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유전자정보가 전사 (Transcription)되고, 번역 (Translation) 되어 단백질이 만들어지기까지 여러 조절단계를 거칩니다. 이중에서, 전사 조절 (Transcriptional regulation), 전사 후 조절 (Post-transcriptional regulation), 번역 후 조절 (post-translational regulation)에 대해서는 다양한 메커니즘이 밝혀졌으나, 전사된 mRNA가 번역되는 단계에서의 조절, 즉 번역 조절 (Translational regulation)의 메커니즘에 대해서는 아직 잘 알려지지 않은 상태입니다.
저희 연구실에서는 식물에서의 면역체계를 연구하고 있는데, 식물은 동물과 달리 면역세포가 없기 때문에, 평상시에는 성장에 관여하던 세포가 외부자극에 반응하여 방어기작을 활성화시키는 성장-방어 전환 (growth to defense transition)을 해야 합니다. 따라서 식물 세포는 특정 자극에 반응하여 빠르게 역할을 바꿔야 하기 때문에 transcription 단계에서의 조절 뿐 아니라, translation 단계에서의 조절도 중요합니다.
저희 연구실에서 진행되었던 이전 연구에서 이를 뒷받침하는 연구가 보고되었습니다. 식물세포가 병원체 (pathogen)에 감염되었을 때, TL1-binding transcription factor 1 (TBF1)이라는 면역반응에 중요한 transcription factor가 특별한 translational mechanism으로 빠르게 induction된다는 사실을 밝혔습니다 (Mukhtar et al., Current Biology, 2012). 자세히 설명하자면, TBF1은 main open reading frame (mORF) 앞에 두개의 upstream ORF (uORF)가 있는데, 이 두개의 uORF가 inhibition되면 mORF가 빠르게 증가하게 됩니다. 이러한 매커니즘을 통해 이미 존재하고 있는 mRNA에 대한 translation단계의 조절이 pathogen challenge에 중요할 것이라는 예측을 하였고, 식물이 가진 내적방어기작 중에 하나인 pattern triggered immunity (PTI:식물의 면역반응이 병원체의 pathogen-associated molecular patterns에 의해 유도되는 방어반응)에 의한 Global translational change를 보기 위해 이번 연구를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식물 면역체계에 중요한 translational regulation을 알기 위해서 yeast에서 처음으로 보고되었던 ribosome footprinting (Ingolia et al., Science, 2009)이라는 실험방법을 이용하여 ribosome에 붙어있는 mRNA를 분리하여 library를 만들어 RNA-seq과 비교함으로써 PTI에 의한 transcription과 translation의 변화가 어떤 상관관계를 보이는지 비교, 분석을 하였습니다. 그 결과, transcription과 translation사이에 상관관계가 매우 적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결과를 통해, 이전까지 transcription study로 중요성이 밝혀지지 않았던 유전자들 중에 translational단계에서 중요한 새로운 그룹의 유전자들을 밝혀냈습니다.
흥미롭게도, 이 새로운 그룹의 유전자들의 sequence를 분석한 결과, 5' UTR에서 Purine의 반복이 많은 특정 패턴이 나타나서 이를 R motif로 명명하고, 이 R motif가 immune mechanism에 중요한 mRNA motif라는 것을 발견하였습니다. 또한 이 R motif가 poly A와 sequence가 비슷하여 Poly A binding protein (PAB)와 interaction이 되는지 테스트 해본 결과, R-motif가 실제로 PAB와 반응하여 PTI response를 translation단계에서 조절한다는 것을 밝혔습니다.
오랜 시간 동안 식물면역반응에 대한 다양한 연구가 이루어져 왔고, 다양한 조절단계에 대한 보고가 있었습니다. 특히 transcriptional network를 바탕으로 면역체계에 관련된 중요한 유전자와 방어 기작이 많이 밝혀졌습니다. 저희 연구는 식물면역반응에 대한 translational study를 보고함으로써, 새로운 기준에 의해 면역반응에 중요한 새로운 유전자들을 밝혀내는 source를 제공하였습니다. 또한, 식물면역체계의 translational control에 중요한 mRNA motif를 밝혀냄으로써, 기존에 알려지지 않았던 새로운 매커니즘을 제시하였습니다.
이번 연구를 마무리하는 과정에서 잊지못할 개인적인 에피소드가 있습니다. 논문 리비전에 중요한 실험을 임신 막달에 하고 있었는데, 아기가 일찍 나올까봐 한동안 조마조마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래서 며칠만 더 기다려달라고 뱃속 아가에게 매일매일 부탁을 했던 기억이 납니다. 결국 리비전 실험을 잘 마무리하고 예정일이 지나도 애기가 나오지 않아 애가 탔던 기억이 납니다. 엄마 말 잘듣고 기다려준 아기에게 너무 고맙습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 드립니다.
저는 현재 미국 North Carolina에 위치한 Duke University, Department of Biology의 Xinnian Dong 랩에서 포닥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저희랩에는 현재 10명의 포닥과 3명의 대학원생, 랩매니저와 3-4명의 학부연구생이 있습니다. 각자가 독립적인 연구를 하고있고, 몇개의 큰 프로젝트는 2-3명이서 공동으로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Plant immunity와 연결된 circadian rhythm, redox reinforcement, 그리고 translational regulation 등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최근에 HHMI grant의 7년 연장이 결정되어 앞으로도 탄탄한 연구비를 바탕으로 활발한 연구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3. 연구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랩 구성원들 각자가 다양한 분야를 다루고 있기때문에, 지속적인 discussion을 통해 폭넓은 분야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졌고, 연구의 폭도 넓어졌습니다. 지도 교수님께서 새로운 분야를 공부하고, 적용하는데 적극적이시기 때문에 계속 흥미롭고 새로운 연구들이 랩에서 시도되고 있습니다. 이번 연구는 Guoyong Xu라는 포닥과 실험세팅을 함께하며 지속적인 토론을 통해 비교적 빠르게 단점을 보완하고, 프로토콜을 정리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Library가 완성될쯤 Computational analysis를 할 수 있는 대학원생 George H. Green이 랩에 합류하게되어 세명이서 공동으로 연구를 한 덕분에 빠르게 결과를 낼 수있었던것 같아서 보람과 뿌듯함을 느낍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생물학 분야, 특히 식물분야는 박사과정 뿐만 아니라 포닥과정이 비교적 길기 때문에 이 분야에 대한 열정과 흥미가 커야 지치지않고 연구하며 긴 시간을 의미있게 보낼 수 있을거 같습니다. 조급하게 생각하지 않고, 짧고 또 긴 미래에 대해 계획을 세우며 차근차근 나아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보통 프로젝트를 두 개 이상 하게되는데, 일의 우선순위를 중요도와 할애되는 시간 등을 고려해서 잘 계획하지 않으면 진행히 다같이 느려지게 됩니다. 때로는 미룰것은 과감히 미루고 한가지에 집중을 하는 자세도 필요한 것 같습니다.
5. 연구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이번 논문이 PTI에 의한 translational regulation을 연구하였다면, 현재는 다른 방어기작인 Effector Triggered Immunity (ETI: 병원체가 식물의 PTI를 억제하고 식물을 감염시키기 위해 effector를 내보내는데, 식물이 이 특정 effector를 인지하여 조절하는 방어기작)에 의한 translational regulation mechanism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PTI와의 비교와 ETI만의 패턴 분석을 통해 새로운 방향으로 연구를 진행하려고 합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먼저 Xinnian Dong 교수님께 너무 감사드리고, 공동 1저자이자 함께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Guoyong Xu와 George H. Greene에게도 너무 고맙습니다. 언제나 격려와 조언을 아낌없이 주시는 서울대학교 원예학과 김병동교수님, 강병철교수님, 최도일 교수님, 김기선교수님, 전창후교수님, 이희재교수님, 허진회교수님께도 너무 감사드립니다. 학부 연구원으로 저를 받아주셨던 김병동 교수님께 다시한번 감사드리고, 그당시 어리버리한 저를 친절하게 가르쳐주신 박민규 박사님께도 감사드립니다. 유학나오기 전 4달간 저에게 연구기회를 주신 서울대학교 생명과학부 조형택교수님께도 너무 감사드리고, 그 당시에 저에게 많은 가르침을 주신 조미숙 박사님, 전남대학교 이옥란교수님께도 너무 감사드립니다 .
특히 저의 진로에 가장 많은 영향을 주신 존경하는 아빠, 경기대학교 생명과학과 유병선 교수님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어릴때부터 아빠를 보며 생물에 큰 관심을 갖게되었고, 아빠의 가르침에 큰 영향을 받았습니다. 항상 존경하고, 사랑한다고 전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어린시절부터 저를 바른길로 이끌어주시고, 사랑으로 보듬어주신 따듯한 우리엄마 곽명자 여사님!! 너무너무 사랑하고 존경합니다. 친언니이자 베스트프렌드인 세진언니에게도 항상 고맙고, 사랑한다고 전하고 싶습니다. 또 열정가득한 언니가 너무 자랑스럽고, 유난히 고민이 많은 요즘 힘나는 조언 많이해줘서 너무 고맙습니다. 많이 응원해준 형부와 너무너무 이쁜 두 조카 아은이 가은이에게도 고마움을 전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천방지축 철없는 며느리를 항상 사랑으로 대해주시는 시어머님, 시아버지께 너무 감사드린다고 전하고 싶구요, 항상 따뜻하게 저를 대해주시는 큰형님, 작은형님께도 너무 감사드립니다.
마지막으로 저를 항상 사랑으로 이끌어주는, 제가 너무 존경하는 자상하고 따뜻한 남편 유찬열! 너무 사랑하고, 고마운 마음 전하고 싶습니다. 연구의 방향에 대해서도 항상 아낌없이 조언해주고, 이것저것 많이 가르쳐줘서 너무 고맙습니다. 멀리있어도 항상 든든한 남편에게 다시한번 고마움을 전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여러가지 복잡한 상황 속에서도 건강하게 태어나 이쁘고 건강하게 자라고 있는 우리의 보물 지훈아 너무너무 사랑한다!! 아프지 말고, 건강하게 자라렴~~^^
< 2017년 3월, 지훈이의 백일날 찍은 사진입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