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퇴행성관절염은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퇴행성 질환이며, 인공관절 수술이나 통증을 완화시키는 약물치료 외에 근본적인 치료법이 없는 질환입니다. 퇴행성관절염은 오랫동안 연골의 기계적 손상과 마모로 인해 나타나는 질환이라고 여겨져 왔지만, 십년 사이에 HIF-2 , Zinc transporter-MTF axis 등과 같은 퇴행성관절염에 대한 다양한 분자적 조절기전이 규명되어왔습니다. 최근 들어서 비만, 고혈압, 당뇨, 이상지질혈증 같은 대사성 증후군 (metabolic syndrome)과 퇴행성관절염 사이의 연관성이 밝혀지기 시작하고 있었지만 이를 실험적으로 증명하고, 여기에 관여하는 조절인자를 명확히 규명한 논문은 아직 없었습니다.
저희는 연골조직의 발생과 퇴행과정에서 유전자의 발현을 확인한 다양한 microarray를 비교-분석해서 연골퇴행 조절인자를 발굴하고 그 기능을 연구해왔습니다. 그러다가 retinoid-related orphan receptor-alpha (ROR )라는 핵수용체의 발현이 연골발생 중 일어나는 연골세포의 비후화 단계와, 연골퇴행 중 나타나는 연골세포의 탈분화 단계에서 공통적으로 증가함을 확인하고 이에 대한 기능연구를 진행했습니다. 이후 콜레스테롤이 ROR 에 결합하여 그 활성을 조절한다는 것을 확인하고 콜레스테롤과 퇴행성관절염 사이의 연관성을 규명하는 쪽으로 연구범위가 확장되었는데, 이때 공교롭게도 최완수 박사님이 퇴행성관절염에서 두 종류의 콜레스테롤 수산화효소 (Ch25h, Cyp7b1)의 기능을 연구하고 있었기에 함께 연구를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원래 독립적인 프로젝트였던 두 연구가 콜레스테롤을 매개로 하여 하나로 이어지는 과정은 상당히 흥미진진했고, 결국 퇴행성관절염이 일어날 때 연골세포 내 콜레스테롤의 유입이 일어나고, 세포 내 콜레스테롤이 옥시스테롤로 변환되며, 이들이 ROR 에 결합하여 ROR 의 활성을 증가시켜 연골분해효소와 염증매개효소의 발현을 증가시킨다는 것을 밝혀내게 되었습니다.
이번 연구는 퇴행성관절염이 단순한 퇴행성 질환이 아니라 대사성 질환이기도 하다는 것을 규명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으며, 본 연구에서 규명한 세포 내 콜레스테롤과 CH25H-CYP7B1-ROR 로 이어지는 조절기전은 동맥경화와 같은 심혈관계 질환 분야에서도 연구할만한 가치가 있을 것으로 여겨집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 드립니다.
이 연구는 광주과학기술원 생명과학부 전장수 교수님과 전남대학교 치의학 전문대학원 약리학 교실의 류제황 교수님의 공동연구로 이루어졌습니다.
광주과학기술원 전장수 교수님 실험실은 그동안 퇴행성관절염에 대한 연구를 선도해왔으며, 이번에 Nature지에 게재된 연구성과 외에도 CELL, Nature medicine 등의 명망있는 저널에 우수한 연구성과를 발표해왔습니다. 전남대학교 류제황 교수님 실험실은 퇴행성 관절염과 류마티스 관절염, 치주염과 골다공증을 포함한 경조직 관련 질환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이번에 Nature지에 게재된 연구성과 외에 다양한 연구주제를 야심차게 준비하고 있습니다. 두 실험실 모두에서 실험실 생활을 했는데 양쪽 모두 microarray를 이용한 후보인자 발굴과, 세포 및 동물실험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습니다. 연구주제의 선정과 세포 및 동물실험을 체계적으로 진행할 수 있는 곳에서 공부할 수 있어서 큰 행운이었다고 생각합니다.
3. 연구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류제황 교수님과 같이 일을 하던 초기에 '같이 재미있는 연구 많이 하자'라고 말씀하셨던 것이 아직도 기억납니다. 많은 연구자 분들도 그렇겠지만 그동안 밝혀지지 않았던 새로운 사실을 밝혔을 때, 그리고 머리 속으로만 생각해왔던 가설이 맞아떨어짐을 확인했을 때 스스로에 대한 자부심을 느꼈으며, 실험결과를 가지고 교수님과 동료들을 설득했을 때, 그리고 연구가 진행되면서 점점 연구범위가 확장되었을 때 연구활동의 재미를 느꼈습니다. 연구과정에서 참고했던 많은 논문들을 보며 자극을 많이 받았는데, 언젠가 제가 한 연구가 누군가에게 도움과 자극이 될 수 있다면 더 큰 보람을 느끼지 않을까 싶습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학위과정 중 진행했던 여러 연구주제가 번번히 캔슬되면서 연구에 대한 흥미를 잃고 심적으로 많이 힘들었지만, 그럼에도 그때마다 실험방법과 연구하는 방법을 하나씩 배워나갈 수 있었기에 조금씩 성장할 수 있었고 무사히 학위과정을 마무리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모든 연구분야가 마찬가지겠습니다만 이 분야는 누구도 미리 정답을 알고 있지 않기에 스스로 길을 찾아나가야 하고, 능력을 갈고 닦아야 하며, 지도교수님과 동료 연구자들을 잘 설득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겪게 되는 불안과 좌절이 가장 힘든 것 같습니다. 하지만 깊이 파고들어 공부하고, 더 잘 할 수 있는 방법을 계속해서 찾아나가다 보면 어느새 자신만의 전문분야가 생기고 노하우가 쌓이게 되는 듯 합니다. 생각처럼 잘되지 않는다고 포기하지 마시고 지금보다 더 잘 할 수 있는 방법을 적극적으로 찾아나가다 보면 크게 성장해있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지도교수님과 다른 동료들의 생각에 귀를 기울이는 것도 무척 중요한데 예상했던 결과가 나오지 않을 때, 그냥 포기하거나 무작정 반복실험을 하기보다는 적극적으로 생각을 나누며 해결방법을 찾는 것이 좋은 것 같습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것은 마치 퍼즐 맞추기처럼 흥미진진한 과정이기도 합니다. 자신의 연구주제만이 아니라 동료들의 연구주제에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생각을 나누시길 권합니다.
5. 연구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퇴행성관절염 분야에서 콜레스테롤과 관련된 더 깊이있는 연구를 해보고 싶고, 실질적인 치료와 진단에 도움이 될만한 기술개발까지 이어가 보고 싶습니다. 그 외에도 콜레스테롤-RORa 조절기전을 가지고 동맥경화나 퇴행성 뇌질환 분야에서도 후속연구를 해보고 싶습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긴 학위과정 동안 실수도 많이 하고 사고도 많이 치면서 교수님과 실험실 동료들에게 많은 민폐를 끼쳤습니다. 끝까지 저를 참아내주신 전장수 교수님과 류제황 교수님께 죄송한 마음과 함께 깊은 감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늘 제게 조언과 격려를 아끼지 않으셨던 고정태 교수님 그리고 함께 연구를 진행했던 최완수 박사님, 송원현, 곽지선, 김효은, 김슬기, 양지예 연구원, 실험실 생활을 함께하며 같이 동고동락했던 동료들인 이선영, 박가현, 김덕규, 유형구, 유진, Tam Tran 학생과 국은별, 김민지 연구원에게 감사와 영광을 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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