 약물중독 재발 행동에 미치는 영향 및 관련 기전을 규명하고자 하였습니다.
앞에서 이야기 한 바와 같이 코카인을 비롯한 마약 중독은 인간의 마음과 관련된 질병으로서 전 세계적으로 매우 심각한 재발률이 높은 뇌 질환입니다. 최근 국내의 경우 다양한 스트레스요인에 노출되는 현대사회의 구성원들 역시 언제든 이러한 질병에 노출된 가능성이 있습니다. 따라서 앞으로 이와 관련한 다양한 연구가 지속적으로 진행 될 것이라 판단하고 있으며 또한 기대하고 있습니다.
사실 본 연구의 주제는 김희영 교수님과 일과를 마치고 맥주를 한잔하는 자리에서 우연히 나오게 되었습니다. 교수님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던 중 술이나 담배를 끊었던 사람들이 직장 상사나 주위사람들의 잔소리를 듣고 난 후 다시 술을 마시거나 흡연하는 걸 보면서 "쥐도 싫어하는 소리를 들으면 다시 마약을 먹을까요?"라며 농담 삼아 나눴던 이야기를 교수님께서 다음날 출근 후 실험으로 한번 디자인해 보는 것도 재미있겠다고 말씀하여 진행한 것이 바로 이번 논문이 되었습니다 :)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 드립니다.
현재 제가 연구교수로 근무하고 있는 연구실은 대구한의대학교 한의과대학 생리학 교실 입니다. 본 연구실은 오랜 기간 동안 약물중독과 관련하여 기초 뇌신경과학을 연구해 왔으며 또한 약물중독 억제를 위하여 뇌신경회로에 작용하는 침(Acupuncture)술의 작용 기전과 말초신경을 통한 침자극의 신호전달 경로에 대한 연구를 지속적으로 수행하여 왔습니다. 그 결과 침술의 약물중독(알코올, 코카인, 몰핀, 니코틴, 필로폰) 억제 효과와 관련하여 다양한 연구를 수행하였으며 많은 과학적 데이터를 얻고 있습니다. 특히 1) 약물 자가투여장치를 포함한 다양한 동물행동 측정장치부터 2) Extracellular recording 및 patch clamp를 이용한 전기생리학적 실험, 3) Microdialysis 및 HPLC를 통한 신경전달물질의 정량 및 정성 분석, 4) channelrhodopsin 및 GCaMP calcium imaging을 활용한 optogenetics와 miniscope 실험방법까지 갖춘 연구실로 약물중독과 관련한 폭 넓고 깊이 있는 연구를 수행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습니다.
3. 연구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앞서 말한 바와 같이 본 연구실은 약물중독과 관련된 기초 뇌신경과학 연구와 동시에 중독 억제 효과를 위한 한의학의 침술 및 경락연구를 진행하는 연구실입니다. 한의학과 관련하여, 특히 한약재가 아닌 침술과 관련한 연구를 한다고 하면 많은 연구자 분들이 의아해 하십니다. 저 역시도 타 학교에서 석사까지 생명공학을 전공하였었고 박사를 이곳으로 진학하면서 중독 및 침술과 관련된 연구를 처음 접하게 되었는데, 그 당시 다른 연구자 분들과 마찬가지로 의아함을 가지고 있었지만 그 의아한 연구를 현재까지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 아직 한의학의 과학적 증거와 관련된 부족한 부분들이 많지만 다양한 연구를 통해 이러한 과학적 증거들을 하나씩 채워 나가는 것이 연구를 하는 기쁨이자 보람인 것 같습니다. 또한 국제뇌신경학회인 SFN 및 FENS 등에서 연구성과를 발표할 때 많은 국내외 연구자분들께서 관심을 가져 주시는 모습을 보며 많은 자부심과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사실 저 역시도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고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한 연구자로서 조언을 하기가 매우 조심스럽습니다. 다만 한가지 후배분들에서 말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그건 연구라는 것은 생각보다 재미있고 즐거운 것이라는 점입니다. 앞선 선배 연구자들께서 이루어 놓은 많은 선행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가설을 만들고 그 가설을 증명하기 위해 다양한 실험을 수행하는 것이 마치 퍼즐조각을 하나하나 맞추어 가는 것이나 멋진 프라모델을 조립하는 즐거움과 비슷한 것 같습니다. 그렇기에 부디 짧고 일시적으로 연구를 하고 끝난 것이 아닌 진심으로 관심있고 궁금한 분야에서 오래도록 꾸준히 연구를 하며 즐거움과 기쁨을 느낄 수 있으시길 바랍니다.
5. 연구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앞으로도 약물중독과 재발 행동 및 스트레스에 관한 지속적인 연구를 수행하고자 합니다. 특히 동물의 행동 변화뿐만 아니라 약물중독과 관련한 뇌 보상 회로와 관련한 깊이 있는 연구를 수행해 나가고자 합니다. 또한 본 연구실의 중요한 테마인 침술의 약물중독 억제 효과 및 치료 기전에 관련해서도 계속해서 연구를 이어나갈 생각입니다. 현재 이를 확인하기 위하여 기존 연구방법에 optogenetics 및 miniscope등의 발전된 연구방법을 도입하고 응용하여 보다 완성도 높은 연구를 진행중에 있습니다.
비록 한의학분야가 다른 기초과학에 비해 과학적 증거가 많이 부족한 건 사실이지만 저를 포함한 많은 연구자들이 이러한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겠지만 넓은 마음으로 예쁘게 봐 주셨으면 합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항상 연구를 하다 보면 주위에 감사한 분들이 참 많다라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본 연구를 진행하고 논문을 작성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신 양재하 교수님, 김희영 교수님, 이봉효 교수님. 그리고 저와 함께 많은 연구를 함께한 판 위 (Yu Fan) 및 연구실 식구들, 그리고 한국한의학 연구원의 류연희 박사님과 한국 뇌연구원의 구자욱 박사님, 그리고 매번 뇌 및 조직투명화를 부탁드리면 흔쾌히 허락해주시는 바이나리의 박영일 박사님과 금상일 박사님께도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또한 항상 바쁘다는 핑계로 자주 찾아 뵙지 못해 늘 죄송한 아버지 어머니, 마지막으로 옆에서 항상 힘이 되어주는 든든한 연구파트너이자 아내인 백정인 박사에게도 이 기회를 빌어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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