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염증은 외부 미생물의 감염이나 손상으로부터 생체를 보호하기 위한 면역 세포들의 방어 기전입니다. 인체 면역계는 다양한 면역반응 메커니즘과 이를 억제할 수 있는 면역 관용 메커니즘이 함께 존재하며, 이러한 메커니즘들로 인해 일정 수준으로 균형이 맞추어 집니다. 하지만 어느 한 쪽으로 치우칠 경우 과도한 면역반응에 의한 문제를 초래하게 됩니다. 대식세포 표면에 존재하는 수용체를 통해 병원체를 인식하게 되면, 대식세포는 활성화됨으로써 염증을 일으키는 TNFα 등의 사이토카인들을 분비합니다. 이러한 사이토카인들에 의하여 활성화된 세포는 NF-κB와 MAPK 신호전달계 등을 통해 염증반응을 유발하는데, 만약 이러한 염증관련 신호전달계 항상성을 잃게 되면 패혈증, 류마티스 관절염 등과 같은 염증 관련 질병들이 야기됩니다.
염증성 질병은 현재까지 활발한 연구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정확한 발병 원인 및 기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실정이며, 치료 방법 및 치료제 개발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면역반응에 대한 항상성 불균형을 야기하는 원인과 이를 제어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연구는 염증성 질병에 대한 신규 치료제 개발에 중요한 정보를 제공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본 연구는 MST1이 HOIP과 직접적으로 결합한다는 yeast two-hybrid assay 결과에 근거하여, TNFα-LUBAC-NF-κB 신호 전달 경로에서 MST1이 핵심적인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실험들로 시작하였습니다. HOIP은 linear ubiquitination을 매개하는 유일한 E3 유비퀴틴 연결효소인 LUBAC의 구성인자로서, MST1이 LUBAC의 기능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는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장애물에 직면했습니다. 시중에 판매되는 linear ubiquitin chain을 감지하는 항체로 면역블러팅 실험을 수행하면, 항체의 비 특이적 결합 정도가 높아 뚜렷하게 linear ubiquitin chain을 감지하기 어려웠습니다. 해결책을 찾지 못해 방항하고 있던 차에 (이때 사건사고를 많이 만들었던 걸로 기억이 나네요), Genentech 회사를 통해 연구목적으로 무료로 항체를 제공받을 수 있었고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이에 힘을 얻어, 논문의 추가 데이터들을 만들고 프로젝트를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약 5개월간의 revision은 제가 박사학위 4년 동안에 습득했던 모든 연구지식과 노하우를 쏟아 부을 수 있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동시에 수없이 많은 감정들과 제 주변 사람들과 가족의 소중함을 느끼게 해준 귀한 시간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방황하던 시기에 힘들고 위태롭던 저를 격려해주시고 science를 포기하지 않게 이끌어 주신 저의 최의주 지도교수님께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교수님의 아픈 손가락이 아니길 바라봅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2012년부터 현재까지 고려대학교 생명과학과 세포사멸 및 질환제어 연구실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최의주 교수님의 지도하에 박사과정 4명, 석사과정 4명의 대학원생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저희 연구실은 최신 연구 동향에 발 맞추어 세포사멸 (apoptosis, necroptosis), 오토파지 (autophagy), 염증반응 (inflammation)에 대한 분자적 기전 연구와 퇴행성 뇌신경 독성 (neurodegeneration) 관련 질환들의 발병기전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3. 연구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저는 석사과정으로 입학할 때부터 단백질 인산화 효소인 MST1의 생체 내 다양한 기능들을 규명하기 위한 연구들을 수행해 왔습니다. 그 과정에서 MST1과 직접적으로 결합하는 여러 단백질들을 찾기 위한 실험들을 진행하였고 HOIP 단백질을 발견하였습니다. 연구를 시작했던 2013년 당시만 해도 HOIP의 기능과 관련된 논문들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연구 주제와 방향을 잡는데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지도 교수님의 지원과 격려, 연구실 내 팀원들과 주고받은 피드백, 다른 분야의 연구원들 과의 커뮤니케이션 및 세미나를 통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이번 연구활동을 통해 스포츠와 마찬가지로 연구도 절대 혼자의 힘으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새로운 방향의 연구를 시작하는 과정에서 예기치 못한 문제들로 앞이 보이질 않을 때 많은 연구원들 과의 의사소통이 문제해결의 가장 빠른 지름길이라 생각합니다. 저희 지도교수님께서는 저에게 ‘과학자는 절대 우물안의 개구리가 되어서는 안된다.’ 라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자신만의 울타리에 갇혀 자신만의 시각으로 현상을 바라보고 느끼는 것이 아니라, 여러사람들 과의 소통을 통해 견문을 넓히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생명과학 분야의 박사과정은 정말로 성실성과 끈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연구를 하기 위한 저마다 기준이 다르겠지만, 저는 머리가 비상하기 보다는 포기하지 않는 노력이 더욱 중요하다고 봅니다.
또한 가고자 하는 실험실의 최근 5년간의 논문들을 공부하고, 현재 그 실험실의 ongoing project를 확인함으로써 본인이 하고자 하는 연구방향과 맞는지 명확하게 파악해야 합니다.
5. 연구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TNFα는 염증반응 뿐만 아니라 세포사멸 관련 신호전달계를 활성화시킬 수 있는 사이토카인이기 때문에, MST1의 단백질 효소 기능이 TNFα 신호전달 기전을 통한 세포 스트레스 및 세포사멸에서도 역할을 할 수 있는지 연구를 진행해보고자 합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논문을 마무리하는데 도움을 준 많은 분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저의 새로운 터닝포인트가 되어준 연구실 생활을 마무리하고 도약할 수 있게 해 주신 지도 교수님이자 제 삶의 멘토이신 최의주 교수님. 교수님에게 지도를 받을 수 있었던 건 저에게 최고의 행운이었습니다. 감사하고 존경합니다. 공부에만 집중할 수 있게 묵묵히 지지해준 부모님과 항상 제가 최고라고 말해주는 오빠의 사랑과 배려에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이번 연구가 염증반응 항상성의 조절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염증성 질병 치료제 개발에도 적용될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
마지막으로 인터뷰를 요청해주신 Bric의 관계자분들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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