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Hippo signaling pathway는 조직의 발달과 성장에 필수적인 기능을 담당하는 신호 경로 입니다. 때문에 조직의 크기와 세포 증식을 조율하기 위해 엄격히 규제됩니다. 유전자 복제, 전사 및 단백질 번역 등으로도 조율이 가능하겠지만 최근 쏟아져 나오는 보고들에 의해 번역 후 변형 (Posttranslational modifications: PTMs)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PTMs는 단백질 활성, 세포 내 위치, 파트너 단백질과의 상호작용 등과 같은 단백질 성질을 변화시키는 일련의 과정입니다. 특히 Hippo 신호 전달에서 중요한 node인 YAP/TAZ의 PTMs 장애는 직접적으로 종양 발병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본 연구는 PTMs 중 Ubiquitination에 집중하였고 Hippo 신호 경로에서 이전에 알려진 경로와 평행을 이루는, 새로운 조절 mechanism을 발견했다는 데에 의의가 있습니다. 본 연구에서 밝힌 새로운 Hippo 신호 전달 조절자는 Deubiquitinase (DUB) YOD1이며 이는 일련의 과정을 통해 YAP/TAZ를 활성화시키고 최종적으로 간 비대증을 유발합니다. 또한 간암 환자에서 YOD1과 YAP의 발현이 양의 상관관계를 보이는 것을 통해 YOD1이 therapeutic target이 될 수 있음을 전망해 볼 수 있습니다.
논문 투고 과정에서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rejection을 받았을 때, 당시에는 reviewer들이 논문을 제대로 읽지 않았다고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지금 와 돌이켜보면, 우리가 당연하게 생각했던 것들이 다른 분야 연구자들에게는 이해가 안 가는 부분일 수도 있겠다 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더 쉽게 이해 시키고자 노력하고 보강 했던 것들이 논문의 완성도를 높인 것 같습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 드립니다.
저는 서울시립대학교 세포신호전달 실험실에서 조익훈 교수님 지도를 받고 있습니다. 현재 박사과정 학생 6명, 석사과정 학생 3명, 학부생 1명이 Cell biology를 바탕으로 Wnt 신호 전달과 Hippo 신호 전달에 대해 공부하고 있습니다. 발표 되는 논문의 Impact Factor가 점점 상향하는 것처럼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실험실입니다.
실험실을 소개하라고 할 때 가장 자신 있게 먼저 떠오르는 말이 '가족 같은 분위기' 입니다. 칭찬과 격려는 당연한 것이고, 가까운 사람이라서 해줄 수 있는 쓴소리 등 선후배 위계질서 따지지 않고 서로에게 당근과 채찍을 주기 때문이죠. 또 저희 실험실은 거리끼거나 얽매임 없이 스스로 공부하고 가설을 세워 입증해 보이는 자유로운 연구환경을 갖고 있습니다. 엄격한 관리·단속 없이도 실험실이 효율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까닭은 그만큼 교수님께서 학생을 믿고 지지해 주시기 때문이라 생각됩니다. 그래서 결과물에 집착하지 않고 스스로 연구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 가는 과정에서 많은 것을 배우고 본인 연구에 대한 자신감도 얻을 수 있습니다.
3. 연구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제가 이 분야를 공부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어느 생물학적 현상에 대해 궁금하지 않다는 것과 비판적 사고 이었습니다. '아 너희는 그렇게 생각하는 구나. 저렇게도 생각하는 구나.' 하고 단순하게 받아들이기 일쑤였습니다. 그래서 저는 과학을 수학처럼 공부했습니다. 공식에 여러 수를 대입하여 새로운 수식을 만드는 것처럼, 남들이 이렇게도 저렇게도 생각한 것들이 source가 되어 제가 세운 가설에 대입해 보는 거죠. 그리고 실험으로 답을 냈습니다. 그림을 그려가며 또는 화살표 방향을 바꿔가며 생각하는 과정에서 많은 재미를 느꼈습니다. 답을 찾았을 때의 보람은 말할 필요도 없을 겁니다. 어찌 생각하면 편견 없던 수용이 연구활동에 많은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더불어 제 연구 결과가 다른 연구자들의 source가 된다면 거기서 오는 자부심이 클 것입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흔히 '손이 좋다, 나쁘다.' 라고 말하지만 저는 '실험은 누구나 할 수 있는 것' 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주로 하는 실험인 Cell culture나 Western blotting 등은 특히나 그렇죠. 늘어나는 정보에 경쟁하려면 결국엔 아이디어를 키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다양한 분야에 대한 지식을 쌓으라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당장에 본인 연구에 도움이 되지 않더라도 언젠가는 도움이 되기 마련입니다. 간단히, Web surfing할 때 Bric을 둘러 보는 것도 좋은 방법 중에 하나입니다. 힘들게 영어를 읽지 않아도 최근 연구 동향이나 눈에 띄는 연구 내용을 쉽게 접할 수 있습니다. 끝으로 진학 전 후배들이 현실적으로 고려해야 할 몇 가지 사항을 적어 보았습니다. 1. 심신 안정 2. 스트레스 역치 3. 생리적 신호에 대한 참을성 4. 경제적 어려움 5. 타인의 의견에 대한 수용력 6. 엉덩이와 의자의 친밀도. 우스갯소리처럼 보여도 나름대로 진지하게 썼습니다.
5. 연구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세포신호전달 분야도 끝이 없고 아직 답을 찾지 못한 문제들도 많지만, 졸업을 앞둔 지금 이 시점에 새로운 분야에 대한 갈증이 있습니다. 아직 막연하지만 지금까지 공부해 온 기초과학을 바탕으로 응용과학을 공부하며 technique을 키우고 싶습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이번 논문이 최종 accept 되기까지 4개월 동안 4번의 rejection이 있었습니다. 그 과정 동안 많은 좌절감을 느꼈지만 주위 많은 분들의 도움이 있어 무사히 마무리 지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 기회를 빌려 감사인사 드리고 싶습니다. 먼저 연구에 대한 깊은 통찰력을 갖게 지도 해 주신 조익훈 교수님께 감사 드립니다. 공동 제 1저자이면서 사수인 김완태 박사님, 정말 많이 배웠고 학자로서의 자부심을 가질 수 있게 이끌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박사 초년생 때 방황하던 저에게 먼저 손 내밀어 discussion 해주신 김민성 박사님 감사합니다. 오빠 덕분에 논문을 완성할 수 있었어요. Acknowledgments에 써드리지 못해 죄송해요. 연구실 생활에 많은 도움을 준 우리 실험실 식구들, 특히 잘못된 plasmid를 바로 잡아 준 문성호 박사님과 부족한 사수 만나 고생 많이 했던 지영이에게 감사함을 전합니다.
또 무심한 딸에게 아낌없는 지원과 격려 해주신 우리 아빠·엄마 김상수·이화님 감사하고 사랑합니다. 5년이란 긴 시간 동안 '물심양면'으로 후원해준 이승우님 무한 감사 드립니다. 끝으로 헛똑똑임이 들킬까 봐 부단히 노력한 저 자신에게도 심심한 칭찬을 남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