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어릴 적 악마의 모습을 한 미생물을 과학책에서 많이 접했던 경험으로 인해 미생물은 퇴치해야 할 대상으로 여겨졌던 과거와는 달리 최근 공생 미생물은 다양한 질병의 예방 및 치료에 이로운 대상으로 그 관점이 변화해 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공생 미생물은 우리 몸에 넓게 분포되어있고 대부분이 장내에 존재합니다. 장내 공생 미생물의 중요성이 점차 밝혀지면서 이를 이용한 유산균 (프로바이오틱스) 첨가 제품들이 다양하게 출시되고 있지만 그 작용 메커니즘은 아직 잘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제 연구의 시작은 유산균을 단기간 섭취한 마우스에서 장 줄기세포 및 분화 세포 수가 확연히 늘어난 결과를 확인하였고, 어떠한 물질이 이러한 역할을 하는지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유산균은 젖산(lactate)을 다량 분비함으로 자연스럽게 이 젖산이라는 물질에 연구의 초점을 맞췄습니다. 구축한 장 오가노이드에 젖산을 첨가하여 공배양했을 때 장 줄기세포의 증식에 역할을 하는 것을 확인하였고 검증을 위하여 젖산수용체(GPR81)를 결손 시킨 마우스를 만들어 확인결과 장 오가노이드 발달에 문제가 있음을 확인하였습니다. 따라서 장 손상 시 재생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생각되어 방사선 치료 및 항암제 처리 후 장 손상에서의 역할을 보았고, 유산균을 먹인 마우스에서 장손상이 확연히 예방되는 결과를 얻었습니다. 유산균의 섭취는 암환자의 장손상 예방에 좋은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 드립니다.
저는 울산의대 / 서울아산병원 융합의학과 점막면역연구실에서 연구를 수행 중에 있습니다. 서울아산병원은 한국 대형 병원 중 가장 좋은 연구 환경을 가지고 있다고 자부합니다. 특히 창밖으로 보이는 한강뷰는 연구스트레스를 조금이나마 날려버릴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이러한 연구 성과를 내게 된 최고의 조건은 권미나 교수님이십니다. 교수님은 25년 넘게 한결같이 점막면역 분야를 연구 하시는 분이며, 연구에 대한 열정만큼은 그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됩니다. 항상 모든 의견을 들어주시고 반영시켜주시고 믿고 기다려주시는 능력을 가지고 계십니다. 마지막으로 저희 연구실은 가장 시끄러운 연구실입니다. 가장 웃음이 많은 연구실입니다. 이것이 우리 연구실의 자랑이 아닐까 합니다.
3. 연구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연구실에 박사 후 연구원으로 채용된 후, 처음 교수님께서 저에게 장 오가노이드 논문을 주시면서 '한번 해볼래?' 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처음에는 '과연 내가 할 수 있을까'라는 부정적인 생각이 너무 강했습니다. 하지만 시작조차 하지 않는 것은 기회조차 버리는 것이라 생각되었고 적어도 경험은 해봤다라고 는 말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시작하였습니다. 많은 시약이 필요로 했고 많은 반복이 선행되어야 했지만 결국 장 오가노이드를 이용하여 젖산의 효능이 재현 되었을 때 너무나 기뻤습니다. 시작의 두려움에서 가능성의 희망으로 바뀌었기 때문입니다.
Nature지 에서 요구한 길고 긴 revision 실험 후 명확한 이유 없이 final rejection 을 받았을 때의 실망감은 오래도록 기억될 것 같습니다. 연구는 마라톤 같습니다. 누구에게나 중간중간 포기하고 싶을 때가 항상 찾아옵니다. 하지만 끝까지 완주하였을 때의 쾌감은 순위와 상관없이 기쁜 것 같습니다. 이 연구를 하면서 저는 몰랐던 미생물의 중요성을 알게 되었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마음도 배우게 되었고, 스스로 마음을 지키는 법도 조금은 배운듯합니다. 끝임 없이 질문을 던지고 답을 찾아가는 여정은 참으로 흥미롭고 많은 보람을 느낍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 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생명을 연구하는 것은 지루할 틈이 없는 매력적인 직업입니다. 하지만 그 과정은 많은 인내를 필요로 합니다. 연구는 지속성을 가지고 꾸준히 증명하는 직업인 만큼 금방 실망하여 포기하지 말고 조금씩 조금씩 나아가다 보면 좋은 열매를 맺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과거와 달리 이제는 혼자만의 연구는 힘들어지고 있습니다. 다른 연구자들과 교류하며 조언하고 생각을 나누면서 하는 연구를 필요로 하고 있습니다. 갇혀있는 연구가 아닌 열린 연구를 통하여 스스로 자신만의 연구를 하고 이 과정 및 결과를 여러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다면 휼륭한 연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5. 연구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젖산 수용체 결손 (GPR81-/-) 마우스 에서 장 줄기세포 분화 저하 이외에도 다양한 phenotype 들이 관찰되고 있습니다. 앞으로 장내 공생 미생물에서 분비하는 젖산이 조혈모세포 (hematopoietic stem cells)에서 분화 및 증식 조절 메커니즘을 밝히는 연구를 진행 중입니다. 앞으로 기회가 주어진다면 해외 연구실로 진출하여 더 심도 있는 연구 경험을 쌓고 싶습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먼저 끝까지 기다려주시고 조언해주시고 힘주신 권미나 교수님께 깊은 감사 드립니다. 그리고 제 투정 다 받아주면서 열심히 도와준 김태영 학생 및 김승일 학생, 김예지 학생, 이수현 연구원께 감사 드립니다. 모두가 도와주지 않았다면 이러한 결과는 없었을 겁니다. 그리고 뒤에서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준 세상에서 제일 예쁜 아내 차화영과 내 인생 최고의 선물인 아들 이하준에게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이렇게 소개할 수 있는 기회를 준 한빛사에 감사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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