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사실 이 논문은 다른 논문 내용을 위한 실험을 이것저것 해보는 도중에 뜻하지 않은 새로운 발견을 하게 되어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결국에는 원래 작업하던 목표 논문 보다 먼저 발표하게 되었습니다. 조만간 기존 목표 논문으로 다시 한빛사를 찾아 뵙게 되기를 희망합니다.
이 논문은 제가 2015년 Molecular Cell에 발표했던 논문의 연장선상에 있는 논문입니다. 기존 Mol. Cell 논문에서 DNA 복제간 ATR(Mammals)/Mec1(yeast) kinase가 많은 단백질을 인산화 시킴으로써genome stability를 유지하는 역할에 대한 연구를 발표했습니다. 기존의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이번에는 좀 더 생리학적인 측면에서 어떻게ATR kinase가 DNA repair에 직접적인 관여를 하고 genome stability를 유지하게 되는지 밝힌 논문입니다. 이 논문에서는 ATR kinase가 Homologous recombination (HR) 단백질들의 양을 조절함으로써 DNA repair pathway에 관여하는 새로운 역할을 밝혔습니다.
특히 많은 암 세포에서는 유전자변이로 인한 빠른 증식이 일어나는데, 이 증식속도에 맞춰 genome stability를 유지하기 위해서 ATR kinase의 역할에 의존하게 됩니다. 이러한 점에 착안하여 최근 ATR inhibitor를 암 치료에 사용하기 위한 연구가 clinical phase 1/2에 있습니다. 이번 논문을 통해 ATR inhibitor가 정확히 어떻게 작용하는지 밝히게 되었고, 또한 ATR inhibitor의 선 투약과 함께 다른 복합 약물 (PARP inhibitor)이 암 세포 치료에 더욱 효과적임을 밝힘으로써 ATR inhibitor 사용 방법을 제시하였습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 드립니다.
제가 있는 곳은 이전에도 소개드린 바 있는 Ithaca에 있는 Cornell University, Weill institute 입니다. 다른 ivy league 학교들과는 달리 시골에 있어 고립되어 있다는 첫 인상이 있었지만, 오히려 학교 내 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고 공간도 넓어 연구하기 좋은 환경입니다. 학교 내 collaboration이 굉장히 활발히 잘 이루어지고 또 뉴욕시티에 있는 Cornell 의과대학과도 많은 교류 및 연구활동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복잡한 City보다는 자연 경관을 좋아하시는 분들께 추천해드리고 싶습니다.
3. 연구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박사 시작과 함께 좋은 논문을 내고 꾸준히 페이스를 유지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지난 몇 해 동안 생각만큼 쉽지는 않았습니다. 연구라는 것이 잘 풀릴 때도 있고, 또 잘 안 풀릴 때도 있는데 오히려 고생할 때 해결방법을 찾기 위한 고민을 더 많이 하면서 새로이 많은 것을 배우게 되는 것 같습니다. 매 고비마다 주변 동료들과 문제를 논의하고 때로는 Collaboration을 함으로써 박사과정 동안 문제 해결 능력을 터득하게 되었습니다. 어렵지만, 결과보다는 찾아가는 과정을 즐기는 것이 과학자의 길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특히 이번 논문을 발표하면서는 굉장히 뜻 깊은 경험을 하였습니다. 학회에서 위 논문의 내용을 구두 발표하였는데, 발표 후 학회에 참석했던 한 노교수님께서 본인이 말기 암 환자이며 현재 제가 발표한 내용으로 투약중임을 밝혔습니다. 다른 어느 방법도 현재 본인의 암을 치료할 수 가 없어서 Dana faber cancer institute를 통해 전 세계 두 번째 환자로(첫 환자도 최근 시작) 위 논문에 제시한 비슷한 방식으로 막 투약하기 시작했음을 제게 알려주었습니다.
그 교수님 왈 : "보통 실험실에서 우리가 실험하는 것들의 중요성을 잊기 쉬운데 하나 하나의 과정과 발견이 얼마나 중요하고 소중한지 실험하는 사람들이 알았으면 좋겠다" 라고 하셨습니다. 지금껏 연구를 해오면서 막연히 이러한 실험들이 인체를 이해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실제 암 환자를 만나고 이야기함으로써 실험 하나하나가 얼마나 중요하고 또 이것이 어떤 한 사람에게는 목숨만큼 중요할 수 있음을 느꼈습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제가 박사과정 동안 공부한 분야는 Mass Spectrometry를 이용한 DNA replication/repair mechanism을 밝히는 것이었습니다. DNA replication/repair 분야는 나름 역사가 있는? 오래된 분야로 많은 것이 밝혀졌지만 본인이 흥미를 느낀다면 과감히 도전하라고 얘기하고 싶습니다. 특히 배우는 과정 동안 무언가 하나의 technique을 배울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값진 경험으로 추후 다른 분야를 가더라도 큰 힘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 또한 박사 후 과정에서는 single cell next-gen. sequencing을 배울 수 있는 곳으로 가고자 합니다.
5. 연구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6년간 Cornell에서의 박사과정을 마치고 이제는 다시 새로운 도전을 하려 합니다. 장소를 뉴욕시티에 있는 Memorial Sloan Kettering Cancer Center로 옮겨 박사 후 과정을 이어가려 합니다. 박사과정 동안에는 basic science를 했고, 박사 후 과정에서는 좀 더 clinical science로 옮겨 공부해 보려 합니다. 박사 후 과정 동안에도 열심히 연구에 정진하여 지속적으로 한빛사에서 찾아 뵙기를 희망합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박사 초기에 다른 언어,문화권에서 홀로 떨어져 지낸다는 것이 생각만큼 쉽지 않았습니다. 박사 과정 동안 잘 버틸 수 있도록 옆에서 도와준 Susannah에게 고맙다고 전하고 싶습니다. 또 물심양면 도와주신 저희 어머니 아버지, Long island에 계신 미국 어머니 아버지께 감사의 말씀 올립니다. 또한 박사과정 동안 많은 것을 가르쳐주시고 잘 이끌어주신 지도 교수님(Marcus Smolka)과 함께 앞으로도 지속적인 좋은 연구 같이 할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그리고 항상 학부 때부터 응원해 주시는 이영식 교수님, 고용 교수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