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패혈증은 항생제 및 다양한 대증 요법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중환자에서 중요한 사망 원인 중 하나입니다.(미국의 경우 매일 2천명의 신환이 발생하고 사망률이 30-50% 에 이릅니다.) 현재 패혈증은 감염에 대한 염증 조절의 실패로 야기되는 광범위한 인체의 전신적인 반응으로 이해되고 있습니다. 호중구(neutrophil)은 inflammatory process 중 가장 널리 연구된 innate immune system 의 key factor입니다.. 호중구의 항미생물 작용은 탐식 작용과 탈과립, NETosis 를 통해 일어나는데 이중 NETosis 는 능동적인 세포 사멸의 형태로 뭉친 염색질이 세포외 공간으로 방출됩니다. 이러한 섬유 모양의 엄긴 구조를 NET (neutrophil extracellular trap) 이라고 하며 DNA, Histone을 비롯하여 neutrophil elastase, MPO ,pentraxin, lactoferrin 등의 물질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NET 는 다양한 종류의 미생물에 대해 항미생물 작용을 나타내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러한 NET 의 형성 기전에 대해서는 잘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최근 낭성 섬유증 환자의 호흡기에서 NET 가 관찰되었고 이것이 객담의 점도를 증가시키고 폐기능을 감소시킨다는 보고가 있었으며 invasive nontypical H.influenzae 감염증 환자에서 sputum 에서 다량의 NET 가 관찰되었다는 보고가 있었습니다. 최근까지 연구에서 NET 는 패혈증의 발병 기전에 상당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가설이 제기 되었지만 이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는 아직까지 없었기 때문에 이번 연구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NET 뿐만 아니라 패혈증 환자의 병태 생리, 치료에 대한 연구는 무궁무진하다고 생각됩니다.
가장 기억에 남았던 일은 역시 sample 을 운반하는 일이었습니다. 연구 계획은 춘천에 있는 한림의대에서 시작하였지만 병원을 옮겨야 했기 때문에 실제로 환자의 sample을 가장 많이 얻었던 기관은 서울에 있는 한림대 강동성심병원이었습니다. 환자가 발생하면(중환자실에서 신환은 언제 입원할지 알수 없습니다.) sample 을 하자마자, 제가 icebox 에 sample 을 넣어서 경춘 고속도로를 타고 미친듯이 달려서 홍장원교수님께 sample 을 가져다 드리거나, 아니면 홍장원 교수님께서 직접 힘들게 병원까지 오셔서 sample 을 가지고 가시기도 했습니다. 오랜시간이 걸렸지만 즐거운 마음으로 연구를 진행할 수 있었던 것이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던 것 같습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 드립니다.
지금 저는 경희대 소속으로 있지만, 연구를 시작했던 기관은 한림대 약리학 교실(홍장원 교수님 팀) 과 한림의대 춘천성심병원이었습니다. 학교와 병원이 바로 옆에 있어 임상의와 기초의학 연구자가 자유롭게 서로의 분야에 대해 communication 할수 있는 장점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또한 한림대 약리학 교실은 감염병 질환 제어센터로서 많은 역할을 하고 있었으며, 송동근 교수님과 홍장원 교수님의 탁월한 연구 실적으로 전국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던 기관이었습니다.
3. 연구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중환자실 환자분들은 24시간, 밝은 빛 아래서, 끊임없이 알람음 소리를 들으며 많은 기계와 약을 달고 하루 하루를 버티고 있습니다. 이분들을 위해서 할 수 있는일이 안타깝지만 그리 많지는 않습니다. 인공호흡기를 달고, 에크모를 달고, 신장 투석기를 달고 그저 버틸수 있는 시간을 드리는 것이 어찌보면 전부일 수도 있겠습니다. 연구를 하면서, 힘들지만, 중환자실에 계신 환자분들을 위해 작은 힘이라도 보탤 수가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어서 사실은 가장 좋았습니다. 또한 중환자실 특성상, 거의 24시간 병원에 매어 있어야 하는 날이 많습니다 퇴근을 하더라도 언제든지 병원으로 다시 가야 하는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하기 때문에 연구 활동이 없었다면, 내가 발전하고 있구나라는 마음을 별로 가져보지 못했을 것 같습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제 미흡한 소견으로는 중환자실에서의 연구는 정말 blue ocean 인 것 같습니다. 환자가 너무나 다양하고, 그에 맞는 치료를 해드리고, 예후를 좋게 하기 위해 연구자가 할 수 있는 일은 너무 많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연구를 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임상과 기초의학의 collaboration 인 것 같습니다. 얼마나 훌륭한 기초 의학자를 만나는가가 임상에서 환자들에게 어떤 vision 을 제시해 줄 수 있느냐와 직결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5. 연구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중환자실 환자 중 특히 폐렴에 의한 패혈증 환자의 예후 인자/치료 반응과 관련된 연구 및 급성 호흡곤란 증후군 환자의 heterogeneity 의 현상들을 설명하고 이에 대하여 적절하게 치료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는 것이 앞으로 하고 싶은 연구 활동 분야 입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저는 중환자실을 집중적으로 보는 중환자 전담 전문의 중 한사람입니다. 중환자실 환자는 늘 삶과 죽음에 기로에 서서 고군 분투하고 있는데 막상 이들의 질병의 병리기전을 이해하고 (패혈증, 급성호흡곤란 증후군, 급성 호흡부전, 심부전 등등) 이에 대한 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한 연구는 다른 분야 -암, 비만 등에 비해 활발하지 못한 것이 사실입니다.
중환자실 의사는 하루에 거의 대부부분을 환자에 집중할 수 밖에 없고, 늘 24시간을 환자 상황이 악화될 것을 대비하여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 이어지기 때문에 임상 연구가 다른 분야에 비해 쉽지만은 않은 것 같습니다. 더군다나, 연구비 수주도 다른 분야에 비해 어려운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중환자의 질병을 연구해서 그들에게 조금 더 삶에 대한 기회를 줄 수 있다면 의사로서 큰 보람이 아닐 수 없습니다. 향후에 중환자 의학에 대한 많은 관심과 연구를 함께 할 수 있는 분들이 계셨으면 좋겠습니다.