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나노포어를 이용한 검체분석기술은 검체가 나노포어를 지나갈 때 발생하는 이온전류변화를 분석하는 기술로써 단분자 수준에서 비표지방식으로 검체의 고효율 대용량 분석이 가능하며, 이를 바탕으로 나노미터 스케일의 다양한 생체물질의 구조 및 상호작용을 규명하는 기술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분석해상도가 우수한 단백질 기반 나노포어의 경우 포어의 크기 및 구조를 조절하는 것이 어려워 적용할 수 있는 검체가 제한적입니다. 이러한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2001년부터 다양한 형태의 고체상나노포어(solid-state nanopore)가 개발되었지만 아직까지 낮은 신호대잡음비(signal to noise ratio)와 분석 중 빈번하게 발생하는 포어의 막힘현상과 같은 기술적 한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고민을 하던 중 사포닌 계열 물질 일부가 세포막에 구멍을 형성하여 세포의 괴사 및 세포막 투과율을 증진시킨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이를 잘 활용하면 새로운 형태의 나노포어를 디자인할 수 있겠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독성이 강한 사포닌 유도체(saponin derivatives)로 알려진 알파헤더린(alpha-hederin)을 이용하여 인공생체막에 포어 제작을 시도해 보았지만 포어는 형성되지 않았고 포어 형성을 위해서는 추가적인 요인이 필요하다는 결론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생체막과 유사한 환경을 재현하기 위해 다양한 농도의 콜레스테롤을 함유한 지질막으로 테스트를 한 결과 콜레스테롤에 농도의존적으로 포어발생율이 증가한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되었고, 이는 알파헤더린이 일반세포보다 콜레스테롤 비율이 높은 암세포에 더 높은 독성을 나타낸다는 사실과도 부합하는 결과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알파헤더린분자가 인지질 및 콜레스테롤과의 상호작용에 기인한 도메인형성 특성, 그리고 알파헤더린 분자구조의 특성에 기인한 포어형성 메커니즘을 규명하였고, PDA(polydiacetylene)를 이용한 포어형성 빈도(frequency) 조절을 통해 단일 나노포어 제작에 성공할 수 있었습니다. 포어형성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의 조절을 통해 다양한 직경(0.6~2.5나노미터)을 가진 단일 나노포어를 확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제작된 나노포어는 단일염기(single nucleotides, dATP, dTTP, dCTP, dGTP)까지 구분이 가능한 공간해상도를 보유하고 있고, 차세대 DNA 염기서열 분석기술로서 높은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였습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 드립니다.
저는 경희대학교 생명공학원/식품생명공학과 식품소재 및 안전 연구실에서 학부연구생때부터 박사과정까지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우리 연구실에서 수행하는 연구주제는 (1)탄수화물소재, (2)바이오센서, 그리고 (3)나노포어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탄수화물은 중합도(DP)나 분지(branching)특성에 따라 수용액에서 용해도와 상호작용력, 그리고 결정화 특성에 있어서 차이를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 연구실에서는 탄수화물의 결정화 특성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을 규명하고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형태와 크기, 그리고 기능성을 가지는 탄수화물소재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또한 식품에 존재하는 병원균을 검출함에 있어서 전기화학센서와 페이퍼 기반의 비색센서를 개발하고 있으며, 마지막으로 나노포어를 이용한 단분자 검출시스템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지도교수님이신 김영록교수님은 나노포어 연구를 처음으로 시작한 Daniel Branton 교수님(하버드 대학교) 연구실에 계실 때부터(2003년) 고체상 나노포어(solid-state nanopore)가 가지는 기술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연구를 해 오셨고, 다른 한 편으로는 고체상 나노포어를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나노포어를 개발하고자 하였습니다. 이러한 우리 실험실의 오랜 노력이 알파헤더린 나노포어로 1단계 결실을 맺게 되었고 이는 기존의 단백질 나노포어나 고체상 나노포어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의미 있는 나노포어 플랫폼기술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크기조절이 가능하고 공간해상도가 향상된 알파헤더린 나노포어는 DNA, RNA, 단백질과 같은 생체물질의 구조 및 상호작용을 규명하는 강력한 분석도구로 높은 잠재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우리 연구실에서는 이의 성능을 향상시키기 위한 메커니즘 연구 및 응용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3. 연구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처음에는 연구라는 것이 굉장히 복잡하여 접근하기조차 어려웠습니다. 논문을 읽는 것, 실험을 하는 것, 결과를 얻고 분석하는 것, 가설과 비교하며 현상을 해석하고 연구의 의미를 찾는 것, 그리고 그 의미를 잘 전달할 수 있도록 자료를 준비하는 것과 발표하는 것까지 매우 많은 노력이 필요했습니다. 막막했지만 지도교수님의 조언, 동료들과의 디스커션, 그리고 혼자 생각하고 노력하는 시간들이 모여서 수행한 연구가 논문이라는 결과물로 나왔을 때 정말 보람찼고, 자부심을 느꼈습니다. 앞으로 노력해야할 부분이 훨씬 더 많이 남아 있지만, 지도교수님께서 말씀해주신 몰입(Immersion)과 끈기(Tenacious)를 바탕으로 연구활동을 하려합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대학원에서 연구하게되면 긴 시간을 실험실에서 보내게 됩니다. 제 경우에는 실험하는 시간보다 동료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더 길었고, 제가 논문 읽고 얻은 것 이상으로 동료와의 디스커션 혹은 함께 얘기하다가 찾아낸 자료에서 좋은 아이디어를 얻었던 것으로 생각됩니다. 지도교수님께서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 라고 말씀해주셨는데 연구활동에 있어서 가장 적합한 말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처음에는 막막하겠지만 동료들과 함께 꾸준히 몰입과 끈기를 바탕으로 연구활동을 하면 반드시 좋은 결과로 이어질 것으로 생각합니다.
5. 연구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현재 알파헤더린의 콜레스테롤 의존적 나노포어 형성기작과 막분획화 기술을 이용하여 나노포어 플랫폼을 만들었는데, 이를 보다 효율적이고 성능이 향상된 나노포어 플랫폼으로 개발하는 연구를 할 계획입니다. 그리고 나노포어의 적용범위를 확대하여 다양한 물질을 단분자수준에서 분석하는 새로운 개념의 크로마토그래피 기술로 발전시켜 나가려 합니다. 박사과정 중 나노포어 제작 및 분석, 인공생체막 모델 연구, 기능성 식품소재 개발 및 유해인자 검출기술개발 등 다양한 분야의 학문을 경험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으나 학제간 벽이 허물어지고 융합학문의 역할이 커지고 있는 요즘 이러한 경험들은 본인에게 큰 재산이 될 것으로 확신하며 앞으로도 계속하여 산업체 또는 학계에서 창의적인 연구를 하고 싶습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저에게 과학자로의 길을 열어 주시고, 지금도 옆에서 지도해주시는 김영록교수님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실험에 필요한 것에 대해 전폭 지원을 해주시고, 새로운 아이디어에 대해 존중해 주시며 논문작성 단계까지 열정적으로 지도해주신 덕분에 이처럼 좋은 연구결과가 나올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세포독성실험뿐만 아니라 연구생활에 있어 소중한 도움을 주신 서울여자대학교 최수진교수님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생체막 실험에 어려움이 있을 때 아낌없이 조언을 해주신 인하대학교 전태준교수님과 나노포어 기술의 견문을 넓힐 수 있게 해주신 서울대학교 김기범교수님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연구를 재미있게 접근할 수 있게 해주고, 오랜 시간 함께 토의하며 연구한 실험실 선배이며 지금은 한국식품연구원에 재직하고 있는 임민철박사님께도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또한, 실험과 열띤 디스커션으로 긴 시간 함께 해 준 저의 동료 나극(Luo Ke)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연구가 안 풀려 힘이 들 때 항상 저를 응원해준 랩원들에게 감사드리고, 무한한 사랑으로 저를 믿고 지지해주는 아내와 우리 가족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관련 링크
연구자 키워드
관련분야 연구자보기
소속기관 논문보기
관련분야 논문보기
해당논문 저자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