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스테로이드는 체내에 극미량으로 존재하면서 매우 흡사한 형태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ELISA와 같은 면역분석법으로는 쉽게 구별하기 어렵다는 문제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성호르몬의 경우 매스를 활용한 분석이 권고되고 있고, 형광을 이용한 화학적 센서는 전무한 실정입니다. 그래서 저희 연구에서는 Dansyl 형광단을 뼈대로 다양한 형광 유기염료를 합성하여 라이브러리를 구축하고, 이를 활용하여 표적 물질을 스크리닝 하였습니다. 그 결과, 프로게스테론에 특이적으로 반응하여 형광이 밝아지는 히트 화합물을 발굴하였습니다.
또한 형광 기반의 화학 센서는 형광 변화에 대한 메커니즘 규명이 필수적입니다. 기존 연구자들은 photoinduced electron transfer (PET) 혹은 fluorescence resonance energy transfer (FRET)과 같이 단분자적인 관점에서 접근을 하였으나, 이번 저희 연구에서는 히트 화합물과 표적 물질 간의 상호작용을 통하여 수백 나노미터 크기의 aggregation이 형광 밝아짐을 동반하여 일어남을 확인하였습니다. 최근 텍사스 대학교(UT Austin)의 Eric V. Anslyn 그룹에서도 비슷한 사례를 보고한 바가 있는데, 형광 센서의 메커니즘 연구에 있어서 단분자 이상의 차원에서 발생하는 bulk aggregation/disaggregation이 이후로도 활발히 연구될 것으로 보입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 드립니다.
제가 몸담고 있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서울 성북구에 위치하고 있는 연구소입니다. 특정한 학제에 얽매이지 않은 이름에서 보실 수 있듯이 다양한 분야의 연구자들이 소속되어 있고, 그에 따른 연구소 내의 장비를 쉽게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다학제적 연구를 수행함에 있어 장점이 있습니다. 저의 경우에도 해당 논문과 관련된 연구를 수행하면서 유기합성, 스크리닝, 나노분석, 매스정량, 분광학과 같은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 분들과 교류하며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동시에 저는 박사학위과정 학생으로서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UST-KIST school)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UST-KIST school은 연구소 내에 존재하는 다른 학위과정과 비교하였을 때, 연구 외적인 부담이 가장 적다고 생각합니다. 그만큼 연구를 중심으로 시스템이 짜여 있기 때문에, 학위 과정 동안에 더욱 연구에 몰입할 수 있었습니다.
3. 연구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유시민 작가의 '어떻게 살 것인가'에서 '시작은 호기심이고, 과정은 의심이다.' 라는 글귀를 읽은 적이 있습니다. 연구활동 내내 제가 느끼고 있는 감정을 가장 잘 표현한 말이 바로 이 글귀가 아닌가 싶습니다. 실험에 착수한 이후에 일희일비하는 데이터들을 얻게 되었고, 그 과정에서 호기심과 의심이 반복되는 경험을 하였습니다. 좋은 결과를 얻게 되더라도 확신이 드는 그 순간까지 계속 의심을 하였던 것 같습니다. 논문 투고 이후에 좋은 평가를 얻게 되면서, 그제서야 제가 하는 연구를 남들도 알아봐 주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자부심이 생겼습니다. 특히 이렇게 의미 있는 한 걸음을 내디딜 때마다 저에게 또 다른 기회가 주어지는 것을 경험하였고, 이를 통해서 보람과 함께 강한 동기부여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 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신입생 시절, 저는 96 well plate의 각 well에 프로브 후보물질과 표적물질을 옮겨 담으면서 각 행마다 1부터 10까지 세는 것이 가장 힘들었습니다. 처음에는 요령이나 꼼꼼함이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을 했는데, 지나고 보니 10까지 셀 수 있는 끈기가 부족했던 것 같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전체 세트를 맞추고 형광을 읽어보았을 때, 비로소 제가 어떤 결과를 얻었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대학원 생활도 이와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전체 세트를 다 채워 읽어보기 전까지는 어느 well에서 어떤 파장의 형광이 나올지, 이것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매 well 마다 집중해서 잘 옮겨 담아 놓다 보면 분명히 어느 시점에서 의미를 발견할 수 있는 순간이 찾아오고, 그것을 발판 삼아 조금씩 더 나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5. 연구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당장은 실험실에서 진행하고 있는 여러 가지 프로젝트들을 잘 마무리 짓는 것이 우선일 것 같습니다. 지금의 형광 라이브러리 외에도 별개의 형광단을 사용하여 외부의 조건 (빛, ROS, pH 등)에 반응하는 센서들 또한 마무리 단계에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의 연구를 연장시켜 더욱 다양한 표적 물질에 대해 화학 센서 및 메커니즘 규명을 해보고 싶습니다. 좋은 결과를 수확해서 다시 한 번 한빛사에 소개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비록 학위를 마무리하는 단계에 와 있지만, 아직 이런 인터뷰를 하기에는 부족함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의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조언과 격려를 아끼지 않아주신 연구실 동료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저에게 과분한 기회를 주신 만큼 그에 부합하는 좋은 연구자가 되겠습니다. 끝으로 가장 절망스러웠던 순간, 저에게 다시 한번 일어설 수 있도록 손을 내밀어 주신 이준석 교수님께 감사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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