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저희는 이번 논문에서 한국인 갑상선암 환자 1085명과 환자가 아닌 한국인 8884명을 대상으로 하여 약 360만개의 SNP에 대하여 전장유전체분석(GWAS, Genome-Wide Association Study)를 진행하였습니다. 갑상선암은 높은 유전성을 보이는데, 그 영향은 갑상선암 원인의 50% 정도를 차지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갑상선암의 가족력은 서양에서는 약 4~5%의 환자에서 발견되는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9.6%로 특히 높습니다. 이전까지 갑상선 암에 대한 GWAS 연구는 주로 서양인에게 집중되어 있었고, 이 연구는 아시아인에 대한 갑상선 암의 최초의 GWAS 연구라는 특징이 있습니다. 이 연구의 결과로, 한국인에게는 NRG1 유전자의 변이가 갑상선암을 일으키는 데 깊게 관여하는 것을 확인하였고, 기능적으로도 갑상선 조직에서 해당 RNA 발현량 변화와 관련 있는 중요한 변이임을 확인 하였습니다. 이전까지 서구인에서 찾아낸 갑상선암 연관 FOXE1 유전자 변이는 아시아인에게는 절반 정도로 빈도가 낮아서, 전체 인구로 봤을 때 7-8%에서만 발견됩니다.
하지만, 이번 연구에서 발견한 NRG1 유전자 변이는 우리나라 인구의 25%에서 발견되는 것으로 향후 갑상선암 예방과 진단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밖에 이전까지 갑상선암과 관련됐다고 알려진 유전자변이 세가지 (FOXE1, NKX2-1, DIRC3)를 다시 확인하고 새로운 감수성 유전자 7개(VAV3, PCNXL2, INSR, MRSB3, FHIT, SEPT11, SLC24A6)를 찾았습니다. 이 연구를 통해서 인종에 따라 특정 유전자 변이가 갑상선암에 미치는 영향이 다르다는 것을 확인하였고, 갑상선암의 유전적 원인을 밝히는데 단서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 드립니다.이번 연구는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생화학교실, 분자유전학-유전체학 연구실(김종일 교수님)과 서울대학교병원 내과(박영주 교수님), 국립암센터(이은경 박사님, 황보율 선생님)의 공동참여로 진행되었습니다.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분자유전학-유전체학 연구실은 유전체의학연구소(Genomic Medicine Institute: 소장 서정선 교수님)와 함께 2009년 Nature 에 게재한 한국인 유전체 전체 염기서열을 해독하고 (Kim J. et al., Nature) 2011년에 유전체와 전사체를 동시에 분석하여 유전체의 기능적 부분에 대한 이해를 제공하는 (Ju Y, et al., Nature Genetics) 등 유전체 연구분야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감당하고 있습니다. 저희 연구실은 국내외의 여러 병원과 연구실간의 공동연구를 통하여 여러 암종과 복합질환 및 희귀질환과 관련된 유전체 변이를 발견하고 또한 한국인 또는 아시아인의 유전형질과 관련된 특정 유전체 변이를 발굴하여 그 의미를 찾아내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3. 연구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생명현상에 대해 이해하고, 특별히 암을 포함한 다양한 질환들에 대한 원인을 찾아가는 과정은 사막 한가운데서 오아시스를 찾아가는 과정과 비슷하지 않을까 상상해봅니다. 처음은 막막해 보일지라도 좋은 안내자와 동료들, 좋은 설비와 지원이 있다면 목표를 찾아가는 과정과 결과에서 즐거움과 보람을 맛볼 수 있을 것입니다. 특별히 인류가 갖고 있는 최신의 지식들과 정보들을 가지고 소통하며 새로운 지식을 만들어 내고, 질병의 이해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에서 자부심과 보람을 느끼게 됩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저는 학부 때 유전공학을 전공하고 석/박사 학위과정 가운데 주로 복합질환을 대상으로 한 집단유전학(Population genetics)을 주로 연구하였습니다. 연구하는 주 대상이 큰 규모의 집단이기 때문에 분석을 위해서 다양한 분석프로그램을 사용해야 했고, 통계적인 이해가 많이 요구되었습니다. 생물학의 베이스에서 통계와 컴퓨터를 활용하며 연구하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었지만, 주위에 통계, 컴퓨터, 생물학, 의학 등 다양한 배경을 가진 선생님들과 협업하면서 함께 배워가며 여러 프로젝트들을 진행했던 것 같습니다. 융합이 강조되는 이 시대에, 확실한 자신의 주전공뿐만 아니라 그 분야에 필요한 다른 지식들에 대한 이해와, 함께 연구하는 연구자들과의 소통과 협업이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5. 연구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저는 다양한 생명현상 가운데 유전체의 변이를 통한 진화에도 관심이 많습니다. 과거에 비하여 급진적으로 발전하는 유전체학과 관련기술들이 좀 더 가까운 시기에 이것들을 이해하는 열쇠가 될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또한 계속해서 암을 포함한 다양한 질병들에 대한 유전적 원인을 발견하고, 실질적으로 질병의 치료와 예방에 적용될 수 있는 방법들도 연구해 보고 싶습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이번 연구에 참여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시고 연구자의 모범을 보여 주시는 김종일 교수님께 감사 드립니다. 그리고 이번 연구과정 가운데 함께 많은 의견들을 나누며 논문작성도 꼼꼼히 살펴주신 박영주 교수님, 이은경 박사님께 감사드리며, 함께 많이 수고한 황보율 선생님께 감사 드립니다. 또한 항상 격려해주시고 RNAseq 데이터를 제공해주신 서정선 교수님과 분석으로 함께 해준 유승근 선생님께도 감사 드립니다. 마지막으로 격려와 기도로 함께해주시는 양가 부모님과 항상 응원해주는 아내와 아들 다빛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