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Pseudomonas aeruginosa (녹농균)은 주요한 병원성 미생물로 인체의 다양한 부위에서 급성 혹은 만성 감염을 일으키고 심각한 경우 죽음을 초래하기도 합니다. 특히 낭성 섬유증 (cystic fibrosis) 혹은 만성 폐쇄성 폐질환 (COPD: Chronic Obstructive Pulmonary Disease) 같은 폐관련 질환을 가진 환자에게서 빈번하게 P. aeruginosa 감염이 일어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P. aeruginosa의 다양한 항생제들에 대한 내성은 감염 환자들의 치료에 문제를 야기합니다. 따라서 많은 연구자들이 P. aeruginosa의 병원성 기작 및 항생제 내성에 대해서 연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P. aeruginosa 연구는 소수의 균주들에 대해서 국한되어 이루어져 왔고, 이 균주들은 실제로 다양한 자연 환경이나 환자에 존재하는 균주들과는 큰 차이가 있어 연구 및 치료법 개발에 한계점이 있습니다.
P. aeruginosa clone C 균주들은 전세계적으로 환자 및 다양한 환경에서 분포도가 가장 높은 균주임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알려진 것이 많지 않습니다. 저는 clone C 균주를 모델로 이용하여, '왜 clone C 균주는 성공적으로 생존하고 확산되었는가?' 에 대한 질문을 가지고 유전체 분석, 유전학, 생화학적 기법을 통하여 그 답을 찾고자 했습니다. 그 결과 P. aeruginosa clone C 균주내에서 고유한 genomic island를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Genomic island는 수평적 유전자 이동(horizontal gene transfer)을 통해서 다른 미생물의 유전체 일부를 얻게되는 것으로 미생물의 생존이나 병원성에 유리한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흥미롭게도 genomic island 내부에서 단백질 항상성 유지와 관련된 유전자군을 찾을 수 있었고 Transmissible Locus for Protein Quality Control-1 (TLPQC-1) 이라고 명명하였습니다. 그 유전자들 중 ClpG라는 독특한 disaggregating chaperone이 고온에 대한 내성에 기여한다는 것을 밝혔고 더 나아가 분자적 메카니즘을 규명하여 이 연구결과를 본 논문에 게재하였습니다.
최근 연구에 의하면, TLPQC-1은 P. aeruginosa clone C 균주들 뿐만아니라 Klebsiella pneumoniae, Escherichia coli 의 특정 균주군에서도 존재합니다. 살균과정을 거친 하수에서 검출한 E. coli 의 60%와 저온살균한 우유에서 분리한 E. coli 의 30%가 TLPQC-1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따라서 ClpG 및 TLPQC-1이 미생물의 생존과 병원성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가 필요로 되고 있습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 드립니다.
저는 스웨덴의 수도인 스톡홀름에 위치한 Karolinska Institutet 라는 연구기관에서 이 연구를 수행하였습니다. Karolinska Institutet 는 세계적인 의생명과학 대학이자 연구기관으로서 노벨 생리의학상을 선정하고 수상하는 기관으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제가 근무했던 Department of Microbiology, Tumor and Cell Biology (MTC)는 Karolinska Institutet의 주요학과중 하나로서 미생물학, 면역학 및 암과 관련된 폭넓은 연구가 수행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다양한 분야의 연구자들간의 활발한 교류가 이루어지고 다양한 연구시설들을 이용할 수 있는 연구환경을 가지고 있습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학과내 구성원들과 어울릴수 있는 다채로운 행사 (MTC pub, 영화, 크리스마스 파티 등등) 나 공간들도 많이 있어서 화목하고 편안한 분위기에서 연구할 수 있었던 점이 참 좋았습니다.
3. 연구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제가 처음 연구를 접하게 된 것은 학부 3학년때 개별연구를 통해서였습니다. 그 당시 E. coli 의 chemotaxis를 연구했었는데, 미생물의 운동성을 직접 눈으로도 관찰하고 유전학을 통해서 세워놓은 가정을 하나씩 증명해가는 과정들이정말 재미있었습니다. 그때 미생물 유전학에 매료되었던 것 같습니다. 그 이후 박사과정을 거처 지금 박사후 연구원 기간까지 꾸준히 미생물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대학원 진학과 박사후 연구원을 시작하려고 마음먹었을 때 어떤 실험실에서 어떤 연구를해야 되나 고민을 많이 했었습니다. 소위말해 미생물학은 옛날 학문으로 주목받기 힘드니 유행하는 최신 분야를 하는것이 어떻냐는 권유도 많이 받아서 심각하게 고민도 했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내가 흥미를 느끼고 진심으로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을 해보자라는 생각으로 제 자신의 'gut feeling'을 따라 갔습니다. 그 결과 미생물이라는 큰 주제 안에서 연구의 지식과 경험을 단단하게 쌓아가고 제 나름의 연구분야를 확장하며 미생물 유전학자라는 전문성을 만들어갈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미생물학은 분자생물학 발전의 토대이자, 실험실에서 거의 매일 사용하는 PCR부터 최신 CRISPR-Cas9 시스템까지 모두 미생물에서 유래한 발명들입니다. 최근에는 인간과 미생물의 상호관계를 연구하는 마이크로바이옴 (microbiome)도 큰 주목을 받고있습니다. 제가 하고 있는 연구도 앞으로 미생물을 조금 더 잘 이해하고 더 나아가 산업 및 의학 발전에 기여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연구를 하는동안 많은 시행착오를 겪게 됩니다. 연구 그 자체 부터, 졸업 혹은 계약과 관련된 문제, 실험실내외의 동료들과의 관계로 인해 발생한 다양한 문제들을 마주하게 됩니다. 연구에 있어서 생각해 보면, 우선 내가 가지고있는 질문이 무엇인가를 명확히 아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특히 이제 막 연구를 시작하게 되면 연구의 방향을 어디로 둬야하는지, 지금하고 있는 연구의 부족한 부분은 무엇인지에 대해서 파악하기가 힘이 듭니다. 그런 경우에는 보통 내가 알고자하는 궁극적인 질문이 무엇인지, 목표가 무엇인지를 명확하게 정리를 하면 의외로 쉽게 답을 찾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더불어, 수많은 지식과 기술들이 존재하고 서로 융합되고있는 현시대에서 공동연구는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실험실내 동료들과 지도교수님과의 활발한 토론부터, 도움을 줄 수있는 다양한 전문가들과의 토론 및 공동연구는 세워놓은 질문의 답을 찾기위한 조금 더 빠르고 다양한 방법들을 제공할 것입니다.
5. 연구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미생물은 자연환경 및 인체에서 다양한 스트레스에 노출됩니다. 이러한 스트레스에 대한 신속한 반응은 미생물의 생존과 직결되어 있습니다. 저의 관심 연구분야는 미생물들이 다양한 스트레스들을 어떻게 감지하고 반응하는지에 대해 연구입니다. 특히 단백질 변성을 유도하는 스트레스와 Reactive Electrophilic Species (RES)에 대한 반응기작을 P. aeruginosa 와 E. coli 라는 두가지 미생물을 모델로 연구하고 싶습니다. Transposon-Sequencing (Tn-Seq) 과 같은 high-throughput screening 및 다양한 유전학, 생화학기법을 접목하여 미생물을 조금 더 이해하고자 하는 것이 앞으로 저의 계획입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겨울밤이 참 길고 추웠던 스웨덴에서 잘 적응하고 또 훌륭한 연구를 할 수 있었던 것은 Ute Römling 교수님과 실험실 동료들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훌륭한 기회를 주신 Ute Römling 교수님께 큰 감사를 드립니다. 특히 이번 연구에서 긴밀한 공동연구를 수행한 독일 Heidelberg University의 Axel Mogk 박사님과 Bernd Bukau 교수님께도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박사과정동안 과학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지도해주신 KAIST의 박찬규 교수님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마지막으로 늘 응원해 주는 한국의 가족들과, 스웨덴에이어 지금은 미국에서 쉽지만은 않은 해외 생활을 함께 해내가고 있는 아내 김현희씨에게도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등록일 2018.0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