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당뇨병은 우리 몸 속에서 당을 분해시키는 능력이 떨어져 혈액 속의 당이 높아져 생기는 질병으로 모든 만성질환 합병증(심뇌혈관질환, 신장질환 등) 발생의 주요 원인질환으로 ‘13년 기준 우리나라 30세 이상 성인 유병률이 11.9% (320만명)에 이르고, 전 단계 고위험군인 공복혈당 장애 유병률은 24.6%(660만명)에 이르는 질병으로 파생되는 경제사회적 손실이 매우 큰 질환이다(‘15년 만성질환 Fact Sheet, 질병관리본부). 그러나, 우리나라 당뇨병 환자들의 혈당 조절율은 26.9%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어 당뇨병은 한번 발생하게 되면 회복이 불가능한 질병으로 여겨지고 있다. 따라서, 당뇨병은 발생 전 단계 고위험군에서의 예방관리가 매우 중요하며, 이를 위해 당뇨병 발생을 사전에 예측하고 중재할 수 있는 타겟 지표 발굴이 중요하다 하겠다.
당뇨병 전 단계 고위험군으로 비만, 공복혈당장애, 내당능장애, 임신성 당뇨병 등을 가진 사람들이 잘 알려져 왔고 최근 들어서는 비알코올성지방간(non-alcoholic fatty liver disease, NAFLD)을 가진 환자들도 당뇨병 발생의 주요한 전 단계 고위험군으로 여겨지고 있다. NAFLD 질환은 음주와 관계없이 비만 등의 이유로 간세포 내에 지방이 축적되어 나타나는 질환으로 지난 20년간 우리나라 지방간 발생률은 약 3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고, 한국인 4명 중 1명이 이 질환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한편, 비만환자 (20~40%)와 당뇨병환자 (50~70%)에서의 NAFLD 동반 발생률은 매우 높은 실정이고, 특히 일반인 (10~24%)에서도 NAFLD를 가지고 있는 비율이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NAFLD 환자는 간 질환 (간경화, 간암 등)으로 인한 사망률 또는 제2형 당뇨병, 비만, 대사증후군 등을 통한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도가 매우 높음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정확한 발생원인과 효능이 입증된 치료제는 아직 없는 실정이다. 따라서, NAFLD 고위험군에서의 당뇨병 발생 조기예측 및 진단을 위한 타겟 지표 발굴이 중요하고 이를 통한 사전제어중재 및 치료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 하겠다. 한편 전 세계적으로 지난 7년동안 NAFLD관련 약물시장은 약 12.7% 증가하였고, 우리나라에서는 NAFLD 관련 건강보험료 청구액이 ‘03년 99억에서 ‘12년 140억으로 4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미국과 서양의 NAFLD 의료비 증가액 26%의 두 배에 가까운 증가율로 조기 예방관리가 매우 필요하다 하겠다.
본 연구는 NAFLD를 가진 환자들에서 지방간 발생 초기부터 발현이 증가하는 전사조절인자 ATF3가 당뇨병 발생과 매우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음을 밝혔고, NAFLD와 당뇨병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환자에서 더욱 크게 증가함을 확인하였다. 이에 인간의 비만기인 지방간 및 당뇨병 유발 유사모델인 ZDF 랫트를 이용하여 당뇨발생 동안 ATF3 발현이 크게 증가하는 시기에 ATF3 siRNA를 생체 내 전달 시스템(in vivo-delivery system)에 탑재를 하여 발현을 억제한 결과 지방간 및 당뇨병 발생이 크게 억제됨을 확인할 수가 있었다. 여기서 발굴한 ATF3는 스트레스 유도 단백질로서 지방간 축적 및 당뇨병발생의 조기 예측, 진단 및 중재지표로서의 역할수행을 함께 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 드립니다.본 연구는 보건의료 분야에서 유일한 국가 연구기관인 국립보건연구원에서 수행하였다. 국립보건연구원은 보건복지부 소속 질병관리본부에 속해져 있으면서 우리나라 신종 감염병 등 감염성질환의 국가 방역체계 및 만성질환 예방관리 체계와 연계된 보건의료 정책 수립 및 관리에 필요한 과학적 근거를 생산하고 있다. 또한 국가보건의료 연구 인프라 구축을 통하여 연구자원과 정보의 활용을 지원하여 국가보건의료 연구 활성화에 기여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한편, 국립보건연구원은 국가 보건의료 R&D 분야에서 법정 감염병 80여종과 4대 중점 만성질환 (당뇨병, 심뇌혈관질환, COPD, 희귀질환)에 대한 연구기획 및 과제발굴을 통해 직접연구수행 및 연구용역사업을 통해 효율적인 예방, 관리, 중재 및 치료에 대한 근거 생산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최근 우리 기관은 국내외 연구기관 및 전문가와의 수평적인 협력체계 구축 강화 및 사전연구기획 프로세스 개선 등을 통한 내부 연구역량 강화에 힘쓰고 있다.
3. 연구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국립보건연구원은 국가연구기관이기 때문에 대학이나 산업체에서 목표로 하는 성과보다는 국민들에게 직접적인 혜택이 돌아갈 수 있는 목표설정에 대한 요구를 지속적으로 받아오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만성질환 분야의 경우, 우리 기관에서는 당뇨병, 심뇌혈관질환, COPD, 희귀질환을 중점 연구 분야로 선정을 하고 이들 질환들의 사전 예방관리 및 중재 효과성을 높이는데 필요한 연구 사업 및 과제를 발굴하여 수행하고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본 연구는 당뇨병이 모든 만성질환 합병증 발생의 기저질환으로 한번 이환이 되면 회복이 불가능한 질병이기 때문에 당뇨발생 이전 단계에서 예방관리 및 중재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질환으로 정의를 내리고 당뇨전단계 고위험군으로 비만기인 비알코올성지방간질환 (NAFLD)에서의 조기예측, 진단 및 중재지표를 개발하고자 하였다. 본 연구팀은 오랜 시간 동안 스트레스가 모든 질병의 원인으로 여기고 스트레스 기인 전사활성인자 ATF3를 발굴하여 당뇨병발생과의 연관성에 대하여 많은 연구들을 수행해오고 있다.
이번 연구에서는 NAFLD를 가진 환자의 간 조직에서 ATF3가 지방 축적 초기단계에서부터 높게 발현을 하고 있음을 확인하였고 이를 생체 내에서 직접 제어 조절하고자 시도를 하였다. 처음 생체 내에서 ATF3 발현을 인위적으로 제어 중재할 수 있는 방법과 제어 효과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적절한 시기를 찾는데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마침내 가장 효과적인 특이 siRNA를 발굴하고 그 최적의 제어 시점을 찾아내는데 성공을 할 수 있었다. 본 연구를 수행하면서 연구팀은 질환모델 관리에서부터 분석에 이르기까지 좌절과 기쁨을 함께 맛보며 데이터 질을 높이는 노력을 해 왔습니다. 생체 내에서의 효과성 연구 결과를 기반으로 국내 임상 코호트를 가지고 있는 교수님들을 찾아 다니면서 결과를 보여드리고 임상시료 및 정보 활용 연구 계획에 대한 협의를 하면서 임상 코호트 시료 및 정보 활용 연구 협력을 끌어내었던 날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임상정보 및 시료를 확보한 이후 우리 연구는 가속도를 내기 시작했고 임상정보 분석은 우리 기관 내 유전체센터 형질연구과의 협조를 받아 쉽게 마무리 할 수 있었다.
연구결과는 우리가 계획하고 기대했었던 것 보다 훨씬 더 좋았고 이를 기반으로 Pubmed 공개 DB 데이터에서 세계관련 논문 메타분석 및 서양 코카시안 유전자분석 자료 등을 활용하여 분석한 결과 우리 연구 결과의 재현성이 매우 높게 나타남을 확인할 수가 있었다. 연구진행 과정에서 참여 연구원들 일부는 일정 수준에서 연구를 마무리하고 빨리 논문을 내자고 하는 요구도 있었지만 우리 연구팀은 연구 결과를 더 많은 전문가분들과 논의를 하기 시작했고 이 과정에서 재해석 및 재생산을 통한 좀 더 정밀한 수정 과정을 거칠 수 있었고 최종적으로 질적으로 완성된 논문이 나올 수 있었다. 무엇보다 주요한 것은 향후 연구계획 수립 및 추가 연구를 위한 분석 데이터 생산에 대한 논의도 함께 이루어져 체계적인 추가 연구 결과를 생산하고 있고 이러한 연구 결과들은 ATF3의 당뇨병 조기예측, 진단 및 중재지표로서의 효과성을 증명하는데 큰 기여를 할 것으로 여겨진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제가 국립보건연구원에 보건연구관으로 처음 발령을 받은 지 벌써 12년째이다. 그 동안 많은 연구원 분들이 저희 연구팀에 함께 했다 신규 직장으로 또는 유학을 떠나고 했다. 열악한 연구 분위기 속에서도 항상 가장 늦게까지 주말도 없이 연구에 매진을 해준 연구 팀이 있었기에 여기까지 온 것이라 생각한다. 그 동안 우리 연구팀을 거쳐간 많은 연구 후배님들을 생각하면 참으로 똑똑했다는 생각이 든다. 이들에게는 더 많은 세상의 정보를 가지고 현 사회 변화에 대처하는 능력이나 삶을 대하면서 누리는 여유를 가진 사람들이 많았던 것 같다. 이러한 것이 내가 가져 보지 못했었던 가장 부러운 부분이었다. 시간이 흘러 갈수록 후배님들은 더 똑똑해지고 삶을 바라보고 대하는 자세는 더 여유로워 지는 것 같다.
그러나 한 가지 아쉬운 부분이 있다고 하면 시간이 갈수록 자신들이 지금 하고 있는 일 (연구)에 대한 “
자신만의 충성도”는 조금은 덜해진 것 같다는 느낌이다. 분명 후배님들의 세상에서는 좀 더 풍요롭고 평안한 대학원 연구실 생활이 가능하고, 많은 실력 좋은 교수님들로부터 전수 받는 정보와 지식은 최고수준이라 할 수 있다. 그 덕분에 모두가 대학원을 졸업을 할 때 좋은 논문 하나 이상씩은 다 가지고 있는 세상이 되었다. 그런데 문제는 여기서 있다. 이러한 좋은 지식과 성과를 얻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학교를 떠나 임하는 연구에서는 문제 해결 및 대처 능력이 훨씬 떨어져 있고 끈질긴 노력도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전 세대는 기본은 약했지만 “무에서 유를 창조”한다는 심정으로 끝 없는 시도와 노력을 했다면 지금 후배님들의 세대는 우리가 했었던 막무가내 식의 시간과 노동력을 투자하는 노력이라기 보다는 “수많은 정보와 이론, 그리고 선행연구 기반 위에서 새로운 유를 만들어 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분명 이전과 달리 무한의 시간과 노동력 투자가 중요한 성공요인은 안 되는 듯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후배님들에게 그 영특함 위에 시간과 노력을 가미한 자신만의 충성도를 더해 줄 수 있기를 기대한다. 시간이 지나도 연구는 사람이 기획하고, 실행하고, 생산해내는 종합선물세트와 같은 것이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나라 보건의료 R&D 분야 연구 수준은 세계 최상급에 근접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투자대비 성과 생산은 실패이고 위기라고 진단이 되는 이유는 무엇인가? 이는 현재 연구자들의 문제라기 보다는 우리나라 국가 보건의료 R&D 구조의 한계라 감히 말하고 싶다. 안정적인 국가 전체 보건의료R&D 로드맵이 없는 실정이다. 한편, 체계적이고 목표지향적인 기획을 통해 지원 및 통합관리체계를 가지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서 많은 전문가들은 아니라고 대답을 하고 있다. 현재 정부를 비롯해 여러 현장들에서 국가보건의료R&D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함께 나타나고 있고 이에 대한 개선 또는 개편에 대한 요구가 끊이지 않고 있어 머지않아 지금보다는 나은 국가보건의료R&D 방향이 기획되고 설정 될 것으로 기대해 본다. 이제는 나 혼자서 처음부터 끝까지 연구를 한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내 결과를 공유하고 이를 확산 재생산하는 과정을 통해 새로운 연구 목표를 설정하려는 노력을 해야만 한다. 나 혼자서 그 많은 정보를 다 익혀서 최종목표와 성과를 달성하기엔 너무 힘들기에 내 것을 내려놓고 나의 연구 결과를 기반으로 더 나아가는 연구를 누군가가 해 준다고 한다면 나의 처음 그 발견이 정말 인정받는 그 날이 올 수 있지 않을 까 싶다. 이러한 연구 생태계 및 분위기 조성은 국가의 몫인 것이다. 많은 분들이 “한국인 노벨상 수상자”를 기대한다. 이를 위해 현재 무엇이 필요하고 어떤 방향이 최적인지에 대한 고민을 해야만 한다. 이는 국가와 현재 분야별 전문가들이 나만의 이익이 아닌 미래 국가 먹거리와 후배들의 성공적인 삶을 위해 끝없는 논의와 협의를 해야 할 시점이다. 그 어느 때보다 국가의 역할이 중요하고 전문가들과 정책입안자들의 생각을 어떻게 이끌어 내고 담아 갈 것인지에 대한 공감대 형성 그릇의 크기가 우리나라 보건의료R&D 미래를 결정할 것이라 생각한다.
최근, 어떤 분야에서건 많은 사람들이 우리나라의 제한된 자원과 환경을 이유로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한다고 한다. 그러나 이게 정말 문제 해결의 올바른 답인가? 그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선택과 집중”이라는 말은 잘못 사용되면 다양화를 저해하고 창조적인 생각을 죽이는 가장 큰 무기가 될 수도 있다. 다양화 속에 경쟁을 유도하고 창의적인 성과 창출을 유도하는 열린 사고로의 전환이 요구되어진다. 협의적인 선택과 집중이 아닌 경쟁과 창의성을 극대화 시킬 수 있는 적절한 사용의 선택과 집중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명확한 관리와 책임을 물을 수 있는 구조가 확립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할 것이다.
5. 연구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현재 질환 발생 단계별 임상 환자군 시료 확보를 통해 조기 예측 및 진단 지표로서의 효과성을 확인하는 연구를 수행하고 있고 나아가서는 이들 시료들에서의 추가적인 예방관리 및 중재 타겟 지표 발굴 및 실용화 연구를 수행하고자 한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이 논문을 내는데 많은 분들의 도움이 있었습니다. 먼저 오랜 시간 동안 저와 함께 열정과 노력으로 연구를 같이 해온 팀원 들에게 무한 감사를 드립니다. 내부적으로는 임상통계 및 메타분석 등에 도움을 준 황주연 박사에게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무엇보다 우리 질환모델 기능연구 결과를 보시고 그 동안 정교하게 수집관리된 임상코호트 시료 및 정보 사용을 허락해준 보라매 병원 김원 교수님께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연구 진행 과정 동안 수없이 많은 논의 중에 함께 해 주었던 미국 NIH Dr. Bin Gao, 서울대 서영호 교수, 경상대 노구섭 교수에게도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