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1) 맛에 대한 '일반적 지식' 과 '진실'
초등학교 교과서를 통해 단맛, 쓴맛, 신맛, 짠맛 감칠맛 등을 혀의 분류된 지역에서 각각의 맛이 구분되어 인지한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100여 종류의 특성화된 세포가 하나의 혀 돌기 내에 존재하고, 각각 다른 맛을 분류하여 미각 신경에 전달하게 되어 다양한 맛을 인지하게 됩니다. 즉, 혀 끝에서 단맛을 포함한 쓴맛, 신맛, 짠맛, 감칠맛 등 모든 맛을 느낄 수 있는 것입니다. 혀 끝 소금을 대고 짠맛을 느끼지 못했던 지난날의 기억은 편견에 의한 노시보 효과 (nocebo effect) 가 아니었을까요?
2) 소장 내 맛에 대한 감각
맛 수용체(Taste receptor)는 GPCR (G Protein-coupled receptor)의 구조적 특징을 나타내며, 입부터 항문까지의 긴 트랙의 각 기관에 존재한다는 것은 발생학 연구를 통해 알려져 있지만, 맛 수용체를 통한 세포신호전달 체계의 이해와 기능적 역할에 대한 연구는 부족한 상태입니다. 특히, 인간 소장 내의 맛 수용체의 존재 및 enteroendocrine L cell 내 맛 수용체의 자극 의존적 Glucagon-like peptide-1 (GLP-1) 호르몬 분비에 대한 생리학적 현상과 기능적인 역할이 장형진 지도 교수님의 선행연구 (Jang et al., PNAS, 2007, doi/10.1073/pnas.0706890104)로 규명된 이후, 맛 수용체의 세포신호전달 체계의 이해와 enteroendocrine L cell의 다양한 호르몬 분비의 생리적 현상 및 작용기전에 대한 후속연구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3) 입에 쓴 약이 몸에 좋다?
혀에 닿은 쓴맛에 대한 첫 반응은 불쾌감을 동반한 욕지기입니다. 하지만, 뱃속에서 느낀 쓴맛 (Denatonium benzoate, 학술적으로 가장 쓴맛)에 대한 반응은 GLP-1 호르몬 분비와 같은 반응을 촉진하였습니다 (Kim et al., Diabetologia, 2014, dio/10.1007/s00125-014-3326-5). GLP-1 호르몬은 학술적으로 많은 기능적 역할 중에서, 췌장의 베타세포 내에서는 GLP-1 receptor 신호전달체계에 의한 인슐린 호르몬 촉진을 유도합니다. 쓴맛을 이용한 맛 수용체의 조절은 제 2형 당뇨병 치료제의 개발 가능성을 제시하였습니다. "Denatonium 성분을 제 2형 당뇨병 치료제로 사용하면 되지 않느냐" 에 대한 질문이 들 수 있을 것 입니다. 하지만, 체내에서 Denatonium 성분은 10 ppm 정도의 미량으로도 독성을 나타내는 것으로 보고되어 있기 때문에, 복용제로 사용이 불가능합니다.
4) 맛 연구의 전망과 연구 에피소드
- 제 2형 당뇨 치료제 발굴: 한의학에서 소갈(당뇨병) 처방에 사용되는 한약 추출물이 있습니다. 단일 한약재 내에도 수많은 phytochemical 이 존재하고, Liquid chromatogram 이용하여 성분 규명이 가능합니다. 무긍무진한 제재에서 맛 수용체를 조절하여 GLP-1 호르몬의 분비를 자극하는 성분을 찾아낸다면, 제 2형 당뇨병 치료를 위한 천연물 신약개발이 가능 할 것 입니다. - 연구 에피소드: 위의 방법으로 발굴한 성분은 Cucurbitacin B 입니다. Cucurbitacin B 성분은 여주 (Bitter melon), 괄루근 (Trichosanthes kirilowii Maximowicz) 의 한약재에 풍부하게 들어있습니다. 특히, 화학 구조적 특징으로 Triterpenoid 구조는 쓴맛을 나타내는 특징에 착안하여 "쓴맛을 담당하는 수용체를 자극시킬 수 있지 않을까, 만약 가능하다면, GLP-1 호르몬의 분비와 관련이 있지 않을까?" 하는 가설을 세우고 접근하였습니다.
또한, Cucurbitacin B 의 특징에 대해서 많은 효능평가에 대한 문헌들이 있었는데, 공통적으로 AMP-activated protein kinase (AMPK) 의 조절에 영향을 주는 것을 발견 할 수 있었습니다. 마침, 쓴맛의 영향으로 PDE 단백질의 활성으로 인한 cAMP 의 감소에 대한 실험을 검증하고 있었는데 이론적으로는 AMP level 이 증가가 예상이 되는 intracellular condition 이었습니다. 설마 substrate 로 사용되어 AMPK 가 증가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궁금증으로 Western blot 을 통한 p-AMPK / AMPK expression 를 확인하였습니다. 증가된 phosphorylation 밴드를 관찰한 이후, gustatory system을 관장하는 G protein 으로 알려진 α-gustducin의 매개에 따른 AMPK 의 조절에 대한 기전연구도 검증하고 규명할 수 있었습니다. 이후에 추가적으로 AMPK 의 조절에 대한 검증을 할 수 있는 in vivo, in vitro 실험을 진행하여 본 논문을 완성 할 수 있었습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 드립니다.
본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생화학교실은 지도 교수님이신 장형진 교수님과 연구교수 1명, 박사과정 3명, 석사과정 2명, 학부생 2명으로 구성된 연구실입니다. 주로 enteroendocrine L cell 내 맛 수용체를 자극시킬 수 있는 천연물을 한약재 유래 물질로부터 스크리닝하고, 발굴된 천연물의 고유한 특성에 따라 GLP-1 호르몬을 분비하는 세포신호전달 체계를 관찰하는 연구를 진행하며, 천연물의 효능에 따라서 염증성 질환 (천식, 피부염, 장질환) 및 항암효과 규명에 대한 연구논문 작성 및 특허출원을 진행중입니다.
3. 연구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자신의 연구분야에 대한 연구지식과 동향을 잘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연구의 발견과 증명과정의 다양한 패턴을 파악하는 것이 개인적으로는 논문작성에 큰 도움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또한, 연구논문의 증명을 위해 세운 딱딱한 가설과 예상 밖의 결과에 대해서 유연한 해석과 다양한 접근을 위해서는 스스럼없이 디스커션을 할 수 있는 친한 동료가 정말 중요한 것 같습니다. 결과를 비판적으로 해석해주는 동료의 의견에 귀 기울이고, 보완의 방향성을 찾아내는 것 만으로도 정말 많은 시간과 시행착오를 줄이게 될 때가 빈번하게 있었습니다. (Thanks to TG & KW.) 의사는 한 사람을 진료하지만, 천연물 연구자는 인류의 건강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에 큰 자부심을 가지게 되는 것 같습니다. 또한, 연구한 천연물이 곧바로 질병 치료에 적용되는 것은 아닐지라도 연구를 통해서 제 스스로가 타인에게 도움이 되고 필요한 존재라고 느낄 때 보람이 되는 것 같습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개인적인 경험을 전하자면, 연구의 과정은 시작부터 완성까지 긴 시간이 요구되며, 계획대로 되지 않을 경우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는 리스크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생명과학의 분야를 공부하면서 가장 감사한 것은 선천적 재능(두뇌) 보다는 꾸준한 후천적 노력으로 재능을 만들 수 있는 기회가 있다는 것입니다. 연구결과의 축적과 증명과정은 장기간의 노력과 많은 연구자와의 논의가 필수적이기 때문입니다. 연구에 대한 궁금증과 열정이 있다면 도전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5. 연구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군복무 이행을 위해서 전문연구요원 연구기관에 진로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배우고 익혔던 실험법을 활용하여 연구활동을 지속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습니다. 국방부의 전문연구요원의 단계적 감축 및 폐지 기사를 접하였는데, 바이오 의생명 분야의 지속적 인력양성을 위해서 제도의 유지 및 확대가 될 수 있도록 제도적 검토와 바이오 산업의 대안적 논의가 긍정적으로 검토되길 바랍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물심양면으로 연구자의 길을 지원해주신 장형진 교수님께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또한,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인격적으로 학술적으로 많은 배움의 관점을 직접적으로 전해주시고 연구의 열정과 동기부여를 북돋아 주시며 박사 학위논문을 심사해주신 엄재영 교수님 (경희대), 이창훈 교수님 (DIGIST), 허준호 교수님 (경희대), 김용준 교수님 (경희대), 김도경 교수님 (경희대)께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전해주신 가르침과 인격적 존중을 항상 기억하며, 연구에도 증진하겠습니다. 연구에 몰두할 수 있도록 많은 도움과 지원을 전해주신 Monell Chemical Senses Center 의 Margolskee 교수님 (KO mice), 경희대학교 생화학교실 동료, 한의과대학 동료, 의대 병리학교실 동료 선생님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를 전합니다. 학위과정동안 아낌없는 물질적 지원과 큰 사랑으로 돌봐주신 아버지, 어머니, 누나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합니다. 바르게 연구하고, 보답하며 겸손하게 살아가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아직 많은 면에서 부족한 연구자이지만,Faculty of 1000 Biology 와 한빛사에 소개되어 개인적으로 큰 영광입니다. 앞으로 더 열심히 연구에 증진하라는 의미로 잘 세기고, 힘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