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제 연구 주제는 비알콜성 지방간질환의 발병에서 장에서 합성된 세로토닌의 역할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비만 및 당뇨병 유병률의 증가로 인하여 비알콜성 지방간질환 환자들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음에도 이에 대한 치료제는 아직까지 개발되지 않아서, 전세계적으로 활발히 연구되고 있는 분야입니다.
세로토닌은 뇌-혈관 장벽을 통과하지 못하여서 중추와 말초의 생리적 기능이 분리되어 있습니다. 중추 세로토닌 (central serotonin)은 중추신경계에서 다양한 역할을 함이 잘 알려져 있고, 이를 바탕으로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 (SSRI)가 많은 정신질환 (우울장애, 불안장애, 공황장애, 강박장애 등)에서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말초 세로토닌 (peripheral serotonin)은 주로 장이나 심혈관계에서의 역할이 주로 연구되어 오다가, 최근 들어 다양한 말초장기에서도 많은 역할이 있음이 보고되고 있습니다.
이번에 보고한 저희 연구는, 장에서 합성된 세로토닌이 간세포의 세로토닌 수용체 2A (5-Hydroxytryptamine receptor 2A, HTR2A)를 통해 지방간을 유도함을 밝힌 것입니다. 저희의 연구 결과가 비알콜성 지방간질환의 병태생리를 깊이 있게 이해하고, 이에 대한 치료제를 개발하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 드립니다.
저는 카이스트 의과학대학원 박사과정으로 재학 중입니다. 카이스트 의과학대학원에서는 의과대학을 졸업한 학생, 의과대학 졸업 후 병원에서 임상수련을 받은 학생, 생명과학을 전공한 학생들이 다양한 분야에서 우수한 연구결과로 인정받은 교수님들의 지도하에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저는 카이스트 의과학대학원 대사, 비만, 당뇨 통합 연구실 (Integrated laboratory of Metabolism, Obesity, and Diabetes research, iMOD)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저희 연구실은 김하일, 서재명 두 분의 교수님과 20여명의 연구자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다양한 장기 (췌장 베타세포, 지방세포, 간세포, 근육 등)에서 대사질환과 관련된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3. 연구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저는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병원에서 내과 전문의로 수련을 받았습니다. 대학원에 처음 입학했을 당시에는 내과 전문의가 되었다는 자신감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지고, 학과수업을 따라가기도 벅차서 하루하루 답답함과 불안함이 가득했습니다. 그런 가운데 연구실 선배님들과 동기들의 도움으로 실험을 하나하나씩 배워가면서 조금씩 대학원 생활에 적응할 수 있었습니다. 연구과정 중에는 ‘임상현장에서 많은 세로토닌 수용체 효현제/길항제들이 질병의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기 때문에, 내가 수행하는 연구도 추후 임상현장에서 활용될 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며 스스로에게 동기부여를 하였습니다.
대학원에서 연구를 수행하면서 가장 크게 배운 것 두 가지는, 좋은 질문을 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과 주변 사람들 및 같은 분야 연구자들과의 교류가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제대로 된 질문을 던지는 것이 좋은 연구의 출발이고,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다양한 종류의 실험이 필요한데 모든 실험을 저 혼자만의 힘으로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번 연구 진행과정에서 어려운 순간마다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문제들을 해결해 나갈 수 있었습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깊이 있는 의과학 연구를 하고자 하는 전공의 선생님들께 KAIST 의과학대학원에 관심을 가져 보시기를 추천합니다. 기초연구의 특성상 짧은 기간에 결과를 얻기 어렵고, 많은 노력과 고통이 수반되지만 그만큼 의과대학이나 병원에서 배울 수 없는 것들을 배우고 경험할 수 있습니다. 저도 졸업 후에 어떠한 역할을 하는 의사로 살아갈지에 대해 항상 고민하는데 이곳에서 수행하는 연구를 졸업 후에 하지 못한다 할지라도, 이곳에서의 다양한 경험이 제 인생에 긍정적인 방향으로 작용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5. 연구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앞으로 남은 박사과정 기간 동안 간에 존재하는 다양한 세포들과 지방세포에 존재하는 세로토닌 수용체 2A (HTR2A)가 비알콜성 지방간질환의 발병에 어떠한 역할을 하는지 깊이 있게 연구해보고 싶습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여러모로 부족한 저를 배려해주시고 잘 지도해주신 김하일 교수님께 감사드립니다. 파이펫을 처음 잡아보았던 저에게 실험을 가르쳐주시고 논문 완성 과정까지 많은 도움을 주신 남궁준 박사님, 마우스 실험위주로 진행되는 연구에 임상적 의미를 부여할 수 있도록 도와주신 박준용 교수님, 그리고 이 연구의 기틀을 마련해주신 박상규 박사님께 감사드립니다. 제가 대사질환 연구에 관해 모르는 것이 있을 때마다 항상 많은 것을 자세히 알려주신 서재명 교수님, 지도 교수님은 다르지만 제 연구에 많은 관심을 갖고 큰 도움을 주신 조태희, 김광은 선생님, 그리고 저와 실험실에서 동고동락하며 많은 시간을 함께하는 정희생, 임아진, 김형석, 송고은, 이강훈, 김영기, 김현기, 문준호, 이준엽, 최원근, 황인선, 이승연, 박정선, 엄혜영, 김주은, 정한나 선생님께 감사드립니다.
제가 사랑하고 존경하는 부모님과 딸을 고생시키는 사위임에도 항상 격려해주시고 지원해주시는 장인어른, 장모님께 감사드립니다. 어려울 때마다 저에게 격려와 조언을 아끼지 않는 형 최원영 박사님께 감사드립니다. 마지막으로, 주중에 남편 없이 혼자 가정의 모든 일들을 감당하면서도 항상 저를 믿고 지지해주는 사랑하는 아내 태영이와 두 아들 태석, 태준이에게 고맙고 사랑한다는 말을 전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