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본 논문은 고위험군 환자를 대상으로 간암 조기진단을 위한 감시검사 방법으로서 MRI와 초음파를 비교하여 비용효과성을 평가한 연구입니다. 경제성평가는 기존의 대안에 비해 새로운 치료법(혹은 검사)의 개선된 임상적 효과가 추가로 소요되는 비용에 상응하는 가치를 갖는지, 즉 비용을 정당화시켜줄 수 있을 정도로 효과를 가지는지 평가하는 것입니다. 최근 개발되는 치료법이 효과의 개선이나 부작용 감소와 같은 임상적 성과를 보임과 동시에 가격이 높아지면서 비용효과성 평가가 점차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간세포암은 다른 암종에 비해 상대적으로 젊은 연령에 발생하여 사회경제적 부담이 큰 질환입니다. 조기에 발견하여 근치적 치료(수술적 절제, 국소치료요법, 간이식)를 받으면 5년 생존율은 70%에 이르지만, 많은 경우 근치적 치료가 불가능한 진행된 상태에서 진단되는, 예후가 불량한 암입니다. 따라서 간세포암의 조기진단은 매우 중요하며 특히 고위험군에서는 반복적인 감시검사가 권고됩니다. 현재 대부분의 임상 가이드라인에서 초음파를 이용한 감시검사를 권고하고 있으나, 초음파는 MRI에 비해 낮은 민감도와 높은 위양성률의 제한점이 있습니다. 최근 간세포특이조영제 MRI와 초음파의 간세포암 조기진단에 관한 성과를 비교한 전향적 코호트 연구결과에 의하면, MRI에 의해 진단된 간세포암의 병기는 초음파에 비해 'Very early stage'의 비율이 높았습니다(72.1% vs. 18.5%). 그러나 MRI는 민감도가 높지만 비용이 초음파의 약 5배 정도로 고가의 검사법입니다. 본 연구에서는 조기 간세포암 발견으로 인해 치료 및 이후 경과에서 얻어지는 상대적 경제적 이익, 생존연수, 그리고 환자의 건강관련 삶의 질 개선이 더 높은 검사비용을 감안하더라도 비용효과적인지 평가하였습니다.
감시검사에 의한 장기간의 성과를 평가하기 위해 질병의 자연사를 충분히 반영한 Markov model을 구축하고, 간세포암 발생위험이 3%인 50세의 간경변 환자 10,000명의 가상 코호트로 20년간 시뮬레이션 하였습니다. 감시검사에 의해 발견되는 간세포암이 'Very early stage', 'Early stage', 'Advanced stage'로 3개 상태로 반영되는 것이 2개 상태로만 구분되는 기존 비용효과성 분석모형과의 차별점입니다. 분석결과 MRI의 검사비용이 초음파에 비해 약 5배이지만 검사의 민감도가 높으며, 특히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덜 침습적인 근치적 치료법을 시행가능한 very early stage에서의 간세포암 발견율이 높아 MRI를 이용한 감시검사가 간세포암 발생 위험이 높은 군에서는 비용효과적임을 보여주었습니다. 이 연구결과는 임상전문가가 환자의 간세포암 위험도에 따라 선별검사 방법을 선택할 때 유용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 드립니다.
저는 성균관대 약대 사회약학연구실에서 이의경 교수님의 지도로 박사학위를 받고, 동 연구실에서 다양한 경제성평가 및 약무정책 연구를 수행하였습니다. 사회약학연구실은 기업의뢰 과제뿐 아니라 식약처, 심평원, 공단 등 정부 및 공공기관 출연과제가 끊임없이 있어서 경제성평가 분석기법이나 정책의 흐름을 다양한 시각으로 연구하고 느낄 수 있는 곳입니다. 또한 경제성평가에 필수적으로 수반되는 체계적 문헌고찰, 건강보험 자료 빅데이터 분석, 비용분석 연구, 효용가중치 연구도 활발하게 수행되고 있습니다. 연구를 진행하면서 보건통계학, 약물역학, 계량경제학 등 연관 학문의 전문가와 원활한 협력, 자문을 구할 수 있는 환경이 잘 갖추어진 연구실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본 연구는 성균관대학교 약학대학 경제성평가 연구팀과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임영석 교수님) 연구팀의 공동연구로 진행되었습니다. 간질환 관련 선도적인 임상연구들을 수행하시고 국내뿐 아니라 국제적으로도 주목받는 연구결과를 발표하시는 임상전문가와 협업함으로써 임상현실을 충실히 반영하는 경제성평가 모형을 구축하고 분석할 수 있었습니다.
3. 연구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경제성평가는 선택가능한 비교대안들 간에 투입된 비용과 그로 인해 산출된 임상성과를 동시에 비교분석하는 연구입니다. 비교하고자 하는 치료대안의 임상적 성과를 타당하게 반영하여 실직적인 비용 대비 가치(Value for money)가 제대로 평가될 수 있도록 모형을 구축하고 시뮬레이션하여 구현하게 됩니다. 이 과정을 통해 치료대안의 경제적 가치가 충실히 평가되는 것을 확인하게 될 때 큰 보람과 희열을 느끼게 됩니다.
예를 들어, 어떤 약제는 약값 자체는 기존의 약제에 비해 매우 비싸지만, 그 약제의 효과가 탁월하여 치료비용이 많이 소요되는 상태로의 진행을 막거나 중대한 합병증 발생을 경감시켜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경제적일 수 있습니다. 이번 MRI vs. 초음파 감시검사의 연구도 그렇습니다. MRI가 초음파에 비해 고가의 검사이지만, 저렴한 치료법이 적용가능한 Very early stage를 더 잘 발견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고위험 환자군에서) 비용효과적임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의약품(혹은 진단검사, 시술 등의 치료법) 경제성평가 연구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근기기반 연구방법(Systematic review, Meta-analysis), 역학, 빅데이터 자료분석 및 통계에 관한 이해를 필요로 합니다. 아울러 분석모형 구축을 위해서는 연구대상 질병과 치료대안에 관한 임상적인 측면의 이해도 필수적이라고 하겠습니다.
인구의 고령화 추세나 의료기술 발전으로 고가의 의약품 출시 등으로 인한 보건의료부문 재정부담의 증가로 인해 우리나라를 포함한 주요 외국에서 의료기술평가제도를 도입하고 있어 경제성평가 연구인력에 대한 수요는 지속적으로 높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5. 연구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현재 진행하고 있는 B형간염환자에서 항바이러스제 투약의 비용효과성 분석 연구들을 잘 마무리하여 좋은 결실을 맺도록 해야겠습니다. 최근 수 년간 간질환 관련 경제성평가 연구를 해왔는데, 향후에도 기회가 된다면 이 분야의 경제성평가 연구를 하고 싶습니다. 또한 transmission을 다룰 수 있는 다양한 모델링 기법 및 경제성평가에 수반되는 의료비용 및 의료이용과 관련된 real world data를 분석하기 위한 국민건강보험 빅데이터 분석도 심도있게 다루어보고자 계획하고 있습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우리나라에서는 비교적 생소하였던 사회약학 분야에 눈뜨게 해주시고 이 길을 걷도록 해주신 이의경 교수님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때로는 연구성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할 때에도 책망하시기 보다는 잘 해낼 수 있도록 따뜻하게 격려해주시고 기다려주셨습니다. 매순간 열정적이시고 긍정적인 에너지가 넘치는 교수님을 조금이라도 닮아갈 수 있도록 항상 노력하겠습니다. 또한, 이번 과제를 기회로 아산병원의 임영석 교수님을 알게 되어 정말 행운이었습니다. 임상현장에서의 질문을 퀄리티 높은 연구로 입증하고 그 결과를 다시 현실(혹은 급여정책)에 적용할 수 있는 실질적 연구를 하는 과정을 보여주셨습니다. 모든 연구에는 배움과 흥미가 있지만, 이번 연구는 그동안 참여한 연구들 가운데 가장 흥미롭고 소중한 경험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연구를 같이 수행한 안지현 교수님과 도움주신 같은 연구실 박재아 선생님, 박승후 선생님께도 감사드립니다. 마지막으로 항상 시간에 쫒기는 아내를 따뜻하게 바라봐주고 응원해주는 인생 짝꿍에게 너무 고맙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연구자로서 성장하도록 끊임없이 노력하겠습니다.
관련 링크
연구자 키워드
연구자 ID
관련분야 연구자보기
소속기관 논문보기
관련분야 논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